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탄생 2
성 경: [눅 2:5-7] 그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마리아가 이미 잉태하였더라
6)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7)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눅 2:5] 그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마리아가 이미 잉태하였더라
▶ 그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 누가는 요셉이 어느 시기에 베들레헴을 향해서 출발했으며, 또한 그가 왜 마리아를 동반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다.
추측컨대 아마 마리아의 고향에서 마리아에 대한 그릇된 소문이 퍼지고 있었을지도 모르며 그 소문으로 인해서 마리아는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았을 것이므로 요셉은 인구 조사를 기회로 마리아를 데리고 고향을 떠났을 가능성도 있다.
요셉은 이미 그녀를 아내로 맞이했다.
(마 1:24 요셉이 잠에서 깨어 일어나 주의 사자의 분부대로 행하여 그의 아내를 데려왔으나).
그러나 그들이 성령으로 잉태한 아이를 낳을 때 까지는 분명히 약혼 관계에만 머물러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이 '약혼(정혼)'이라는 말을 유대적 배경에서 이해해야만 한다.
유대적 개념에서 '정혼'은 결혼을 의미하고 절차상으로 신부를 신랑 집으로 데려오는 일만 남은 것이다. 혼인서약은 대체로 정혼에 행해졌으며 이 정혼은 항상 공식적이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있은 후에는 신랑이 그의 신부를 데려가는 일에 있어서 어느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았다.
한편 요셉이 나사렛에서 베들레헴까지 여행하는 것은 결코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해산이 임박한 마리아가 그 장거리(약 144Km, 요단을 우회하여 돌아가는 길)를 여행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이것은 산모와 태아에 치명적인 위험을 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당시 로마법에 의하면 여자도 호적해야할 의무가 있었지만, 자신이 직접 고향에 가서 호적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함께 동행하는 것은 세인(世人)의 비난을 피하고자 한 요셉의 배려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도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되어진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온 우주를 자신의 뜻대로 운행하는 주관자이시기 때문이다.
(시 136:8-26 해로 낮을 주관하게 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9) 달과 별들로 밤을 주관하게 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0) 애굽의 장자를 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1) 이스라엘을 그들 중에서 인도하여 내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2) 강한 손과 펴신 팔로 인도하여 내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3) 홍해를 가르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4) 이스라엘을 그 가운데로 통과하게 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5) 바로와 그의 군대를 홍해에 엎드러뜨리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6) 그의 백성을 인도하여 광야를 통과하게 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7) 큰 왕들을 치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8) 유명한 왕들을 죽이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19) 아모리인의 왕 시혼을 죽이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0) 바산 왕 옥을 죽이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1) 그들의 땅을 기업으로 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2) 곧 그 종 이스라엘에게 기업으로 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3) 우리를 비천한 가운데에서도 기억해 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4) 우리를 우리의 대적에게서 건지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5) 모든 육체에게 먹을 것을 주신 이에게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26) 하늘의 하나님께 감사하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눅 2:6]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 이 표현은 단순히 임신과 출산 사이에 일정한 기간이 지나야만 아이가 태어난다는 의미로 이해되어도 무방하다.
임신 자체는 비록 기적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지만 태중(胎中)에서 아기가 자라나는 것은 일반적인 과정에 의했던 것이다.
이는 예수께서 우리와 똑같은 성정(性情)을 가지고 똑같은 성장 과정을 거치며 모든 인류를 대속하실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예수는, 우리와 똑같은 출생과 성장 과정을 거쳤기에 모든 일에 우리와 한결같이 시험을 받으셨지만 죄는 없으신 분이다.
(히 4:15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한편 이 구절에서 '해산할 날'이 현재대로 12월 25일인지는 밝히고 있지 않다.
그러나 기독교회에서는 성탄절을 전승에 따라 보통 겨울로 잡는다.
이것이 3세기부터 문제시되어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는 5월 20일을 제안했다. 12월25일을 성탄일로 지킨 것은 336년부터였다.
서방에서 이날을 택한 것은 로마신인 '정의의 태양'(Sol Invictus) 탄생일에 대치한 것이나
동방 교회에서는 주현제 즉 동방의 현자들이 도착했다고 하는 날(Epiphania manifestation, 1월 6일)에 예수의 침례의 날을 기념하다가 4세기부터는 예수의 탄생도 연결시켰다.
