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은 부산대 곽차섭(서양학) 교수의 말을 빌어 이 남성은 임진왜란(1592~1598) 때 일본에 포로로 끌려갔다가 이탈리아 상인에게 팔려간 안토니오 코레아일 것으로 추정했다. 안토니오 코레아는 다수의 서적에서 한국인 최초로 이탈리아 땅을 밟은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이 남성은 철릭(天翼:조선시대 무관공복의 일종)을 입었는데 이는 조선 초기부터 병자호란 때까지 남성이 입었던 평상복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루벤스와 안토니오 코레아가 동시대인인 점을 들며 작품에 등장하는 남성이 '그' 일 가능성을 점쳤다.
그러나 일부에선 루벤스가 선교사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각 나라의 이방인을 그려 넣길 원했고 헨드릭 하멜의 '하멜표류기'를 참고해 전형적인 조선인을 그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멜은 루벤스가 죽은 뒤 기행문을 발표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한복 입은 남자'는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제작진은 "비밀의 단서는 그림 속에 서 있는 남자에게 있다"며 미스터리로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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