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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난 삶 2016. 1. 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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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위 고향사람들의 분노

 

타이난=이벌찬 기자

조선일보

입력 : 2016.01.19. 03:00

 

 

대만 타이난 시민들 만나보니

 

", 착한 애를 잔인하게 괴롭혀

JYP는 하지말아야 할 사과 시켜, 쯔위 사과에 열받아 줄서서 투표"

타이난, 민진당 득표율 전국 1쯔위 엄마 "딸이 다시 힘 얻기를"

 

"타이난은 투표율이 높은 곳은 아닌데 '쯔위 사과 영상' 때문에 열이 뻗쳐서 다들 아침부터 줄 서서 투표했어요."

 

18일 오후 한국 걸 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인 쯔위(周子瑜·16)의 고향인 대만 타이난시에서 만난 천쉬보(45·역무원)"타이난의 대선·총선(16) 투표 열기가 대단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타이난에선 대만독립 성향이 강한 민진당이 대선 득표율 67%, 총선 득표율 77%로 각각 전국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쯔위 가족이 살고 있는 타이난시 난셩리() 지역에선 주민들이 하루 전날 '쯔위를 위해 투표하자'며 모바일 메신저 '라인'으로 투표 독려를 했다. 스파게티집 주인 허우쉔여우(35)씨는 "쯔위같이 순하고 착한 아이를 중국이 잔인하게 괴롭혔다"면서 "무엇보다 대만을 얕잡아봤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다"고 했다.

 


쯔위 선배 힘내세요”- 18일 쯔위의 모교(母校) 대만 푸싱중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모여 있다. 학생들은 칠판에 쯔위 선배 힘내세요. TW(대만)’라고 적었다.

 


쯔위 선배 힘내세요”- 18일 쯔위의 모교(母校) 대만 푸싱중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모여 있다. 학생들은 칠판에 쯔위 선배 힘내세요. TW(대만)’라고 적었다. /이벌찬 기자

쯔위의 모교인 푸싱중학교에선 그의 후배들이 "쯔위를 위해 응원하고 있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3학년 5반 교실에선 기자에게 "사진을 찍어 가라"면서 칠판에다 '쯔위 파이팅''타이완'을 큼지막하게 썼다. 차이청콴(14)"아직 어린 나이의 선배가 해외에서 정치적 문제에 휩쓸린 것을 보고 우리 반 아이들 모두 페이스북에 '쯔위를 위해 투표하라'고 썼다"고 말했다.

 

쯔위의 담임선생님이었던 스진즈는 "쯔위가 너무 불쌍하고 중국과 한국에 화가 난다"고 했다. 스씨는 "쯔위는 조용하고 온순한 성격에 정치 성향도 없었는데 중국이 쯔위를 '대만 독립 지지자'로 몰아붙였고, 한국 기획사는 '하지 말아야 할 사과'를 했다"면서 "대만에서 온 여자아이가 대만 국기(國旗)를 흔들었는데 뭐가 잘못됐느냐"고 했다. 스진즈는 쯔위의 동창들과 함께 '위로 편지'를 써서 쯔위에게 '라인'으로 보냈다.

 

타이난시 난셩리 동장 저우이팅은 "미용시술업체를 운영하는 쯔위의 부모 모두 지난 14일 딸을 위로하기 위해서 한국에 갔다"고 했다. 18일 대만 현지 매체는 쯔위 어머니가 "이 사건이 빨리 진정돼 어린 딸아이가 다시 즐겁게 노래하고 춤출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 쯔위 검색어 풀고 공연장면 방송

 

베이징=안용현 특파원

조선일보

입력 : 2016.01.19. 03:00

 

 

후폭풍 커지자 불끄기 나서

 

중국은 '쯔위 사건'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움직이는 모양새다. 관영 매체를 동원해 쯔위를 동정하는 내용을 보도하고, 이번 사건을 촉발한 대만 출신 가수 황안(黃安)을 도마에 올렸다. 한때 '쯔위'라는 검색어를 막았지만, 지금은 쯔위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평소처럼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다. 관영 CCTV의 음악 채널은 쯔위의 공연 장면을 방송하기도 했다.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의 소셜미디어인 '협객도(俠客島)'17'네티즌의 쯔위 비난은 광적인 포퓰리즘'이란 글을 실었다. 협객도는 "중국 네티즌의 쯔위 비난은 집단적 광란 수준"이라며 "많은 사람이 쯔위의 마음을 고려하지 않았고, 더구나 이 사건 배후에 얽힌 복잡한 정치 게임과 역사 갈등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난징대 대만연구소 류상핑 부소장은 대만 중국시보에 "이번 사건은 쯔위에 대한 중국 네티즌의 감정이 나빠지고 있다고 여긴 기업이 상황을 오판하고, 대만 대선 국면이 맞물려 빚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파워블로거인 양헝쥔(楊恒均)16"황안은 쯔위가 청천백일기(대만 국기)를 든 것을 '대만 독립 지지'의 유일한 증거로 내세웠지만, 황안도 과거 TV에 출연해 청천백일기를 흔든 적이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