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스크랩] 귀농의 허와실...

거듭난 삶 2011. 11. 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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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어려움으로 농촌으로 돌아오기 위한 도시민들의 귀농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영암군에 따르면 올해 들어 귀농을 위한 지자체의 지원 등을 문의하고 상담을 요청하는 건수가 하루면 2~3건에 이르고 있고, 지난달 말 기준으로 11세대가 귀농을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개가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 살던 도시민들로 최근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반면 지자체에서 다양한 귀농 지원책을 제시하면서 귀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귀농은 한 가정의 생활과 문화, 그리고 인식까지도 전면적인 변화가 요구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올해 귀농한 귀농인들의 사례를 통해 영암군 귀농의 허와 실을 살펴보고 이들이 성공적인 정착을 하기 위한 조건들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광주에서 귀농한 최용배씨

            <귀농 정착 10계명>
1.가족간의 충분한 대화를 통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
2.준비기간이 너무 짧아 정보가 부족하지 않아야 한다.
3.영농을 잘하는 데에는 기술과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4.소득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
5.도시와 달리 불편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6.처음부터 시설에 너무 많은 자금을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7.정착지역의 이웃과 빨리 동화되도록 노력하라
8.조언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나 단체를 확보하라
9.자신을 갖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라
10.농업도 직업이다.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라
                                <농촌경제연구원>

화순이 고향인 최용배(53)씨는 어려서 광주시로 이사해 지난 3월 영암으로 귀농하기까지 광주에서만 살았다. 최씨는 광주에서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을 성공적으로 해왔으나 2년여 전 경기침체와 거래처 부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도시는 최씨의 재기를 쉽게 허용치 않았고 한동안 실업자 신세로 지내던 중 문득 농촌으로 들어가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민 끝에 최씨는 아내와 대학생, 고등학생인 두 자녀와 진지한 상의 끝에 귀농을 결정했다.

고향인 화순에는 이미 아무런 연고가 없었으나 아내의 고향인 영암에 처남들을 비롯해서 처가 식구들이 살고 있었고, 그들도 귀농을 적극 권유했다. 그 때부터 최씨는 귀농을 준비했다. 1년 전의 일이다.

농촌으로 들어갈 결심은 했으나 농사 경험이 전혀 없는 최씨에게 논농사·밭농사 등의 관습적 농사를 결정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고민 끝에 축산업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마침 염소를 대량으로 사육하는 지인이 있어 자주 찾아가 살펴볼 기회가 있었고 이 일이라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심을 굳힌 최씨는 영암의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다.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마치 어서 오라는 듯 최씨의 계획에 알맞은 조건들과 만났다. 신북면 금수리에 있는 5동의 축사는 이전 양계장이었으나 어느 정도 손을 보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곳으로, 저렴한 임대비에 장기간 사용을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었다. 축사 인근에 있는 집은 대대적인 수리를 한 끝에 제법 폼 나는 한옥으로 탈바꿈시켰다. 양축 준비도 하나하나 해 나갔다. 발효사료를 쌓고, 집 주변에 염소 방목지를 확보해 울타리도 쳤다. 기회가 닿아 6천여㎡의 감나무 밭도 확보했다. 그리고 주소를 이전했다. 지금은 축사 수리와 염소 입식만을 남겨두고 있다.

주소를 이전할 당시까지도 최씨는 귀농인에게 정부와 지자체에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 지인의 귀띔으로 귀농인을 지원하는 법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4월 13일 신북면사무소를 찾아 귀농인 지원신청을 했다.

     ///수원에서 귀농한 정기연 씨
경기도 수원시에서 지난 3월 신북면 유곡리로 귀농한 정기연(30)씨는 다니던 건설업체가 부도나는 바람에 귀농을 결심했다. 부친의 고향인 영암은 그러나 서울에서 태어난 정씨에게 낯선 곳이었다. 그래도 번잡한 도시를 떠나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두 아이를 생각하면 미래가 불안하다.

집안 친지의 집과 땅을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었던 정씨는 요즘 아내와 함께 농사를 지으며 귀농지원조례에 따른 이른바 농업인턴 일을 하고 있다. 이 일은 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지정한 선도농가에서 월 15일 이상 현장실습을 희망할 경우 월 30만원씩 8개월까지 지원되는 제도로 영농에 취약한 귀농인들에게 보다 빠르게 영농기술을 익히게 해 안정적인 귀농을 돕자는 취지다.

