내 처 미갈을 내게로 돌리라 저는 내가 전에 블레셋 사람의 양피 일백으로 정혼한 자니라
사울의 딸 미갈을 취하는 다윗
성 경: [삼하 3:12-16] 아브넬이 자기를 대신하여 사자들을 다윗에게 보내어 가로되 이 땅이 뉘 것이니이까 또 가로되 당신은 나로 더불어 언약하사이다 내 손이 당신을 도와 온 이스라엘로 당신에게 돌아가게 하리이다
13) 다윗이 가로되 좋다 내가 너와 언약하려니와 내가 네게 한가지 일을 요구하노니 나를 보러 올 때에 위선 사울의 딸 미갈을 데리고 오라 그렇지 않으면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하고
14)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에게 사자들을 보내어 이르되 내 처 미갈을 내게로 돌리라 저는 내가 전에 블레셋 사람의 양피 일백으로 정혼한 자니라
15) 이스보셋이 보내어 그 남편 라이스의 아들 발디엘에게서 취하매
16) 그 남편이 저와 함께 오되 울며 바후림까지 따라왔더니 아브넬이 저에게 돌아가라 하매 돌아가니라.
[삼하 3:12] 아브넬이 자기를 대신하여 사자들을 다윗에게 보내어 가로되 이 땅이 뉘 것이니이까 또 가로되 당신은 나로 더불어 언약하사이다 내 손이 당신을 도와 온 이스라엘로 당신에게 돌아가게 하리이다
▶ 이 땅이 뉘 것이니이까 - 아브넬의 이 말에는
복선(伏線)이 깔린 이중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즉, 이 말의 표면적 뜻은
'이 모든 이스라엘의 땅은 바로 다윗 당신의 것입니다'이다.
(Keil & Delitzsch, Matthew Henry).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하지만 실제로 이스라엘 땅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아브넬입니다'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Lange, Pulpit Commentary).
즉 아브넬은 이같은 말로써 다윗이 통일 왕국의 위업을
순조로이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 내 손이 당신을 도와 온 이스라엘로 돌아가게 하리이다 - 아마 아브넬은
이같은 제의를 통하여 다윗으로부터 적절한 보상과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으려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분명 다윗의 왕권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과
주권을 이해치 못한 행동이다.
즉 아브넬은 능히 자신이 이스라엘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착각한 것이다.
[삼하 3:13] 다윗이 가로되 좋다 내가 너와 언약하려니와 내가 네게 한가지 일을 요구하노니 나를 보러 올 때에 위선 사울의 딸 미갈을 데리고 오라 그렇지 않으면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하고
▶ 사울의 딸 미갈을 데리고 오라 - 이는 다윗이 아브넬과
화친을 맺는 조건으로 건네는 요구이다.
그런데 이처럼 다윗이 미갈을 자기에게 데려오라고 했던 이유에 대하여
혹자는 다음과 같이 주장을 펴기도 한다.
즉,
다윗이 정략적인 차원에서 다시금 사울 왕의 딸과 결혼함으로써
온 이스라엘 백성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였다는 견해이다(Keil, Hertzberg, Smith).
물론 우리는 그같은 측면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거기에는 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곧 다윗이
아직도 미갈을 사랑하여 잊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Wycliffe).
