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헤밍웨이 소설 컴퓨터가 채점했더니

거듭난 삶 2009. 11. 1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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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오묘한 글을… 컴퓨터가 어찌 이해하리오

입력 : 2009.11.14

처칠 연설, 헤밍웨이 소설 컴퓨터가 채점했더니… F학점

"동어(同語) 반복적이며 문장이 장황. 몇몇 단어는 쓰임이 정확하지 않아 낙제."

20세기의 명연설 중 하나로 꼽히는 영국 처칠(Churchill) 전 총리의 1940년 5월 13일 의회 연설문을 컴퓨터로 채점한 결과다. 컴퓨터는 또 이 연설에 대해 "upon과 our도 지나치게 많이 쓰였고 uplands(고원)라는 단어는 문맥에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uplands는 이 연설에서 '미래'를 지칭하는 비유로 쓰였다.

처칠은 나치와 맞서 영국민의 참전(參戰) 지지를 얻어내려고 같은 단어를 반복해 사용해 연설의 극적인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컴퓨터는 이 연설에서 '감동'을 받기는커녕 비유법도 인식하지 못했다.

현재 영국 정부는 영국의 대입 학력고사인 A레벨 시험의 작문(essay) 과목 채점에 컴퓨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교육 단체들은 지난 11일 '웨스트민스터 교육 포럼'에서 이 시스템의 단점을 이처럼 공개했다. 미국 소설가 헤밍웨이(Hemingway)의 단편소설 '어떤 일의 끝(The End of Somet hing)'에 대한 컴퓨터 채점 결과는 "어휘력과 세심한 표현력이 부족하다. 평균 이하." 골딩(Golding)의 '파리대왕(Lord of the Flies)'도 '부정확하고 오류가 있는 문장구조' 탓에 평균 이하 평가를 받았다고 더타임스는 12일 보도했다. 컴퓨터를 이용한 작문 채점이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채점 컴퓨터 프로그램은 문장의 구조만을 인식할 뿐 문체나 글의 목적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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