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물검역 기준에 따라 살아있는 식물은 국내에 반입할 수 없다. 외국산 식물에 세균이 묻어 있거나, 국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서다. 라인케씨 부부는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출국하는 날, 아들이 직장에서 1시간 떨어진 호텔까지 찾아와서 준 '어머니의 날'(독일은 5월 10일) 선물인데…"하고 안타까워했다.
부인은 "남편이 12년째 한국에 근무해서 1년에 세 번밖에 아들을 못 보고 산다"며 "아들이 준 꽃을 버릴 수 없다"고 사정했다. 공항 검역 업무를 맡은 국립식물검역원 직원들은 난감했다. 고민하던 당일 현장팀장 조선형(51)씨가 라인케씨 부부에게 "이 꽃은 여기 두고 가시고, 제가 아드님 대신 두 분께 꽃을 사 드리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공항 꽃가게에서 자기 돈으로 장미 10송이를 사서 두 사람에게 선물했다.
라인케씨는 "규정대로 처리하면 그만일 텐데, 공무원들이 우리 부부의 마음을 배려해줘서 한국인의 따뜻한 정을 느꼈다"고 했다. 조씨는 "나도 아들 둘을 키우는 아버지라 부부의 마음에 공감했을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