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족히 싸울 모략과 용맹이 있노라 함은 입술에 붙은 말뿐이니라 네가 이제 누구를 의뢰하고 나를 반역하느냐
하나님께 도전하는 앗수르 2
성 경: [사 36:5-13] 내가 말하노니 네가 족히 싸울 모략과 용맹이 있노라 함은 입술에 붙은 말뿐이니라 네가 이제 누구를 의뢰하고 나를 반역하느냐
6) 보라 네가 애굽을 의뢰하도다 그것은 상한 갈대 지팡이와 일반이라 사람이 그것을 의지하면 손에 찔려들어가리니 애굽 왕 바로는 그 의뢰하는 자에게 이와 같으니라
7) 혹시 네가 내게 이르기를 우리는 우리 하나님 여호와를 의뢰하노라 하리라마는 그는 그의 산당과 제단을 히스기야가 제하여 버리고 유다와 예루살렘에 명하기를 너희는 이 제단 앞에서만 경배하라 하던 그 신이 아니냐 하셨느니라
8) 그러므로 이제 청하노니 내 주 앗수르 왕과 내기하라 나는 네게 말 이천 필을 주어도 너는 그 탈 자를 능히 내지 못하리라
9) 그런즉 네가 어찌 내 주의 종 가운데 극히 작은 장관 한 사람인들 물리칠 수 있으랴 어찌 애굽을 의뢰하여 병거와 기병을 얻으려 하느냐
10) 내가 이제 올라와서 이 땅을 멸하는 것이 여호와의 뜻이 없음이겠느냐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기를 올라가 그 땅을 쳐서 멸하라 하셨느니라
11) 이에 엘리아김과 셉나와 요아가 랍사게에게 이르되 우리가 아람 방언을 아오니 청컨대 그 방언으로 당신의 종들에게 말씀하고 성 위에 있는 백성의 듣는 데서 유다 방언으로 말하지 마소서
12) 랍사게가 가로되 내 주께서 이 일을 네 주와 네게만 말하라고 나를 보내신 것이냐 너희와 함께 자기의 대변을 먹으며 자기의 소변을 마실 성 위에 앉은 사람들에게도 하라고 보내신 것이 아니냐
13) 이에 랍사게가 일어서서 유다 방언으로 크게 외쳐 가로되 너희는 대왕 앗수르 왕의 말씀을 들으라.
[사 36:5] 내가 말하노니 네가 족히 싸울 모략과 용맹이 있노라 함은 입술에 붙은 말뿐이니라 네가 이제 누구를 의뢰하고 나를 반역하느냐
▶ 내가 말하노니 네가 족히 싸울 모략과 용맹이 있노라 함은 입술에 붙은 말 뿐이니라 -
'모략'(예차)과 '용맹'(게부라)은
왕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자질들로서 이들은 항상 거론된다.
(11:2 주의 영 곧 지혜와 명철의 영이요, 계략과 능력의 영이요, 지식과 주의 두려움의 영께서 그 위에 머무시며).
'모략'은 '전쟁을 계획하고 전략을 입안하는 힘'을 가리키며,
'용맹'은 '계획되고 입안된 이 모든 것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능력',
혹은 '군대를 이끌고 나가 싸울 수 있는 영웅적인 힘'을 가리킨다.
그런데 랍사게는 히스기야 왕이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는
이 두 가지를 '입술에 붙은 말',
곧 전쟁할 때 아무 쓸모도 없는 말재주로 치부해버린다.
그가 이렇게까지 호언할 수 있는 것은,
여러 경고를 통해서 유다의 실정을 인지하고 있으며
유다가 무엇을 의지하고 있는 것까지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 36:6] 보라 네가 애굽을 의뢰하도다 그것은 상한 갈대 지팡이와 일반이라 사람이 그것을 의지하면 손에 찔려들어가리니 애굽 왕 바로는 그 의뢰하는 자에게 이와 같으니라
▶ 보라 네가 애굽을 의뢰하도다 – 한때 애굽은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로서
앗수르 제국에 필적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으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히스기야와 그 백성들은 이전에
아하스 왕이 수리아 - 에브라임 연합군의 공격을 맞아 앗수르에게 도움을 청했던 것처럼,
이제 앗수르의 침략을 당하여 애굽에게 손을 벌린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애굽은 유다가 바라는 든든한 지팡이가 되지 못하였다.
▶ 그것은 상한 지팡이와 일반이라 - '애굽 - 갈대 지팡이'의 비유는 겔 29:6, 7에서도
볼 수 있다.
