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화판서 각각 7점·5점 추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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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총 발굴 당시 채화판 중 서조 그림 >>
<< 새로 드러난 기마인물도 >>
<< 새로 드러난 기마인물도 >>
<< 새로 드러난 서조도 >>
1973년 경주 천마총 발굴 때 천마도 장니(흙받이)와 같은 장소에서 출토된 채화판(彩畵板)이라는 유물에서 말을 탄 인물 그림 7점과 상상 속의 새 그림 5점을 추가로 찾아냈다.
천마총 출토품을 소장 중인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최근 한국박물관 100주년 기념특별전에 출품한 천마도 장니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부장곽(주검을 위한 물건을 넣어두는 나무상자)에서 수습한 채화판을 적외선 촬영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이런 성과를 얻었다고 1일 말했다.
채화판은 자작나무 혹은 산벗나무 껍질인 백화수피(白樺樹皮) 2장을 겹쳐 누빈 개별 판을 마치 팔찌 모양으로 만든 다음, 그 윗면에는 구간을 나누어 서조도(瑞鳥圖.상스로운 새 그림)와 기마인물도(騎馬人物圖.말탄 사람 그림)를 그려넣고, 아랫면에는 이렇다 할 만한 구획이 없이 초화문(草花文.풀이나 꽃 그림)이나 능형문(菱形文.마름모꼴)을 그려넣은 유물을 말한다.
이런 채화판에 서조와 기마인물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사실은 이미 육안을 통해서도 알려졌고, 천마총 발굴보고서에도 수록됐지만 이번 적외선 조사 결과 그 흔적이 확실히 드러났는가 하면, 나아가 육안으로 볼 수 없던 새로운 그림이 존재를 드러냈다.
적외선 촬영 결과 서조도와 기마인물도 모두 고구려 고분벽화에 보이는 그것들과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박물관은 이런 새로운 성과를 오는 4일 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하는 제11회 동원(東垣) 학술전국대회에서 유병하 국립공주박물관장과 성재현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의 발표를 통해 공개한다.
한편, 이번에 공개한 채화판의 기마인물 그림의 말은 누가 봐도 말임이 명백하지만, 같은 장소에서 함께 출토된 천마도 장니의 소위 '천마'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천마도의 천마는 말이 아닌 기린이라는 주장은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두 연구자는 출토 지점과 정황으로 볼 때 채화판이 마구(馬具) 일종이거나 관모(冠帽.모자) 부속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이번에 새로 확인한 기마인물도와 서조도는 실물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신라 미술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