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별, 이혼 등으로 홀로된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짝을 찾는 이른바 ‘실버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결혼정보회사가 틈새시장 특수를 누리고 있다.
70대 후반의 김 모씨는 연매출 6000억원 대 상장회사 현직 대표이사 회장이다.
그런 김씨가 최근 한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했다. 그는 부인이 3년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혼자 살았다.
“재혼하라는 자식들의 권유를 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여생을 일에 묻혀 살면 됐지 새삼스레 재혼이냐고. 50년을 여자와 같이 살아봤으면 충분한 게 아니냐고 했다. 그렇게 마음 다잡고 살았는데 어느 순간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이 감정을 마구 흔들었다”고 가입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가 찾는 반려자는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을 만나는 기준과 똑같다. 다만 자녀가 있는 여성이나 주름이 너무 많은 것은 싫다고. 여행, 운동을 늘 함께 즐길 수 있게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을 커플매니저에게 당부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실버 싱글족은 결혼정보회사의 계륵(?)이었다. 가입을 받더라도 소개시켜줄만한 상대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수만이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60~70대 노년층 가입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결혼정보 회사에서도 전담 커플매니저를 배치시키는 등 적극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레드힐스 이유경 커플매니저는 “지난해부터 60~70대 노년층 중에서 비교적 재력 있는 분들 중심으로 가입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가입 층이 폭넓어지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 회원의 3% 정도였던 60세 이상 회원이 이달 현재 10%로 늘었다. 20~30대 경우 남녀비율이 5대5에 가까운데 반해 60~70대는 7대3으로 남성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통계청 조사결과, 지난해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10.7%로 매년 증가추세다.
노인 행동과학전문가 이상일 박사(정신과 전문의·큰사랑라이프케어 원장)는 “고령화 사회로 인해 싱글 실버족이 늘고 있는데 이들은 이전 세대의 60~70대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특히 건강한 부부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신적·육체적 만족을 위해 반려자를 찾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결혼산업연구소 김태성 소장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재력가는 물론 최근에는 연금생활자까지 결혼정보 회사 이용이 늘고 있는 데 이는 확실한 신원인증과 개인정보 보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실버 싱글족이 앞으로 결혼정보회사 회원의 20~3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