(겔 29:6-7 이집트의 모든 거주민들이 내가 주인 줄을 알리니 이는 그들이 이스라엘의 집에게 갈대 지팡이였기 때문이니라.
7) 그들이 네 손으로 너를 잡을 때에 네가 부러져서 그들의 모든 어깨를 찢었고 그들이 네게 기댈 때에 네가 부러져서 그들의 모든 허리가 움직이지 않게 하였느니라)
그것은 파피루스 갈대와 골풀이 풍부한 애굽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적절하다(Delitzsch).
'상한 갈대'는 사람이 그것에 의존하여 몸을 기댈 때 지탱하지 못할 뿐 아니라
완전히 부러져서 도리어 그에게 상처를 입히게 된다.
[사 36:7] 혹시 네가 내게 이르기를 우리는 우리 하나님 여호와를 의뢰하노라 하리라마는 그는 그의 산당과 제단을 히스기야가 제하여 버리고 유다와 예루살렘에 명하기를 너희는 이 제단 앞에서만 경배하라 하던 그 신이 아니냐 하셨느니라
▶ 그는 그의 산당과 제단을 히스기야가 제하여 버리고 유다와 예루살렘에 명하기를 너희는 이 제단 앞에서만 경배하라 하던 그 신이 아니냐 -
랍사게의 물음은 히스기야 왕의 종교 개혁과 연관된 것이다.
(왕하 18:4 히스기야가 산당들을 제거하고 형상들을 깨뜨리며 작은 숲들을 베어 내고 모세가 만든 놋 뱀을 산산조각 내니 이는 그때까지 이스라엘 자손이 그 뱀에게 분향하였기 때문이더라. 그가 이 뱀을 느후스탄이라 하였더라).
잘 알려진 대로, 히스기야는
유다에 있는 모든 산당들을 다 헐어버리고
예루살렘 중앙 성소에서만 예배할 수 있도록 개혁 조처를 단행하였다.
우상 숭배와 다신론적 사고에 물든 이교도 랍사게의 눈에
이것은 신들의 수효를 제한하는 일대 실수로 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앗수르인들은 신들을 숭배하는 제단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것에 부속되는 권력의 힘도 더해지는 것으로 여겼다.
따라서 예배 장소를 한 곳으로 감소시킨 히스기야의 행위는
결정적으로 나라의 힘을 약화시키고 신들을 격노하게 만들 뿐이라고
그들은 확신하였다(Oswalt).
[사 36:8] 그러므로 이제 청하노니 내 주 앗수르 왕과 내기하라 나는 네게 말 이천 필을 주어도 너는 그 탈 자를 능히 내지 못하리라 -
랍사게는 앞에서 유다가 군사적, 종교적으로 의지하는
두 대상- 애굽과 여호와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조롱하고 부인한 뒤에
여기서 전쟁의 승패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인 군사력의 문제를 거론한다.
그가 유대인들에게 환기시키려고 애쓰는 것처럼
앗수르의 군사력과 유다의 군사력은 애당초 상대가 되지 아니하였다.
* 참조 ; (5:28 그들의 화살은 예리하고 그들의 모든 활은 당겨졌으며 그들의 말발굽은 부싯돌 같고 그들의 바퀴들은 회오리바람 같으며).
이처럼 비교할 수 없는 우위를 점한 랍사게로서
유다 사절들에게 협상과 굴복을 권유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본문의 '내기하라'(히트아레브)는 말은 '결합하다', '서약하다'는 뜻을 가진
'아라브' 동사의 히트파엘형(강의 재귀형)이니,
곧 전쟁하겠다는 헛된 생각을 버리고 앗수르 왕에게 서약하라는
항복 요청인 것이다(Alexander, Calvin, J. Watts).
[사 36:9] 그런즉 네가 어찌 내 주의 종 가운데 극히 작은 장관 한 사람인들 물리칠 수 있으랴 어찌 애굽을 의뢰하여 병거와 기병을 얻으려 하느냐 -
이같은 경멸적인 비교에 근거하여 랍사게는 두 가지를 주장한다.
(1) 히스기야는 앗수르 왕과는 상대가 안 될 뿐더러
심지어 그 밑에 있는 장군들 가운데 가장 못난 자도 물리치지 못한다.