왜냐하면
첫째,
미갈은 다윗이 블레셋 사람들의 양피 백을 베고 정혼한 여인이며,
(14절 다윗이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에게 사자들을 보내어 이르되, 내 아내 미갈을 내게로 넘겨주라. 그녀는 내가 블레셋 사람들의 포피 백 개로 정혼한 자니라, 하니),
둘째,
그녀는 사울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여인이었으며,
(삼상 18:20 사울의 딸 미갈이 다윗을 사랑하매 그들이 사울에게 고하므로 사울이 그 일을 기쁘게 여기고;
19:11 사울이 또한 사자들을 다윗의 집에 보내어 그를 지키다가 아침에 그를 죽이게 하려 하므로 다윗의 아내 미갈이 그에게 고하여 이르되, 당신이 오늘 밤에 당신의 생명을 구하지 아니하면 내일에는 죽임을 당하리라, 하니라),
셋째,
그녀 자신이 다윗을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상 18:27 다윗이 일어나 자기 사람들과 함께 가서 블레셋 사람들 중에서 이백 명을 죽이고 그들의 포피를 가져다가 그 모든 수대로 왕에게 드려 왕의 사위가 되려 하매 사울이 자기 딸 미갈을 다윗에게 아내로 주었더라;
19:11-12 사울이 또한 사자들을 다윗의 집에 보내어 그를 지키다가 아침에 그를 죽이게 하려 하므로 다윗의 아내 미갈이 그에게 고하여 이르되, 당신이 오늘 밤에 당신의 생명을 구하지 아니하면 내일에는 죽임을 당하리라, 하니라.
12) 이처럼 미갈이 창을 통해 다윗을 밑으로 내리매 그가 나가서 도망하여 피하니라)
정치적인 이유로 지금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삼상 25:44 그러나 사울이 자기 딸 곧 다윗의 아내 미갈을 갈림 출신의 라이스의 아들 발디에게 주었더라).
아무튼 다윗이 다시금 미갈을 되찾게 된다면
그것은 곧 사울에 의해 부당하게 박탈된
자신의 공적 권리와 신분을 회복하게 된다는 의의를 지닌다(Lange, Pulpit Commentary).
[삼하 3:14]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에게 사자들을 보내어 이르되 내 처 미갈을 내게로 돌리라 저는 내가 전에 블레셋 사람의 양피 일백으로 정혼한 자니라
▶ 이스보셋에게 사자들을 보내어 - 다윗이 사울 왕가를 대표하고 있는
이스보셋에게 정식으로 사절단을 파송한 것을 가리킨다.
즉 다윗은 아브넬과 이미 밀약(密約)을 맺은 상태이지만,
어디까지나 정식 외교 절차를 밟아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려 한 것이다.
▶ 블레셋 사람의 양피 일백으로 정혼한 자니라 - 일전에 사울은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 의해 다윗을 죽게할 목적으로
블레셋 사람의 양피(陽皮)일백을 폐백(幣帛)대신 원한 적이 있었다.
(삼상 18:25 사울이 이르되, 너희는 다윗에게 이같이 말하기를, 왕이 아무런 지참금도 원치 아니하고 다만 왕의 원수들을 보복하기 위하여 블레셋 사람들의 포피 백 개를 원하신다, 하라, 하니라. 그러나 사울은 블레셋 사람들의 손으로 다윗을 쓰러뜨리려고 생각하였더라).
그런데 오히려 다윗은 쉽게 블레셋인들을 치고 그 양피를 갖다 바친 후,
사울의 딸 미갈을 아내로 취하였으니,
(삼상 18:27 다윗이 일어나 자기 사람들과 함께 가서 블레셋 사람들 중에서 이백 명을 죽이고 그들의 포피를 가져다가 그 모든 수대로 왕에게 드려 왕의 사위가 되려 하매 사울이 자기 딸 미갈을 다윗에게 아내로 주었더라),
바로 그 사건을 뜻한다.
[삼하 3:15] 이스보셋이 보내어 그 남편 라이스의 아들 발디엘에게서 취하매 -
이는 이스보셋이 자의로 행한 행위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지금 자기의 위(位)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
적수인 다윗의 요구를 자기 스스로 들어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보셋이 이와 같이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아브넬의 협박 때문이었다.
즉 다윗이 아브넬과 언약을 맺는 조건으로
미갈을 데려오라는 요구를 하였는 바,
(13절 다윗이 이르되, 좋다. 내가 너와 동맹을 맺으려니와 네게 한 가지를 요구하노니 곧 네가 내 얼굴을 보러 올 때에 우선 사울의 딸 미갈을 데려오지 아니하면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하고),
이에 아브넬이 이스보셋에게 공공연히 압력을 가하였음이 분명하다.
