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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 자존심 지켜야죠

거듭난 삶 2009. 8. 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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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아성 허물고 IT 강국 자존심 지켜야죠"

  • 조선일보

문진일 티맥스소프트 사장 인터뷰
<이 기사는 이코노미플러스 8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미쳤으니까 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누구도 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에 도전했겠습니까.”

7월7일 PC용 운영체제인 ‘티맥스 윈도’를 공개한 티맥스소프트의 문진일(50) 사장은 “티맥스소프트가 국내 1위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도전정신”이라고 말했다. 티맥스 윈도는 오는 11월11일 정식 버전으로 출시된다.

그가 미쳤다고 지칭한 사람은 박대연 회장과 연구원들. 이번 티맥스 윈도 개발에 참가한 연구원은 모두 350여 명. 개발에만 4년이 넘게 걸렸다. 그동안 연구원들은 두 달에 한 번 꼴로 퇴근했다고 한다.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맡고 있는 박 회장도 주말 없이 일하면서 연구를 이끌었다.

“글로벌 기업들이 수십 년 걸려 개발한 것을 몇 년 만에 하겠다고 했으니 모두 미쳤다고 했어요. 하지만 안주했다간 SW 식민지로 전락할 게 뻔했지요. 박 회장을 비롯한 연구원들이 계란으로 바위를 쳐보자며 죽기 살기로 덤볐어요.”

PC용 운영체제는 개인용 컴퓨터에 탑재되는 필수 소프트웨어다. 이 분야의 세계 시장 규모는 210억달러로 엄청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MS윈도가 88%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은 99%를 MS윈도가 독점하고 있다.

대안 제품이 없기 때문에 국내 컴퓨터 사용자들은 MS윈도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매년 해외로 빠져나가는 로열티가 5000억원에 달한다. 문 사장은 “척박한 국내 소프트웨어 토양에서 독자기술로 PC용 운영체제를 개발해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는 그 자체만으로 위대한 도전”이라며 “티맥스 윈도를 통해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을 허물고 IT 강국의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에는 해외 법인을 11개 신설, 해외 진출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티맥스 윈도로 전 세계 운영체제 시장의 10%만 점유해도 매출 44억달러에, 고용창출 효과만 10만 명이 넘습니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겁니다.”

티맥스소프트는 1997년 박대연 KAIST 교수가 설립한 회사로 지난해 매출액 1021억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1위 소프트웨어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2000년 52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린 이후 연 평균 40%의 고성장을 지속해 왔다.

티맥스소프트는 1997년 창립 이래 주로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 왔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MS, IBM, 오라클 등이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문 사장은 “하기 쉬운 것에만 도전했다면 아무 것도 못했을 것”이라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욱 과감한 도전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