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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지구를 살릴 수 있을 것 같소” (김창헌/전라도닷컴)

거듭난 삶 2009. 4. 16.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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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릴 수 있을 것 같소”
‘신기한 발전장치’ 발명한 박병춘
김창헌 기자  

철커덕, 철커덕 돌아간다. ‘신기한 발전장치’를 직접 제작·발명한 박병춘씨가 만족해 하고 있다.
‘신기한 발전장치’는 빠른 유속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해내는 기계.
ⓒ 김태성기자


지난 8월25일 진도 울돌목에 작은 ‘소란’이 있었다.
“무슨 일이요.” 울돌목을 찾은 관광객들이 의아해 했다.
“환경부장관도 오라고 했는디….”

박병춘(53·화순 이양면 품평리)씨. 그가 울돌목에서 ‘지구 온난화 해결열쇠(The key for solving the global worming) 신기한 발전장치 개발 발표회’를 가졌다. 언론사 정부관계자 환경단체에도 ‘와서 보라’고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와 그의 몇몇 지인들은 ‘성공이냐, 실패냐’ 설렘 속에 행사를 진행했다.

‘신기한 발전장치’는 그의 설명에 따르면 “자연 그대로의 물을 이용해 많은 양의 신재생 에너지를 기존방식보다 적은 비용으로 생산해내는 기계”. 길이 10m 높이 2m 가량의 이 철재기계는 화순에서부터 큰 화물트럭에 싣고 왔다.

 

오래 전부터 머릿속에 담고 살았던 발명품
 

실험을 위해 크레인 두 대가 동원됐다.  크레인이 이 발명품의 양옆으로 줄을 매달아 들어올렸다. 이제 발명품을  울돌목 물 속에 빠트릴 참이다. 박씨가 “더 멀리, 더 멀리” 소리친다. “(물 속에) 더 집어넣어” 깊이 조절을 한다. “이쪽으로 틀어” 방향조절.

크레인 두 대가 발명품을 들어올려 울돌목 바다에 빠트리고 있다.
ⓒ 김태성기자


철재 기계에 줄줄이 매달린 네모난 양철상자가 물살을 받고 ‘철커덕’ ‘철커덕’ 돌아간다. 원리는 간단했다. 울돌목 빠른 유속을 받아 그 양철상자가 돌아가고 그 회전력으로 전기를 생산해 내는 것.

거센 물살을 받은 ‘신기한 발전기’의 양철상자가 차례차례 돌아간다.
ⓒ 김태성기자


성공의 판가름은 기계에 달린 전구에 불이 들어오느냐. 기계를 물 속으로 더 넣어보고, 빼보고, 돌려보고. 그러나 전구 필라멘트는 붉은 빛을 뿜어내지 못했다.

 
“저것 봐라.” 박씨가 소리친 것은 모든 사람이 전구에서 눈을 떼고 있을 때. 전구 불빛이 깜박깜박거렸다. 희미한 불빛은 잠시나마 켜져 있는 상태를 유지하기도 했다. 박씨는 ‘대성공’으로 받아들였다.

양철상자의 회전력으로 생산된 전기로 드디어 전구에 불이 들어왔다.
ⓒ 김태성기자


“이것으로 충분하다. 물 가상(가장자리)이어서 물 흐름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데 불이 들어왔다. 울돌목 한가운데 (기계를) 넣었다면 몇 배는 더 밝았을 것이다.” 박씨는 몇 가지 문제점도 발견하고 수첩에 메모를 했다.

박씨가 ‘신기한 발전장치’를 생각해낸 것은 아주 오래 전이다. 오래 전부터 머릿속에 이 발명품을 담고 살았다.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일을 저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고생스러운 것 하나 없었다. 흥분되고 즐거웠다”
 

박씨는 쌀농사 짓는 농사꾼이다. ‘발명’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신기한 발전장치’를 만든 것은 순전히 머릿속에서 떨쳐버릴 수 없었기 때문. 혼자서 머릿속 설계도만으로 철재를 자르고 용접을 했다. 3개월에 걸쳐 완성했다.

“고생스러운 것 하나 없었다. 흥분되고 즐거웠다.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었다.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기계다.”

성공적인 발표회를 끝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박병춘씨와 그의 지인들.
ⓒ 김태성기자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기계?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기계다. 공해 일으키지 않고 자연 그대로를 이용, 자연을 보호할 수 있는 기계다. 물이 흐르는 곳이면 어디서든 활용이 가능하다. 강가에 규격에 맞게 설치하면 한 마을에 전기를 공급할 수도 있다.”
 

사실 ‘신기한 발전장치’는 지금의 기술과학에 비춰보면 획기적일 수도 없고 대단한 발명품도 아니다. 그러나 한 마을이 전기요금 걱정 없이 전기를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그의 마음, 나라 발전도 중요하지만 자연 죽여 지구 망하면 모두 헛것이라는 그의 생각은 소중히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아무튼, 그는 머릿속으로만 담고 있던, 기어이 만들고 말겠다는 일을 저질러 홀가분한 모습인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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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출력  2007-10-10
ⓒ 전라도닷컴  
출처 : 오두막 마을
글쓴이 : 나무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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