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1인당 1억원 빚쟁이

거듭난 삶 2010. 1. 2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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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은 1인당 1억원 빚쟁이 [중앙일보]

 

2010.01.27

 
서울로 치면 명동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도쿄의 중심가 긴자(銀座). 이곳에 있는 고급 백화점 세이부 유라쿠초(有樂町)점이 적자에 시달린 끝에 올겨울 문을 닫기로 했다. 매출은 줄고 빚은 쌓이면서 견딜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백화점의 운명은 일본의 현 경제 상황을 거울처럼 반영한다. 빚은 계속 늘어나는데 내수 부진으로 나라 살림을 꾸려 나갈 수입은 갈수록 줄어 쪼들린다는 점에서다.

일본의 나랏빚 총액이 올해 1000조 엔에 육박할 전망이다. 재무성은 25일 올해 일본의 나랏빚이 973조 엔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900조 엔을 돌파했는데 1년 만에 빚이 73조 엔이나 늘어나는 것이다. 젖먹이를 포함해 국민 1인당 763만 엔(약 1억원)의 빚을 진 셈이다.

이런 엄청난 빚을 내고도 굴러온 일본의 재정은 ‘현대 경제의 불가사의’다. 언젠가 한계를 노출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1990년 버블경제 붕괴 후에도 일본은 제2 경제대국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올해는 중국에 2위 자리를 내줄 게 분명하다.

일본이 어떻게 빚으로 살림을 꾸리는지 보자. 올해 일본의 씀씀이 규모(세출 예산)는 모두 92조 엔이다. 그런데 세금으로 들어오는 돈은 37조 엔에 불과하다. 국유지 등을 처분해 11조 엔을 조달하고, 그래도 모자라는 44조 엔은 시장에서 빌려야 한다.

이렇게 조달한 돈 중 53조 엔을 교육·주거·교통 분야에 쓴다. 지방에 교부세로 18조 엔을 보낸다. 나머지 21조 엔은 꾼 돈(국채)의 이자를 내는 데 써야 한다. 빚을 갚기 위해 빚을 계속 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빚이 늘어난 것은 버블경제가 붕괴했는데도 방만했던 호시절의 살림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여 년간 빚을 내 산간 오지에도 길을 뚫고, 연금 같은 사회복지 지출을 계속 늘렸다. 여기에다 ‘경제 체력’이 떨어지면서 세수도 확 줄어 빚은 산더미처럼 쌓인 것이다. 한때 50조 엔을 웃돌던 세수가 지난해는 37조 엔까지 쪼그라들었다. 이제 일본의 불가사의한 지출 구조는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씀씀이가 커지고 있는 한국에 타산지석이 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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