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곽노현 "옛 수도여고 건물, 전교조에 내줘라"

거듭난 삶 2012. 4. 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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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옛 수도여고 건물, 전교조에 내줘라" 서울교육청에 지시

  • 김연주 기자
  • 입력 : 2012.04.04 03:10

    사무실로 지원·리모델링 추진, 본청도 같은 건물로 이전계획… 교육청 내부선 반대의견 많아

    서울시교육청이 예산 10억원 가량을 들여 교육청 소유 건물을 리모델링한 후 이를 전교조 서울지부에 무상(無償)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곽노현 서울교육감은 교육청 내부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시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지난해 상반기 서울교육청과 단체교섭을 할 때부터 "옛 수도여고 건물(서울 용산구 후암동) 일부를 노조 사무실로 달라"고 요구해왔다. 옛 수도여고 건물은 서울시교육청 소유로 돼 있다.

    현재 전교조 서울지부 사무실은 동작구 사당동에 있다. 하지만 서울지부는 사무실(595㎡·180평) 관리비가 매달 500만원 정도로 많이 나오고, 위치가 도심에서 떨어져 있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옛 수도여고 건물을 요구해왔다. 현재 사당동 사무실 전세 보증금 11억원도 서울교육청이 지원하고 있다.

    옛 수도여고에는 교사동(棟) 4개가 있고 이 중 1개에 전교조 서울지부가 입주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송월길에 있는 서울시교육청 본청도 옛 수도여고 시설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구체적인 이전 시기가 아직 잡혀 있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옛 수도여고 시설로 본청이 옮기고 전교조 서울지부가 입주하면 교육청과 특정 교원노조가 같은 시설을 사용하게 된다.

    곽 교육감은 옛 수도여고 건물을 전교조 서울지부 사무실로 리모델링하는 것이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작년 2000만~3000만원을 들여 안전 진단 검사를 했다. 맨 처음 전교조가 요구한 제1교사동(2783㎡)은 안전 등급이 매우 낮은 'D등급'이 나왔고 리모델링 비용도 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곽 교육감은 제1교사동이 여의치 않자 안전 등급 C등급이 나온 제3교사동(980㎡)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라며 올해 초 직원들에게 다시 지시했다. 3교사동을 리모델링하는 데는 약 1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 언제가 될지 몰라도 청사를 이전하게 되면 어차피 건물을 다 철거하고 다시 지어야 하는데, 지금 전교조를 위해 십 몇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는 것은 예산 낭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의 한 사무관은 "(교육감) 지시는 떨어졌지만 예산문제, 법적 문제, 관공서에 노조 사무실을 들이는 것이 적합한지 여부, 청사 이전 배치 문제 등 검토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전교조 서울지부는 과거부터 교육청에 진입했다는 '상징성'을 갖기 위해 교육청 소유 건물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며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곽 교육감이 자기 거취가 결정 나기 전에 전교조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