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사진
가을이 다가오면서 신사복을 한 벌 살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백화점에서도 속속 가을 신상품을 진열하기 시작했다.
정장은 워낙 옷값이 비싼 데다, 한번 사서 오래 입기 때문에 살 때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옷이다. 그런데 기성복을 샀다가 수선 후에도 체격에 맞지 않아 입을 때마다 어색한 경우가 있다. 그때마다 '나도 맞춤 정장을 한번 입어볼까' 고민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장을 맞추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가격이 너무 비쌀 것 같아서 망설이기도 한다.
기성정장과 맞춤정장 중 '내게 맞는 신사복'은 어느 쪽인지 제일모직 빨질레리 최성원 디자인 실장과 루쏘소 홍종현 본부장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보자.
◇트렌드 반영이 빠른 기성정장 = 백화점 등 매장에서 바로 골라 입어볼 수 있는 점은 기성 신사복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게다가 매장에는 여러 신사복 브랜드가 모여 있어 소비자로서는 선택의 폭도 넓다.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접하고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옷을 고를 수 있는 것이다.
또 기성정장은 패션 트렌드를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고민을 줄여준다는 장점도 있다.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소비자들이게 이번 시즌의 트렌드를 제안해주는 만큼 소비자는 정장을 고르면서 트렌드를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다.
가격 면에서도 기성정장의 장점은 돋보인다. 기성정장은 대량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원단 구매에서부터 유통 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단가가 낮다. 그러나 맞춤 정장은 대량 원단 구매가 어려워 단가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기성정장이 수선 후에도 몸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 남성들이 정장의 어깨를 크게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깨 부분은 정장 전체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어깨가 너무 넓으면 머리가 비율에 맞지 않게 너무 작아 보여 어색하다.
최성원 디자인실장은 "정장을 살 때는 어깨가 겨드랑이와 만나는 부분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며 "잘 만들어진 정장의 어깨와 겨드랑이는 모든 부분에서 주름이 없이 부드럽게 만난다"고 조언했다.
◇자신만의 스타일 창출, 맞춤 정장 = 기성복과 비교해 맞춤 정장의 장점은 한 마디로 '다양성'이다. 사이즈 면에서도 맞춤 정장은 고객의 체형을 살려 디자인되기 때문에 입었을 때 실루엣이 살아있어 보인다. 그러므로 기성정장이 몸에 맞지 않아 불편했다면 맞춤복 구매를 고려해볼 만하다.
기성정장이 대량 원단 구매로 단가를 낮추었다면 맞춤 정장은 매장에서 수많은 원단을 직접 보고 선호하는 원단을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기계를 통해 생산되는 옷과 달리 '자신만의 옷'으로 디자인되기 때문에 디자인 양식의 다양함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최근에는 맞춤 정장도 매장을 늘리는 등 물량의 대량화를 통해 예전보다 가격을 크게 낮추었다는 점도 고려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30만원대 후반이면 한 벌을 맞출 수 있다. 물론 고가 원단을 선택하면 100만원을 훌쩍 넘는 비싼 가격에 판매되지만, 일반 상품도 품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맞추는 데 걸리는 시간도 과거보다 많이 줄었다. 가봉 과정을 생략하면 일주일 정도, 가봉을 거칠 경우에는 그보다 3-4일 정도 더 걸린다. 그러나 홍종현 본부장은 "맞춤 정장을 빠르게만 맞추려고 하면 자신이 생각한 바를 모두 반영할 수 없다"며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매장 디자이너나 매니저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물론, 맞춤 정장이 기성정장보다 유행이나 트렌드에 민감하지 못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장은 일반적으로 한번 사서 오래 입는 옷이라는 점에서 유행보다는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에 맞는지를 고려하는 게 더 중요하다.
홍 본부장은 "트렌드를 이끄는 유명인들은 맞춤 정장을 선호한다"며 유행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맞춤 정장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정장을 구입할 때는 정장 차림으로 = 기성정장이든 맞춤 정장이든 정장을 구입할 때는 정장 차림에 구두를 신고 가는 것이 좋다. 그래야,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새로운 정장을 선택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또 세로 줄무늬는 키를 더 커 보이게 하고 가로 줄무늬는 몸집을 더 커 보이게 한다는 디자인 상식도 알고 가는 것이 좋다. 무작정 매장을 찾기보다는 자신에게 어떤 색상과 디자인이 어울릴지, 최근 트렌드는 어떤지 사전조사를 해보면 더할 나위 없다.
<<도움말 및 자료 제공 : 제일모직, 루쏘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