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소설 '네루다와 우편배달부'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시인 네루다가 시골 우편배달부에게 시를 가르친다. 배달부는 시인에게 "은유란 무엇이냐"고 묻는다. 네루다는 "시에서 '하늘이 울고 있다'면 무슨 뜻일까"라고 되묻는다. 배달부는 "비가 온다는 거잖아요"라고 절로 답하면서 시를 깨닫는다.
▶일본에서 아흔아홉 살 시바타 도요 할머니가 낸 시집 '약해지지 마'가 곧 100만부 판매를 돌파할 거라는 소식이다. 아흔두 살에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한 아마추어지만 노경(老境)의 깨달음과 지혜를 쉬운 말로 전하면서 웅숭깊은 감동을 빚어낸다. 사람들이 베푼 친절을 '저금'해 두면 '연금'보다 더 좋다고 속삭이는 식이다. 메마른 현실에서 잊었던 '착한 마음'을 되살려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아이와 손을 잡고/ 당신의 귀가를 기다리던 역/ …/ 그 역의 그 골목길은/ 지금도 잘/ 있을까'라는 자작시 '추억'을 가장 마음에 들어한다. '아흔여덟에도/ 사랑은 하는 거야/ 꿈도 많아/ 구름도 타보고 싶은걸'이란 시 '비밀'도 있다. 할머니는 외롭고 힘들 때마다 "인생이란 언제라도 지금부터야. 누구에게나 아침은 찾아온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아침처럼 시도 찾아온다. 네루다는 "시가 내게로 왔다"고 했다. 지금껏 한 길을 걸어온 어르신들은 시 한 편씩 짓는 게 어떨까. 시를 쓰면 아흔아홉 할머니도 소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