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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인터넷 주소 개봉박두

거듭난 삶 2013. 6. 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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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지고 '닷OOO' 온다…새 인터넷 주소 개봉박두

  • 설성인 조선비즈 기자
  • 입력 : 2013.06.05 15:28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인터넷 주소 체계가 도입된다. 기존에는 ‘.com(기업)’, ‘.org(기관)’ 같은 제한된 주소(도메인)를 사용해왔으나, 앞으로는 ‘.OOO’ 형태의 주소를 쓸 수 있게 되는 것. 이렇게 되면 표현 가능한 도메인의 종류가 지금보다 훨씬 다양해진다.
    
	올 하반기부터 '.삼성' 같은 새로운 인터넷 주소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제공
    올 하반기부터 '.삼성' 같은 새로운 인터넷 주소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제공
    예를 들어 현 주소 체계에서는 애플이라는 기업에서 쓰는 도메인이 ‘apple.com’ 등으로 한정됐지만, 새 주소를 적용하면 ‘tv.apple’ ‘iphone.apple’ ‘jobs.apple’ 등도 가능하다.

    세계 각국에서는 새 인터넷 도메인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기업들이 닷컴 시대의 경험을 통해 한번 뺏긴 도메인은 다시 찾아오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새 인터넷 주소 체계가 익숙한 기존 주소와 혼용될 경우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도메인의 주인인 기업 입장에서는 유지비가 크게 늘어 부담이 가중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구글, 새 인터넷 주소 100개 이상 신청…‘.app’ ‘.baseball’ 등 인기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는 2011년 6월 전 세계 신규 일반최상위도메인(New gTLD) 정책을 승인했다. 그리고 1년 후인 지난해 6월 1930건의 신청 내용을 공개했다.

    그 결과 ‘.google’, ‘.youtube’, ‘.apple’, ‘.microsoft’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기업·서비스명이 대거 도메인으로 신청됐다. 국내에서도 ‘.samsung’, ‘.doosan’, ‘.hyundai’, ‘.kia’ 같은 도메인이 신청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삼성은 영문 외에 우리말 ‘.삼성’ 도메인도 함께 신청했다.

    구글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답게 무려 101개 도메인을 신청했고, 미국 아마존도 76개 도메인을 확보하기 위해 신청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두 회사는 인터넷 기반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도메인 확보전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ICANN은 230개 도메인은 최소 2곳 이상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도메인은 ‘.app’, ‘.baseball’, ‘.blog’, ‘.money’ 등으로 나타났다.

    CNN머니닷컴은 ‘.OOO’ 사이트는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를 알리고 스팸 사이트와 차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메인 유지비용 기업에 부담…광고주들도 부정적인 입장

    새 인터넷 주소 체계 도입을 앞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ICANN은 기존 도메인이 포화상태라 새 주소 체계의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도메인을 가지고 돈벌이에 나선다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OOO’ 같은 새 도메인을 쓰기 위해서는 연간 18만5000달러(약 2억원)에 달하는 돈을 ICANN에 내야한다. 만약 도메인 10개를 쓴다고 가정하면 20억원에 달하는 돈이 도메인 유지비용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광고주들 역시 새 도메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국제광고주협회(ANA)의 단 자페 사장은 “인터넷 마켓플레이스는 신뢰와 믿음에 기반하고 있는데, 새 주소 체계는 이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유사 도메인이 많아질수록 기업·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새 인터넷 주소 체계의 시행이 원래 일정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이르면 올 여름쯤 ‘.OOO’ 형태의 도메인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