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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거듭난 삶 2009. 6. 1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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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프리미엄 시대’ [중앙일보]

 

삼성전자 주가수익비율 8년 만에 노키아 제쳐
과거엔 순익 많아도 푸대접
‘코리아 디스카운트’ 벗어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을 바라보는 국제 금융시장의 시각이 바뀌고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세계 증시에 투자하는 큰손들은 일본을 뺀 아시아 지역 기업을 푸대접하는 게 다반사였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국내 기업이 선진국 기업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도 선진국 기업 주식이 더 후한 대접을 받았던 것이다. 그만큼 한국과 아시아 지역에 대한 불신이 심했다. 그래서 ‘아시아 디스카운트’란 말이 생겨났다. 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일상적으로 통하는 용어였다.

그러던 것이 올 들어선 ‘아시아·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적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선진국(MSCI 선진국지수 기준)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4.67배다. 이는 아시아(일본을 제외한 MSCI 아시아지수 기준)의 평균 PER(14.8배)보다 낮았다. 아시아 지역 평균 PER이 선진국보다 높은 것은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 11월 이후 1년 반 만이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30일 기준의 주가로 PER을 계산한 결과 세계 1위 휴대전화 제조사인 핀란드의 노키아보다 6.1%가량 나은 대접을 받고 있었다. 정보기술(IT)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1월 말만 해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주당 순이익의 14.5배를 받은 데 비해 노키아 주가는 실적에 비해 83배나 높게 매겨졌다. 이런 위상이 8년여 만에 뒤바뀐 것이다. 삼성전자 이외에 현대자동차나 LG전자도 투자자들로부터 해외 라이벌에 비해 후한 대접을 받고 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 기업에 대한 불신이 사라졌고, 중국과 인도 등 고성장 국가를 역내에 두고 있는 점이 아시아 지역 기업의 몸값을 높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희성 기자

◆주가수익비율(PER)=기업의 순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누면 주당순이익(EPS)이 산정된다. 이 EPS를 현재 주가로 나눈 수치가 주가수익비율이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성이 돋보이면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를 갖고 높은 가격에도 그 회사 주식을 산다. 따라서 PER이 높은 것은 주가가 고평가된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성장성이 돋보이는 인기 좋은 주식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