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벨릭스가 유대인의 마음을 얻고자 하여 바울을 구류하여 두니라

거듭난 삶 2024. 2. 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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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사랴 감옥에 갇힌 바울

 

성 경: [24:22-27] 벨릭스가 이 도에 관한 것을 더 자세히 아는고로 연기하여 가로되 천부장 루시아가 내려오거든 너희 일을 처결하리라 하고

23) 백부장을 명하여 바울을 지키되 자유를 주며 친구 중 아무나 수종하는 것을 금치 말라 하니라

24) 수일 후에 벨릭스가 그 아내 유대 여자 드루실라와 함께 와서 바울을 불러 그리스도 예수 믿는 도를 듣거늘

25) 바울이 의와 절제와 장차 오는 심판을 강론하니 벨릭스가 두려워하여 대답하되 시방은 가라 내가 틈이 있으면 너를 부르리라 하고

26) 동시에 또 바울에게서 돈을 받을까 바라는 고로 더 자주 불러 같이 이야기하더라

27) 이태를 지내서 보르기오 베스도가 벨릭스의 소임을 대신하니 벨릭스가 유대인의 마음을 얻고자 하여 바울을 구류하여 두니라.

 

 

[24:22] 벨릭스가 이 도에 관한 것을 더 자세히 아는고로 연기하여 가로되 천부장 루시아가 내려오거든 너희 일을 처결하리라 하고

 

벨릭스가 이 도에 관한 것을 더 자세히 아는 고로 - 벨릭스가 바울의 도에 대해서 어떤 경로를 통해 알게 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가이사랴에 살았던 전도자 빌립의 영향과,

 

(8:40 빌립은 아소도에 나타나 여러 성을 지나 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가이사랴에 이르니라;

 

21:8 이튿날 떠나 가이사랴에 이르러 일곱 집사 중 하나인 전도자 빌립의 집에 들어가서 유하니라)

 

그의 유대인 아내 드루실라에 의해 견문을 갖게 되었으니라고 추측할 뿐이다.

 

(24 수일 후에 벨릭스가 그 아내 유대 여자 드루실라와 함께 와서 바울을 불러 그리스도 예수 믿는 도를 듣거늘).

 

아니면 유대 지역을 총괄하는 총독으로서 유대의 종교적 상황에 대해서 그런 정도의 정보는 입수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여기서 벨릭스가 '더 자세히' 안다고 했을 때 그 의미는 산헤드린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이거나 아니면 벨릭스가 바울의 도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강조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연기하여 - '휴회하다', '휴정하다'는 의미이다. 이 시점에서 재판장 벨릭스가 판결을 연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진행된 더둘로의 고소와 그에 대한 바울의 반대 변호속에서 사실을 충분히 규명할 수 있을 만큼 증언의 진위(眞僞)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천부장 루시아가 내려오면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판결을 내리겠다는 것도 판결 연기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천부장 루시아가 그의 편지를 통해 그가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보고했고 거기에서도 바울을 형사 처벌할 아무런 혐의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23:26-30 글라우디오 루시아는 총독 벨릭스 각하에게 문안하노이다

27) 이 사람이 유대인들에게 잡혀 죽게 된 것을 내가 로마 사람인 줄 들어 알고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구원하여다가

28) 유대인들이 무슨 일로 그를 송사하는지 알고자 하여 저희 공회로 데리고 내려갔더니

29) 송사하는 것이 저희 율법 문제에 관한 것뿐이요 한 가지도 죽이거나 결박할 사건이 없음을 발견하였나이다

30) 그러나 이 사람을 해하려는 간계가 있다고 누가 내게 알게 하기로 곧 당신께로 보내며 또 송사하는 사람들도 당신 앞에서 그를 대하여 말하라 하였나이다 하였더라)

 

이러한 이유 외에도 아마 벨릭스는 바울의 무죄를 확신하고 있으면서도 유대의 최고 종교 지도자인 대제사장 아나니아와 장로들의 분노를 고려함과 동시에 바울에게 뇌물을 받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리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26 동시에 또 바울에게서 돈을 받을까 바라는 고로 더 자주 불러 같이 이야기하더라)

 

 

 

[24:23] 백부장을 명하여 바울을 지키되 자유를 주며 친구 중 아무나 수종하는 것을 금치 말라 하니라

 

바울을 지키되 자유를 주며 - 판결을 연기하고 난 후의 바울에 대한 벨릭스의 처우는 그가 바울의 무죄 됨을 상당 부분 인정하였음을 말해준다.

 

형식적으로 아직 판결이 내려진 상태가 아니므로 바울은 여전히 구금 상태에 놓여있었다. 그러나 바울에게는 훨씬 많은 자유와 후한 대우가 주어졌다.

 

여기서 '자유''풀어 놓다', '쉬게 하다'는 뜻의 '아니에미'에서 파생된 말로 느슨한 구금 상태에서 쉬거나 활동할 수 있는 자유를 허용했음을 가리킨다.

 

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들어와 면회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수종도 들 수 있었다.