그러나 농사일은 정씨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정씨는 요즘 고민에 빠져있다. 차라리 농기계 수리 기술을 배워 농기계수리센터를 할까하는 생각도 해 본다. 적당한 자리가 있다면 취직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아직까지 귀촌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나름 희망을 갖고 결정한 귀농생활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초 삼호읍으로 전입한 한 귀농인은 요즘 다시 도시로 돌아갈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지자체의 지원제도를 고려해 귀농했지만, 영암에 연고가 전혀 없던 이 귀농인은 농토도 없이 무작정 귀농했다. 앞으로 어떡해야 할지 구체적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기대했던 지원금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영암군 관계자로부터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적정한 자격을 갖춘 귀농인에게만 지원이 이뤄진다는 말을 들었다. 이 귀농인은 별다른 준비없이 막연한 기대감으로 귀농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

     ///올 11가구 귀농…3명 중 2명은 실패
성공한 귀농인도 많지만, 실패해서 도시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농식품부 등에 따르면 귀농한 사람 3명 가운데 2명은 농촌 정착에 실패한다. 이와 같은 현실을 반영해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농촌정착을 돕고 이로 인해 인구유입을 촉진시키자는 취지로 지난 2007년 강진군을 시작으로 전국의 농촌지역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귀농인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영암군도 지난해 말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올해부터 본격 시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조례에 의거, 영암군에 신청서를 접수한 귀농인은 모두 11가구. 군 관계자에 따르면 귀농 상담 전화는 매일 한두 차례 이상 오지만 막상 실제 귀농을 실행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지난해 이전까지 영암군에 귀농한 귀농인의 정확한 통계는 잡혀 있지 않다. 다만 각 읍면사무소를 통해 영농목적 전입자로 분류되는 가구로 대략 집계한 숫자는 지난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230여 가구. 이 가운데 상당수가 IMF 직후인 1998년을 전후해서 귀농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암군으로 귀농해 전남도 지원 대상에 적용된 귀농인이 모두 11가구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내 귀농인이 11가구에 이른다는 점은 영암군의 지원조례가 비교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귀농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이런저런 여건상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사나 짓자”…귀농 상담 쇄도
군 관계자에 따르면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귀농상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중 어느 정도가 실제 귀농을 실행할지는 알 수 없지만 올해 들어 폭발적인 관심을 보인 것만은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불황 및 비정규직 사태와 맞물리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식품부의 귀농자 실태 분석결과 30대의 젊은 층을 포함해 40대 이전세대가 전체의 60%를 차지했으며 직업별로는 회사원이 가장 많은 40%를 점유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위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준비없는 귀농은 그만큼 실패할 확률도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례없는 경제 불황시대를 맞아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 “차라리 시골에서 농사나 짓자”라는 식의 귀농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귀농인 지원정책이 도움이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귀농인이 영농정착에 대한 스스로의 의지와 마음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도 준비되지 않는 귀농인들은 정해진 지원조차 받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군 관계자 분석에 따르면 앞서 소개한 최용배 씨를 비롯한 몇 명의 귀농자만이 치밀한 영농계획을 세우고 귀농했을 뿐, 대다수의 귀농인들은 별 다른 준비 없이 지원정책만을 의지하고 귀농한 것으로 보인다. 상담자들 가운데는 상당한 규모의 영농계획을 밝히면서 실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는 귀농 희망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상담자들은 지원 규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강진군은 귀농인이 일정한 조건을 갖춰야 하며, 군의 지원금과 같은 규모의 자비를 투자해야 한다는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내용은 좀 다르지만 영암군의 경우도 심의위원회에서 영농의지 및 자격 등에 대해 엄격한 심의를 통해 지원을 결정하며,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농촌으로 들어왔다고 무조건 지원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절실
그러나 준비된 귀농인에 대한 군 농정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은 더욱 크게 요구되고 있다. 현재 영암군에서는 단 1명의 직원만이 귀농인 정책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각 읍면 직원들이 함께 있다고는 하지만 귀농정책을 담당하는 별도의 팀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올해에만 벌써 100여 명을 귀농에 이르게 한 인근 강진군과 크게 비견되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귀농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정보제공 및 맞춤지원 등이 미흡할 수밖에 없다. 귀농 희망자 상담과 서류처리, 그리고 현황파악에도 힘이 부치는 실정이다.

최용배 씨는 “그동안 군청에서 한번, 면사무소에서 한번 공무원이 다녀갔다”며 “지원 상황에 대한 일정이라도 명확히 알려주면 고맙겠는데, 뭐가 어찌되는지 물어보기 전에는 말이 없다”면서 군 행정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더욱 다양한 귀농인 지원사업의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지원조례와는 별개로, 이를테면 ‘마을 리더를 활용한 귀농인 멘토제’, ‘농림정책 연계시 귀농자 가점부여’ 등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아울러 많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일정기간 체류하면서 귀농지의 기반을 탐색하고 정착기반을 다질 수 있는 ‘귀농인의 집’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귀농지원을 받을 귀농인의 범위와 자격을 미리 명확히 밝혀놓는 것이 효율적인 귀농지원정책의 기본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지역민들의 따뜻한 관심도 필요
귀농인들에게 농촌은 분명히 기회의 땅이며, 절박한 현실의 땅이기도 하다. 이유야 어떻든 귀농인들은 농촌을 선택했을 때 나름대로의 성공을 꿈꿀 것이다. 그들과 함께 새로운 농촌문화를 가꿔 나갈 때 진정 농촌은 새롭게 거듭 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자치단체는 귀농인들의 성공적인 영농정착을 위해 다양한 지원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주민들 역시 이들에 대해 애정을 갖고 마음으로부터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최근 농촌으로 돌아오는 귀농세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고 보면 결국 이들은 농촌의 새로운 주역으로서 자리 잡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오주석 기자

출처 : 그곳으로 가자!
글쓴이 : 도토리정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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