(2) 히스기야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진데 그가 취할 수 있는 방도는
다른 나라, 곧 애굽에 의존하는 길뿐이나 그럴지라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사 36:10] 내가 이제 올라와서 이 땅을 멸하는 것이 여호와의 뜻이 없음이겠느냐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기를 올라가 그 땅을 쳐서 멸하라 하셨느니라
▶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기를 올라가 그 땅을 쳐서 멸하라 하셨느니라 -
한술 더 떠서 랍사게는 자신들이 유다를 치러 온 것은
하나님의 재가(裁可)를 받아서 된 일이라고 강변한다.
이 말은 분명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과 일치하는 점이 있다.
(5:26 이하, 또 그분께서 멀리 있는 민족들을 향하여 기를 세우시고 땅 끝에서부터 그들에게 쉿 소리를 내시리니, 보라, 그들이 속력을 내어 속히 오되;
7:18 이하, 그 날에 주께서 쉿 소리를 내사 이집트의 강들의 맨 끝 지역에 있는 파리들과 아시리아 땅에 있는 벌들을 부르시리니;
8:7-8 그러므로 이제, 보라, 주가 강하고 큰 강물 곧 아시리아 왕과 그의 모든 영광을 가져다가 그들 위에 임하게 하리라. 그가 자기의 모든 수로를 지나고 자기의 강 둑을 다 넘어서
8) 유다를 지나가며 범람하여 흐르고 목에까지 이르리니, 오 임마누엘이여, 그가 날개를 펴서 네 땅을 넓게 채우리라, 하시니라;
10:5-6 오 내 분노의 막대기 아시리아 사람이여, 그들의 손에 있는 지팡이는 내 격노니라.
6) 내가 그를 보내어 위선을 보이는 민족을 치게 하며 또 그에게 명하여 나의 진노의 백성을 쳐서 노략하고 탈취하게 하며 거리의 진흙같이 그들을 짓밟게 하리라).
이 점에 대해서 어떤 학자들은 이사야의 예언이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앗수르인들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는 개연성이 부족하다.
고대의 전쟁 기록에서 정복자는 자신의 승리를 동일시하며
정복된 나라의 신들이 자신의 편이 되었으므로
이러한 승리가 가능한 것으로 전공(戰功)을 자랑한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그의 말은 수호신의 권위를 내세움으로써
유대인들을 더욱더 공포에 떨게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말인 듯하다(Alexander, Oswalt).
[사 36:11] 이에 엘리아김과 셉나와 요아가 랍사게에게 이르되 우리가 아람 방언을 아오니 청컨대 그 방언으로 당신의 종들에게 말씀하고 성 위에 있는 백성의 듣는 데서 유다 방언으로 말하지 마소서
▶ 우리가 아람 방언을 아오니 청컨대 그 방언으로 당신의 종들에게 말씀하고 성 위에 있는 백성의 듣는 데서 유다 방언으로 말하지 마소서 -
랍사게의 주장은 히스기야의 사신들을 크게 당혹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여호와께서 앗수르 왕을 격동하여 유다를 침공하도록 하였다는
앗수르측의 선전이 백성들에게 미칠 심리적 충격과 그 파급 효과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그들은 랍사게에게 모든 백성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유다 방언으로 말하지 말고 당시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외교 언어인
아람 방언으로 말해줄 것을 비굴한 태도로 요청한 것이다.
'아람어'는 수리아어를 가리키지만
본문에서는 당시 식자층과 궁중에서 널리 사용되는
고급 언어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Alexander).
[사 36:12] 랍사게가 가로되 내 주께서 이 일을 네 주와 네게만 말하라고 나를 보내신 것이냐 너희와 함께 자기의 대변을 먹으며 자기의 소변을 마실 성 위에 앉은 사람들에게도 하라고 보내신 것이 아니냐 -
랍사게는 유다 사절들의 요청을 일축하면서
자신의 의도를 한층 공공연하게 드러내 보인다.
'대변을 먹으며 자기의 소변을 마신다'는 말은
포위 기간 중에 극심한 기근에 시달릴 것을 위협하는 말이다.
[사 36:13] 이에 랍사게가 일어서서 유다 방언으로 크게 외쳐 가로되 너희는 대왕 앗수르 왕의 말씀을 들으라
▶ 이에 랍사게가 일어서서 유다 방언으로 크게 외쳐 가로되 - 어떤 이들은
'일어서서 크게 외쳤다'는 말을
'자신의 말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벽으로 가까이 다가섰다'(Delitzsch, Leupold),
혹은 '백성들의 눈에 보다 더 잘 보이는 높은 위치에 섰다'(Calvin)는 식으로
설명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