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교과서 분석 동영상'--48분에 걸쳐 65개의 문제점을 파헤치다
2015년 10월29일 오후 2시에 방영된 중앙일보 인터넷 방송 '직격 인터뷰' 코너에서는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출연해 고등학교 검정 역사교과서 1종을 집중 분석했다. 검정교과서 8종 중에서 가장 많이 채택(점유율 33%)된 미래엔 출판서 교과서다.
'좌편향'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검정 교과서들을 분석한 신문기사나 책은 여럿 있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동영상은 처음 시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위원은 이 교과서의 현대사 부분 60페이지를 48분 동안 분석했다. 그는 "분석 결과 65군데의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아래는 김 위원이 강조한 핵심 주장이다.
"한국 현대사에는 두 가지 커다란 줄기가 있다. 하나는 불가피성의 흐름이다. 당시의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논란적 선택을 했지만 훗날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예를 들어 이승만 박사가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밀어부친 것, 이승만 대통령이 반공포로를 석방하고 강력한 한미동맹을 구축한 것, 박정희 장군이 5.16 쿠데타를 일으킨 것, 박정희 대통령이 개발독재를 통해 자유와 인권을 제한하면서 국가의 총력동원 체제를 통해 고도성장과 근대화를 이룩한 것, 북한의 안보위협 속에서 엄격한 반공정책을 취한 것 등이다. 다른 흐름은 국민의 저항과 민주화 투쟁 노선이다. 대표적으로 4.19 혁명과 5.18 민주화 운동 그리고 6월 시민항쟁이다.
북한에 대해서도 두 가지 흐름이 있다. 남북 화해와 교류가 하나다. 다른 하나는 북한의 도발과 테러,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엄정히 대처하는 것이다. 이런 두 가지 흐름을 균형있게 기술해야 올바른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분석한 교과서는 한쪽 흐름은 크게 부각시키고 다른 흐름은 크게 축소하거나 생략했다. 불가피성은 축소하고 민주화만 크게 키웠으며 북한의 위협은 심각할 정도로 간과했다. 그렇기 때문에 좌편향이라는 것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위험이 있다.
48분이라는 동영상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얼마나 편향된 역사책을 읽고 있는가를 알기에는 오히려 부족한 시간이다. 이 동영상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이 역사교과서 문제의 심각성을 성찰하기를 바란다."
김하온 기자 kim.ha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