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요금 걱정에 마음놓고 사용하지 못했던 휴대폰 통화, 문자를 이제 '인터넷'으로 연결하기만 하면 데이터이용료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단순한 부가서비스 수준이 아니다. 스마트폰 무료통화(mVoIP) 서비스는 4천3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카카오톡과 결합하면서 기간통신사업자들의 '근간'을 흔들만큼 위협적인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러다 죽는다'는 통신사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며, 이용자들의 '자유롭게 데이터를 사용할 권리' 또한 진실이다. 양 극단에 있는 격차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왜곡된 스마트폰 요금제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아이뉴스24는 데이터 가치를 재평가하고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요금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현 흐름에 대해 긴급진단했다.[편집자주]
[강은성기자] 3천만명이 넘는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내는 휴대폰 요금고지서에는 아직도 음성, 문자, 데이터가 각 이용량별로 분리돼 청구된다. 스마트폰 요금제 자체가 음성과 문자, 데이터를 결합한 정액요금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요금체계는 사실상 과거 90년대 2G 시절 음성통화와 문자이용료를 개별과금하던 체계에 '데이터'만 갖다 붙인 것이다. '정액요금제'라는 이름으로 표현돼 있지만 음성과 문자는 과거 요금체계에서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런데 통신사들은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는 통신시장에서 이 요금체계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통신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음성통화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반면 '무제한'으로 풀어준 데이터 이용량은 한정없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데이터를 이용해 통신사의 밥줄인 음성통화까지 제공하는 mVoIP 서비스가 등장하자 통신사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부랴부랴 통신사들은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망은 공짜가 아니다.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구축한 기간통신망"이라고 목소리를 내며 이용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이미 데이터요금을 지불했는데, 무슨 서비스를 이용하든지 통신사가 왜 간섭을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싼 음성통화료가 이용자 불신 초래
그동안 통신사들은 음성통화료에서 많은 수익을 남기고 데이터는 '미끼상품'으로 삼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3G 시절부터 음성과 문자는 데이터로 제공되고 있지만 음성 요금을 2G 시절의 '서킷' 기반 단위를 적용하며 '수익보전'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음성통화 서비스는 단순한 데이터 접속 서비스와는 엄연히 다른 체계가 적용되는 면이 있다. '통화품질' 유지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호 처리'가 되어야 하고, 통화중에 끊기면 안되기 때문에 고도의 안정성과 품질유지 기술을 집약해 적용해야 한다.
통신사 고위관계자는 "사실 음성은 원가보다 높게, 데이터 요금은 원가 이하로 매우 낮게 책정돼 있다. 데이터 부분에서 나오는 손해를 음성 수익이 충당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지금도 통신사 수익구조는 음성이 7, 데이터가 3정도의 비율로 대부분의 수익이 음성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부분이 통신사 수익을 갉아 먹고 있지만 음성요금은 3G 통신이 보편화된 지난 5년 동안에도 동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신사들은 음성요금 인하 등을 포함한 요금제 조정을 적극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음성에서 과다한 이윤을 남긴다는 인식은 이용자들의 통신산업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신사들이 데이터 폭주시대를 맞아 망 증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과거의 과도한 수익'으로 인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스스로 떨어뜨린 데이터가치, '재평가' 필요
mVoIP의 확산은 '수익나는 음성, 적자나는 데이터' 구조를 재조정 해야한다는 필요성을 대두시켰다. 통신사들에게는 '음성부문 수익과 데이터부문 손실이 평행을 넘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시점이 머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 CR전략실장 정태철 전무는 "mVoIP가 과도한 트래픽을 발생시키거나 망에 심각한 부하를 주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통신사업자들의 '숨통'인 음성 수익을 잠식함으로써 투자 재원을 갉아먹는 것이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1분 기준으로 보이스톡 트래픽이 0.1MB, 음악 스트리밍이 7.5MB를 발생시킨다고 할 때 음악 콘텐츠 트래픽이 75배나 높지만 음악을 듣는 요금은 음성통화 요금보다 저렴한 것이 현재 상황"이라면서 "음성통화와 뮤직비디오 감상의 가치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저렴한 데이터요금을 제시해 이용자들을 유인해 온 통신사들이 급작스럽게 데이터 요금을 인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끙끙 앓고 있는 것이 현실.
