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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난 삶 2009. 9. 1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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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명품으로 루이뷔통 잡겠다"

입력 : 2009.09.17

 

美 고급백화점 입점 돌풍…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브랜드 'MCM' 호평 일주일새 매장서 판매 1위
"최고경영자는 현장 챙겨야 나는 불의 속도로 일한다"

"독일인이 실패한 회사를 한국인이 사가지고 다시 들어온 것에 미국인이 매우 놀랍니다."

한국의 명품 브랜드 'MCM'이 미국 최고 명품 매장 가운데 하나인 삭스피프스애비뉴(Saks Fifth Avenue) 백화점에 입점했다. 2005년 MCM을 인수한 성주그룹 김성주 회장은 1990년대 중반 뉴욕에 진출해 호평받다가 독일 본사의 경영상 이유로 물러난 MCM 브랜드를 살려 12년 만에 미국 최고 백화점에 다시 진출했다.

한국인 소유의 브랜드가 미국 최고급 백화점에 진출한 것도 처음이고, 경기침체로 다른 명품 브랜드들이 속속 퇴출하는 상황에서 공격적 진출도 매우 이례적이다.

MCM의 삭스피프스애비뉴 입점 기념행사가 열린 15일(현지시각) 김성주 회장은 한 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세계 최대의 명품 브랜드인 루이뷔통을 따라잡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김 회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나 "MCM의 삭스피프스애비뉴 진출은 루이뷔통을 겨냥한 '명품 전쟁'의 교두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여러 백화점에서 들어오라는 요청이 많았어요. 하지만 MCM은 최고 명품 반열에서 떨어지는 어떤 제안도 거부했습니다. 5~7년 내에 세계 최대의 명품 브랜드인 루이뷔통을 따라잡겠습니다." 그는 "새로운 럭셔리(호화) 브랜드 개념을 창안해 블루오션(미개척시장)을 열겠다"고 했다.

"과거에는 명품이라고 하면 부잣집 부인들이 남의 돈으로 비싼 물건을 사는 소극적 개념이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여성들이 스스로 돈벌어 개성 있게 소비하는 새 개념의 럭셔리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MCM이 '뉴 럭셔리'를 대표하고 싶습니다."

MCM은 뉴욕 맨해튼 5번가의 삭스피프스애비뉴 본점을 비롯, LA 베벌리힐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휴스턴, 댈러스 등 15개점에 동시 입점했다.

뉴욕 삭스피프스애비뉴백화점에 입점한 MCM 매장 모습. 이번 입점으로 MCM의 미국 내 매장은 모두 53개가 됐다./MCM 제공

지난달 31일 가을시즌 시작과 함께 입점한 MCM은 일주일 만에 9%가 팔려 같이 진출한 다른 브랜드 평균 소진율(3%)을 두 배가량 웃돌며 삭스피프스애비뉴 전체 매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번에 미국에 출시한 MCM 제품은 숄더백이지만 화려한 손잡이 장식을 달아 저녁 파티에도 들을 수 있도록 기능성을 살렸고, 짙은 톤의 빈티지 색깔을 도입해 백화점측의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개당 700~1200달러짜리가 주종이나 2800달러의 고가제품도 있다.

김 회장은 스스로를 '글로벌 노마드(nomad·유목민)'라고 부른다. 국내 굴지의 에너지 기업인 대성기업의 막내딸로 태어난 그는 1979년 연세대 신학과 졸업 직후 편한 길을 버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블루밍데일백화점에서 월 18만원씩 받으며 일을 배웠다. 이후 경영위기에 처한 한국 구치를 부활시키고 2005년 3월에는 라이선스로 생산판매하던 MCM을 인수하는 등 패션업계의 '신화'를 써가고 있다.

MCM은 김 회장이 인수할 당시 매출 800억원에 불과했으나 4년 만에 2200억원의 매출 기업으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도 18%나 성장했다. MCM은 최근 상하이 금융중심지에 500평의 매장을 확보했다.

런던에서 주로 근무하는 그는 오전 6시에 일어나 아시아 시장을 챙기고 오전 8시에 사무실에 출근해 유럽 시장을 챙기며, 오후 1시에 뉴욕의 보고를 받는다. 김 회장은 "최고 경영자가 보고서를 통해 세상을 읽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나는 '불의 속도'로 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은 같이 불의 속도로 일하든지, 아니면 타버리든지 두 가지 선택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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