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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난 삶 2016. 8. 1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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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王, 올해도 "전쟁 깊이 반성"… 아베는 재집권 4년간 사과 외면

  • 조선일보

입력 : 2016.08.16 03:00


총무상 등 야스쿠니 참배 잇따라

15일 일본 도쿄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아키히토(明仁) 일왕(오른쪽).

15일 일본 도쿄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와 아키히토(明仁) 일왕(오른쪽). /AFP 연합뉴스

 

15일 낮 12시 도쿄 도심 부도칸(武道館). 아키히토(明仁) 일왕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전몰(戰沒) 장병 유가족, 일반인 대표 등 6000여명이 태평양전쟁 사망자들을 위해 1분간 묵념했다. 이날 추도식은 아베 정권이 작년 안보 관련법을 시행한 뒤 처음 열리는 태평양전쟁 기념식이었다. 아키히토 일왕이 지난 8일 생전 퇴위 의사를 담은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뒤 처음 국민 앞에 서는 자리이기도 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난 전쟁을 깊이 반성하며, 전쟁의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이 군국주의를 추구하며 전쟁으로 치달아간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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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아베 총리는 "역사를 겸허하게 마주해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겠다"고 했을 뿐, 일본이 전쟁 가해국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역대 총리들은 대대로 "일본이 아시아 여러 나라에 큰 고통을 줬다"고 말해왔지만, 아베 총리는 재집권 후 4년간 한 번도 이 말을 꺼내지 않았다
.

같은 시간 부도칸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우익 단체와 일반인 참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 구단시타역 출구에서 신사 입구까지 가는 50m 거리가 시장통이 됐고, 신사 경내에도 참배객이 70m 이상 늘어섰다. 섭씨 31도가 넘는 폭염 속에 군복에 각반까지 옛 일본군 복장을 그대로 차려입은 사람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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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앞에서는 '아름다운 일본의 헌법을 만드는 국민 모임' 등 극우 단체 회원들이 팸플릿을 나눠줬다. 이들은 "평화헌법 개헌에 찬성하는 사람을 1000만명으로 확대하고, 이들이 각자 주변에서 2명씩만 더 설득하면 개헌에 성공할 수 있다"는 목표를 내걸고 100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에 직접 가지 않고, 측근을 시켜 공물료만 보냈다. 총리 관저는 "'자민당 총재' 이름으로 보냈지만, 비용은 공금이 아니라 아베 총리의 개인 돈으로 부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기념식에 앞서 지도리가후치(千鳥ヶ淵) 전몰자 묘원을 참배했다. 전쟁 때 숨졌지만 이름을 몰라 유족에게 돌아가지 못한 사람들의 유해가 묻힌 곳이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와 달리, 정치적 색채가 덜한 곳이다.

아베 총리는 가지 않았지만,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 마루가와 다마요(丸川珠代) 올림픽 담당상,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부장관 등이 줄줄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과 야마모토 유지(山本有二) 농림수산상도 사전에 참배를 마쳤다. 내각의
대표적인 극우파로 매년 8 15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온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은 지난 13일 해외 파견 자위대를 격려한다며 3 4일 일정으로 아프리카 지부티로 출장을 떠나, 일본 언론에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각료 개인의 참배는 종교의 자유 문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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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