KT 김효실 상무는 "미국 제1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데이터 이용료를 최근 대폭 인상했다. 네덜란드의 KPN도 마찬가지"라면서 "국내 상황은 이같은 데이터요금인상이 쉽지는 않겠지만 통신사의 투자를 감안한 최소한의 '가치 재평가'는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정태철 전무도 "데이터 요금이 낮게 설정돼 있는데 앞으로 통신사업자들도 수익 구조를 데이터 수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음성 수익 감소를 데이터 요금의 현실화를 통해 적절히 상쇄하는 방안이 모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단순히 수익보전을 위한 '가감법'이 아니라 데이터 통신 가치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해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요금제의 모습을 갖추도록 근본적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통신정책 전문가는 "2년전 경쟁에 매몰된 통신사들이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고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스스로 데이터 요금을 과도하게 낮춘 경향이 있다. 지금 그 부메랑을 맞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그럼에도 통신산업의 특성과 망투자를 통한 인프라 고도화를 고려할 때 데이터 중심의 요금개편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다만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개편을 하려면 현재 책정돼 있는 음성요금에 대한 재평가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단순한 부가서비스 수준이 아니다. 스마트폰 무료통화(mVoIP) 서비스는 4천3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카카오톡과 결합하면서 기간통신사업자들의 '근간'을 흔들만큼 위협적인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러다 죽는다'는 통신사도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며, 이용자들의 '자유롭게 데이터를 사용할 권리' 또한 진실이다. 양 극단에 있는 격차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왜곡된 스마트폰 요금제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아이뉴스24는 데이터 가치를 재평가하고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요금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현 흐름에 대해 긴급진단했다.[편집자주]
[강은성기자] 3천만명이 넘는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내는 휴대폰 요금고지서에는 아직도 음성, 문자, 데이터가 각 이용량별로 분리돼 청구된다. 스마트폰 요금제 자체가 음성과 문자, 데이터를 결합한 정액요금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요금체계는 사실상 과거 90년대 2G 시절 음성통화와 문자이용료를 개별과금하던 체계에 '데이터'만 갖다 붙인 것이다. '정액요금제'라는 이름으로 표현돼 있지만 음성과 문자는 과거 요금체계에서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런데 통신사들은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는 통신시장에서 이 요금체계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통신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음성통화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반면 '무제한'으로 풀어준 데이터 이용량은 한정없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데이터를 이용해 통신사의 밥줄인 음성통화까지 제공하는 mVoIP 서비스가 등장하자 통신사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부랴부랴 통신사들은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망은 공짜가 아니다.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구축한 기간통신망"이라고 목소리를 내며 이용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이미 데이터요금을 지불했는데, 무슨 서비스를 이용하든지 통신사가 왜 간섭을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싼 음성통화료가 이용자 불신 초래
그동안 통신사들은 음성통화료에서 많은 수익을 남기고 데이터는 '미끼상품'으로 삼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3G 시절부터 음성과 문자는 데이터로 제공되고 있지만 음성 요금을 2G 시절의 '서킷' 기반 단위를 적용하며 '수익보전'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음성통화 서비스는 단순한 데이터 접속 서비스와는 엄연히 다른 체계가 적용되는 면이 있다. '통화품질' 유지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호 처리'가 되어야 하고, 통화중에 끊기면 안되기 때문에 고도의 안정성과 품질유지 기술을 집약해 적용해야 한다.
통신사 고위관계자는 "사실 음성은 원가보다 높게, 데이터 요금은 원가 이하로 매우 낮게 책정돼 있다. 데이터 부분에서 나오는 손해를 음성 수익이 충당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지금도 통신사 수익구조는 음성이 7, 데이터가 3정도의 비율로 대부분의 수익이 음성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부분이 통신사 수익을 갉아 먹고 있지만 음성요금은 3G 통신이 보편화된 지난 5년 동안에도 동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신사들은 음성요금 인하 등을 포함한 요금제 조정을 적극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음성에서 과다한 이윤을 남긴다는 인식은 이용자들의 통신산업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신사들이 데이터 폭주시대를 맞아 망 증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과거의 과도한 수익'으로 인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스스로 떨어뜨린 데이터가치, '재평가' 필요
mVoIP의 확산은 '수익나는 음성, 적자나는 데이터' 구조를 재조정 해야한다는 필요성을 대두시켰다. 통신사들에게는 '음성부문 수익과 데이터부문 손실이 평행을 넘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시점이 머지 않았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 CR전략실장 정태철 전무는 "mVoIP가 과도한 트래픽을 발생시키거나 망에 심각한 부하를 주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통신사업자들의 '숨통'인 음성 수익을 잠식함으로써 투자 재원을 갉아먹는 것이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1분 기준으로 보이스톡 트래픽이 0.1MB, 음악 스트리밍이 7.5MB를 발생시킨다고 할 때 음악 콘텐츠 트래픽이 75배나 높지만 음악을 듣는 요금은 음성통화 요금보다 저렴한 것이 현재 상황"이라면서 "음성통화와 뮤직비디오 감상의 가치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저렴한 데이터요금을 제시해 이용자들을 유인해 온 통신사들이 급작스럽게 데이터 요금을 인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끙끙 앓고 있는 것이 현실.
KT 김효실 상무는 "미국 제1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은 데이터 이용료를 최근 대폭 인상했다. 네덜란드의 KPN도 마찬가지"라면서 "국내 상황은 이같은 데이터요금인상이 쉽지는 않겠지만 통신사의 투자를 감안한 최소한의 '가치 재평가'는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정태철 전무도 "데이터 요금이 낮게 설정돼 있는데 앞으로 통신사업자들도 수익 구조를 데이터 수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음성 수익 감소를 데이터 요금의 현실화를 통해 적절히 상쇄하는 방안이 모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단순히 수익보전을 위한 '가감법'이 아니라 데이터 통신 가치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해 인터넷 시대에 걸맞는 요금제의 모습을 갖추도록 근본적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통신정책 전문가는 "2년전 경쟁에 매몰된 통신사들이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고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스스로 데이터 요금을 과도하게 낮춘 경향이 있다. 지금 그 부메랑을 맞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그럼에도 통신산업의 특성과 망투자를 통한 인프라 고도화를 고려할 때 데이터 중심의 요금개편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다만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개편을 하려면 현재 책정돼 있는 음성요금에 대한 재평가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