▶ 발디엘 - 삼상 25:44에는 '발디'(Phalti)로 나와 있다.
(삼상 25:44 그러나 사울이 자기 딸 곧 다윗의 아내 미갈을 갈림 출신의 라이스의 아들 발디에게 주었더라)
'발디'의 뜻은 '여호와가 구원하시다'또는 '여호와는 구원이시다'이다.
그런데 여기서 '엘이 구원하시다'란 뜻인 '발디엘'(Phaltiel)로
불리우고 있음은 다음과 같은 까닭에서일 것이다.
즉 '발디'는 '발디아'(Phaltiel)의 축약형이며,
'야훼'(YHWH)에 해당하는 '아'가 또 다른 신명(神名)인
'엘'(El)에 해당하는 '엘'로 바뀌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Pulpit Commentary).
[삼하 3:16] 그 남편이 저와 함께 오되 울며 바후림까지 따라왔더니 아브넬이 저에게 돌아가라 하매 돌아가니라
▶ 그 남편이 저와 함께 오되 울며 바후림까지 따라 왔더니 – 다윗이
자신의 아내 미갈을 발디엘에게 빼앗긴 것은
그 때로부터 적어도 10여년 전의 일로 추정된다.
(삼상 25:44 그러나 사울이 자기 딸 곧 다윗의 아내 미갈을 갈림 출신의 라이스의 아들 발디에게 주었더라).
따라서 그동안 발디엘은 미갈에게 깊은 정(情)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미갈이 다윗에게로 되돌아가게 된 것에 대하여
발디엘은 간장이 끊어지는 듯한 격한 슬픔에 겨워
울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자신이 뿌린 씨앗을 스스로 거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다윗 역시 자신의 아내 미갈을 빼앗겼을 때
발디엘과 똑 같은 고통을 당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당시 발디엘은 미갈이 다윗의 아내였음을 알고 있었을 터이니,
처음부터 미갈을 취하지 않았어야 옳았다.
(Matthew Henry's Commentary, Vol. II, p. 460).
▶ 바후림 - 베냐민 지파의 한 성읍으로 예루살렘 동북방 근교에 위치하였다.
훗날 다윗을 저주한 시므이의 고향이자,
(16:5 다윗 왕이 바후림에 이르렀을 때에, 보라, 거기서 사울의 집에 속한 가족 중에서 한 사람이 나왔는데 그는 게라의 아들이요, 그의 이름은 시므이더라. 그가 앞으로 나오면서 올 때에 계속해서 저주하고),
다윗의 첩자인 요나단과 아히마아스가
압살롬을 피해 그곳 우물에 숨었던 곳이기도 하다.
(17:17-20 이제 요나단과 아히마아스는 도시에 들어가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이지 아니하려고 엔로겔 옆에 머물렀으므로 어떤 하녀가 가서 그들에게 고하고 그들은 가서 다윗 왕에게 고하니라.
18)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아이가 그들을 보고 압살롬에게 고하였으나 그 두 사람이 빨리 도망하여 바후림에 있던 어떤 사람의 집으로 들어가 그의 뜰에 있던 우물 속으로 내려가니
19) 여인이 뚜껑을 가져다가 우물 아귀를 덮고 찧은 곡식을 그 위에 펴 놓으매 그 일이 알려지지 아니하니라.
20) 압살롬의 종들이 여인에게로, 그 집으로 와서 이르되, 아히마아스와 요나단이 어디 있느냐? 하니 여인이 그들에게 이르되, 그들이 시내를 건너고 있느니라, 하매 그들이 찾아도 그들을 만나지 못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니라).
▶ 아브넬이 저에게 돌아가라 하매 - 아마 아브넬은
다윗의 심경(心境)을 고려하여 발디엘이 베냐민 지경(地境)을 넘어
유다 지파의 땅에 들어서는 것을 허용치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