그리고 5세기 중엽부터는 동방 교회도 거의 12월 25일을 성탄일로 지켰으나 예루살렘 교회는 549년까지도 1월 6일을 크리스마스 날로 지킨다.
[눅 2:7]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 첫아들 - '외아들'이 아닌 '맏아들'이라는 표현은 마리아가 예수를 낳은 뒤 계속해서 자녀들을 낳았음을 암시한다.
따라서 마리아가 예수를 낳은 후에 계속해서 동정을 지키며 자녀를 낳지 않았다는 주장은 근거없는 이야기며 이는 마리아에 대한 지나친 의미 부여와 경외심에서 나온 이야기라 하겠다.
그리고 예수의 여러 형제와 여동생들에 대한 이야기는 신약성경 여러 곳에서 언급되고 있다.
(8:19-20 예수의 어머니와 그 동생들이 왔으나 무리로 인하여 가까이 하지 못하니
20) 어떤 이가 알리되 당신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당신을 보려고 밖에 서 있나이다;
마 12:46-47 예수께서 무리에게 말씀하실 때에 그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예수께 말하려고 밖에 섰더니
47) 한 사람이 예수께 여짜오되 보소서 당신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당신께 말하려고 밖에 서 있나이다 하니;
13:55-56 이는 그 목수의 아들이 아니냐 그 어머니는 마리아,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라 하지 않느냐
56) 그 누이들은 다 우리와 함께 있지 아니하냐 그런즉 이 사람의 이 모든 것이 어디서 났느냐 하고;
요 2:12 그 후에 예수께서 그 어머니와 형제들과 제자들과 함께 가버나움으로 내려가셨으나 거기에 여러 날 계시지는 아니하시니라;
7:3 그 형제들이 예수께 이르되 당신이 행하는 일을 제자들도 보게 여기를 떠나 유대로 가소서,
5 이는 그 형제들까지도 예수를 믿지 아니함이러라,
10 그 형제들이 명절에 올라간 후에 자기도 올라가시되 나타내지 않고 은밀히 가시니라;
행 1:14 여자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아우들과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더라).
▶ 사관(舍館)(카탈뤼마) - 이 단어는 흔히 '여관'(inn)이라고 번역되었다.
이 단어는 최후의 만찬 때에 사용된,
(22:11 그 집 주인에게 이르되 선생님이 네게 하는 말씀이 내가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먹을 객실이 어디 있느냐 하시더라 하라)
'객실'(guest room)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22:12에는 그 객실이 '다락방'으로 언급되었다.
(22:12 그리하면 그가 자리를 마련한 큰 다락방을 보이리니 거기서 준비하라 하시니)
또한 이 단어는 군인들의 숙소나 여관을 포함하여 숙박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선한 사마리아 사람이 강도 만난 사람을 데려갔던 '판도케이온'('주막', 헬라어에서 대체로 여관을 언급할 때 사용되는 단어)과는 다르다.
(10:34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니라).
그런데 마리아가 해산할 날이 다가왔을 때, 그 보잘것없는 가족에게 허락되었던 장소는 가축 우리 였다고 누가는 담담하게 표현한다.
그곳은 우리에게 전해 내려오는 대로 곳간(cave)이었을 수도 있으며, 또는 집이나 사관의 일부분이었을 수도 있다.
▶ 구유(파트네) - 신약에서 이 '파트네'는 누가복음에서만 4회 나온다.
(7 첫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12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
16절 빨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인 아기를 찾아서;
13:15 주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외식하는 자들아 너희가 각각 안식일에 자기의 소나 나귀를 외양간에서 풀어내어 이끌고 가서 물을 먹이지 아니하느냐).
이 주제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메시야이신 예수께서 비천한 신분으로 보잘것없이 너무나도 초라하게 이 세상에 오셨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구유는 세상 구속주의 비천한 탄생을 당시 세계의 주관자인 아구스도의 영광과 대조시키며,
(1 그 때에 가이사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11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14절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아무데도 머리 둘 곳이 없는 하나님의 아들이자 인자이신 예수의 겸손과 고난을 상징한다.
(9:58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 하시고).
어쨌든 그 당시에 사용되었던 구유는 갓난아이를 누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리고 마굿간 외에 더 내어 줄 수 있는 공간이 없었던 여관 주인은 동정심이 전혀 없어서 그러했다고 보이지 않으며 누가 역시 그러한 각도에서 기술하고 있는 것 같다(H. Hen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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