 

가이사랴에 있던 전도자 빌립

 

(21:8 이튿날 떠나 가이사랴에 이르러 일곱 집사 중 하나인 전도자 빌립의 집에 들어가서 유하니라),

 

예루살렘에 이르기까지 바울과 동행했던 사람들

 

(20:4 아시아까지 함께 가는 자는 베뢰아 사람 부로의 아들 소바더와 데살로니가 사람 아리스다고와 세군도와 더베 사람 가이오와 및 디모데와 아시아 사람 두기오와 드로비모라;

 

21:17 예루살렘에 이르니 형제들이 우리를 기꺼이 영접하거늘),

 

바울의 조카 등이

 

(23:16 바울의 생질이 그들이 매복하여 있다 함을 듣고 와서 영문에 들어가 바울에게 고한지라)

 

바울을 방문하여 위로도 하고 수종도 들었으리라 추측된다.

 

 

 

[24:24] 수일 후에 벨릭스가 그 아내 유대 여자 드루실라와 함께 와서 바울을 불러 그리스도 예수 믿는 도를 듣거늘

 

드루실라 - 판결이 연기된 후 루시아를 가이사랴로 불러 내렸는지, 혹은 그동안에 아나니아 일행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었는지 등에 대한 언급이 없이 벨릭스가 바울에게 와서 예수 믿는 도를 듣는 이야기가 연결되고 있다.

 

드루실라는 아그립바 1세의 막내 딸이자 아그립바 2세의 누이이고 버니게의 자매였다.

 

그녀는 A.D. 37년경에 태어났고 처음에는 코마겐(Commagene)의 왕자 에피파네스(Epiphanes)와 약혼하였으나 그가 할례를 거부하였기 때문에 파혼하게 되었고 후에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수락했던 에메사(Emesa)의 왕 아지주스(Azizus)와 결혼하였다. 그때가 불과 15세였다.

 

그 후 절세의 미녀인 드루실라에게 매혹된 벨릭스가 구브로 출신의 유대인 마술사 아토모스(Atomos)를 동원하여 자신과 결혼하도록 설득하는데 성공하여 그의 세 번째 아내로 삼았다.

 

드루실라와 벨릭스 사이에는 아그립바(Agrippa)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A.D.70년 베스비오(Vesvius)화산 폭발 때 죽었다고 한다.

 

드루실라는 유대인으로서 당시의 그리스도 예수에 대한 도에 관하여 많은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추측되는데, 서방 사본들에 의하면 드루실라가 더욱 바울을 만나고자 했다고 한다.(Bruce, Haenchen).

 

이렇게 볼 때 벨릭스가 바울의 도를 잘 알았던 것도 아내인 드루실라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24:25] 바울이 의와 절제와 장차 오는 심판을 강론하니 벨릭스가 두려워하여 대답하되 시방은 가라 내가 틈이 있으면 너를 부르리라 하고

 

의와 절제와 장차 오는 심판 - 본문은 놀라울 만큼 강직한 바울의 모습과 대상에 따라 복음을 적절하게 적용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먼저 바울은 자기가 하는 이야기들이 벨릭스 부부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도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과 자기의 안전한 석방을 위하여 그들의 환심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벨릭스 부부의 잘못을 지적하는 내용의 말을 서슴지 않고 말하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다.

 

벨릭스는 잔인함과 탐욕으로 유명할 만큼 불의한 사람이었고

 

(3벨릭스 각하여 우리가 당신을 힘입어 태평을 누리고 또 이 민족이 당신의 선견을 인하여 여러 가지로 개량된 것을 우리가 어느 모양으로나 어느 곳에서나 감사무지하옵나이다),

 

이들 부부는 불륜의 관계로 맺어진 만큼

 

(24 수일 후에 벨릭스가 그 아내 유대 여자 드루실라와 함께 와서 바울을 불러 그리스도 예수 믿는 도를 듣거늘)

 

절제와는 거리가 먼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므로 이들이 만약 회개하지 않는다면 장차 올 심판에서 분명한 응보를 받을 것이었다.

 

한편 본문은 그리스도 예수의 도를 듣고자 하는 벨릭스 부부의 관심사와는 다소 관계가 희박한 것처럼 보이는 말씀이지만 사실상 바울은 복음을 훌륭하게 전달하고 있다.

 

바울은 단순히 복음을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청취자가 복음을 들음으로 해서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따라서 불의와 방종한 삶을 사는 이들 부부의 잘못을 지적하고 장차 올 심판을 확인시킴으로써 회개로 나아가게 하며 또한 하나님의 거룩한 의()를 믿음으로써 받아들이게끔 안내하였던 것이다.

 

(1:17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두려워하여 - 벨릭스는 바울의 강론을 들은 후 마음의 두려움을 느꼈으나 그 이상 더 진전하지는 못하였다.

 

이것은 마치 침례 요한의 의로운 선포를 인정하여 두려워하였으나 그 이상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려는 결단을 내리지 않음으로써 결국에는 요한의 목을 베는 죄악을 저질렀던 헤롯왕의 경우와 유사하다.

헤롯도 불륜의 결혼 관계를 맺었었다.

