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세계를 감동시킨 아프리카 `풍차소년`

거듭난 삶 2009. 10. 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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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감동시킨 아프리카 `풍차소년` [조인스]

2009.10.08

아프리카의 천재소년이 쓴 '바람을 다스린 소년(The Boy Who Harnessed the Wind·2009 )'이야기가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 말라위의 오지에서 태어난 윌리엄 캄쾀바(22)는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났다. 일년에 9만원인 학비가 없어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 그는 공부가 너무 하고싶어 학교주변을 기웃거리며 '어깨너머' 공부를 했다. '도강'을 하던 그는 결국 감독관에게 붙잡혀 고향으로 쫒겨났다. 부모님이 일구는 옥수수밭와 담배밭에서 하루종일 일을 해야했다.

그러나 말라위는 7년 전부터 가뭄으로 수천명이 사망하고 있는 최악의 건조 지역이었다. 그의 고향인 마시타라에 있는 적토는 바짝 말라서 사실상 농사로 얻는 수입은 거의 없었다. 주민들은 하루에 한끼로 연명하고 있었다.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독학을 했다. 동네에 있는 조그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으며 학업을 이어나갔다. 14살이 되던 2002년 그는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채 바꿔놓은 책 한권을 만났다. '에너지 이용(Using Energy)' 이라는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의 과학책이었다. 윌리엄은 "그 책은 나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캄쾀바는 책을 통해 풍력발전의 원리를 공부했고 마침내 2006년 말라위 최초의 풍차를 만들었다. 고무나무를 얼기설기 이어서 탑을 쌓고, 양철조각을 줏어와 날개를 달았다. 모터는 자전거 부품을 이용해 만들었다. 풍력발전기 제작에 필요한 모든 부품들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활용품이었다. 말이 풍차지 모양새로 본다면 조악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이 풍차는 아프리카 오지의 밤을 밝혔고, 땅 속에서 물을 퍼 올렸다.

그는 자서전 격인 '바람을 다스린 소년' 에서 “풍차를 만들고 있다는 말에 모두가 웃었다”며 “사람들은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풍차를 성공시키고 싶었다" 고 말했다.

전기는 마을주민들의 생활양식을 바꿔 놓았다. 퍼 올린 물로 이모작을 했고 채소를 길렀다. 그 수입으로 주민들의 삶이 풍족해져 갔다. 뿐만 아니다. 라디오를 통해 뉴스를 듣고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는 "발전기는 에너지만 준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자유'를 의미했다" 고 말했다. 풍력발전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제대로 교육을 받은 어른'들이 견학을 왔다. 풍력 발전기는 이웃동네와 이웃나라로 퍼저나갔다. 14살의 천재소년이 만든 풍차는 짧은 시간에 기아와 빈곤, 질병에 시달리는 말라위 오지 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채 바꿔 놓은 것이다.

지금까지 그는 11m높이의 풍자 5 대를 세웠다. 지금도 그의 집에는 이웃마을 주민들이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들리고 있다. 캄쾀바의 이야기는 2006년 말라위 '데일리 타임스'에 소개됐다. 이를 본 'TED 컨퍼런스' 아프리카 지국장은 그를 탄자니아에서 열린 'TEDGlobal 2007' 에 초대해 연설을 하게 했다. 그의 연설은 참석한 청중들을 감동시켰고 곳곳에서 후원자들이 나섰다. 신문, 방송, 인터넷을 통해 '풍차소년' 에 대한 이야기가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는 마침내 월스트리 저널 '커버 스토리' 의 주인공이 됐다. 환경 운동 옹호자인 앨 고어 전 미 부통령까지 나서 그의 업적을 칭찬했다.

2007년 그는 미국에 초대됐다. 난생 처음 '최고의 문명국가'를 방문하는 그에게 미국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캘리포니아주 팜 스프링스을 여행하면서 그는 자신의 뒤뜰에서 흔들거리는 불안한 목재 구조의 풍차와 전혀 다른 엄청나게 크고 높은 풍력발전기를 처음 보게 됐다. 미국에서 수많은 독지가들이 그의 학비를 후원하겠다고 나섰다. 또 풍차를 지을 수 있는 자금을 후원했다. 세계 곳곳의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말라위 아프리칸 바이블 대학을 수료한 그는 현재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아프리카 지도자 아카데미' 에서 공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