 

(6:17-29 전에 헤롯이 자기가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에게 장가 든고로 이 여자를 위하여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잡아 옥에 가두었으니

18) 이는 요한이 헤롯에게 말하되 동생의 아내를 취한 것이 옳지 않다 하였음이라

19) 헤로디아가 요한을 원수로 여겨 죽이고자 하였으되 하지 못한 것은

20) 헤롯이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하여 보호하며 또 그의 말을 들을 때에 크게 번민을 느끼면서도 달게 들음이러라

21) 마침 기회 좋은 날이 왔으니 곧 헤롯이 자기 생일에 대신들과 천부장들과 갈릴리의 귀인들로 더불어 잔치할새

22) 헤로디아의 딸이 친히 들어와 춤을 추어 헤롯과 및 함께 앉은 자들을 기쁘게 한지라 왕이 그 여아에게 이르되 무엇이든지 너 원하는 것을 내게 구하라 내가 주리라 하고

23) 또 맹세하되 무엇이든지 네가 내게 구하면 내 나라의 절반까지라도 주리라 하거늘

24) 저가 나가서 그 어미에게 말하되 내가 무엇을 구하리이까 그 어미가 가로되 침례 요한의 머리를 구하라 하니

25) 저가 곧 왕에게 급히 들어가 구하여 가로되 침례 요한의 머리를 소반에 담아 곧 내게 주기를 원하옵나이다 한대

26) 왕이 심히 근심하나 자기의 맹세한 것과 그 앉은 자들을 인하여 저를 거절할 수 없는지라

27) 왕이 곧 시위병 하나를 보내어 요한의 머리를 가져오라 명하니 그 사람이 나가 옥에서 요한을 목 베어

28) 그 머리를 소반에 담아다가 여아에게 주니 여아가 이것을 그 어미에게 주니라

29) 요한의 제자들이 듣고 와서 시체를 가져다가 장사하니라)

 

아마 벨릭스 부부는 복음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으리라 짐작된다. 왜냐하면 그들이 다시 바울을 불러 그리스도의 도를 들었다는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24:26] 동시에 또 바울에게서 돈을 받을까 바라는 고로 더 자주 불러 같이 이야기하더라

 

돈을 받을까 바라는 고로 - 벨릭스의 두려움은 잠깐뿐이었고 그의 재물에 대한 탐욕은 하나님의 심판을 이야기한 바울에게까지 돈을 기대하는 촌극을 연출하고 있다.

 

그는 아마 바울이 구제금을 가지고 예루살렘에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그에게 상당한 기금이 있으리라 추측했던 것 같다.

그리하여 벨릭스는 바울을 자주 불러 돈을 요구하는 말을 간접적으로 전했거나 협박과 회유를 하면서 돈을 주면 석방해 줄 수도 있음을 직접 암시하기도 하였을 것이다.

 

율리아(Julia)법에 의하면 돈을 받고 죄수를 풀어주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를 위반하는 경우 관직에서 쫓겨나 추방당하고 재산을 몰수당하도록 되어 있었다.(Robertson).

 

그러나 타락한 관리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며 불의한 재산을 축적했다.

 

 

 

[24:27]27) 이태를 지내서 보르기오 베스도가 벨릭스의 소임을 대신하니 벨릭스가 유대인의 마음을 얻고자 하여 바울을 구류하여 두니라.

 

이태를 지내서 - 바울의 판결을 연기하겠다고 결정한 후 2년이 경과하였음을 뜻한다.

 

천부장 루시아가 내려오면 판결을 하겠다고 해놓고 2년이 지나도록 재판을 속개(續開)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벨릭스는 바울을 석방하면 유대인들의 비난과 반감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판단하고서 계속 바울을 억류시켜 두었으리라 짐작된다.

 

대중들에게 별 인기도 없는 한 개인에게 부당한 처사를 행하더라도 자신의 기반만은 안전하게 유지하고자 했던 밸릭스에게서 권력가의 비열한 일면을 볼 수 있다.

 

보르기오 베스도가 벨릭스의 소임을 대신하니 - 보르기오 베스도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그가 전임자나 후임자에 비해 성실하고 유능했으며 비교적 선량한 총독으로서 공정한 통치를 하려고 애썼다는 것과 벨릭스에 비해 자기 구역의 강도들을 제거하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정도가 알려지고 있을 뿐이다.(Josephus, Antiq, XX 8:9).

 

한편 보르기오 베스도가 벨릭스의 직무를 이어 받았다는 것은 벨릭스가 소환(召還)되었음을 뜻하는데 그의 소환 이유에 대해서는 가이사랴에 있었던 유대인과 헬라인 사이의 내전과 관련이 있다는 견해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즉 당시 유대인과 헬라인들 사이에는 가이사랴에 있었던 유대인과 헬라인들 사이에는 가이사랴에 주도권 장악을 놓고 분쟁이 있었는데 이 분쟁에 벨릭스가 개입하는 과정에서 많은 유대인들이 희생되고 투옥 당하였으며 재산을 약탈당했다.

 

여기에는 벨릭스의 사리사욕과 잔인성이 크게 작용했다. 그리하여 유대인들이 로마에 대표를 파견하여 강력한 항의를 하였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끝내는 소환되기에 이르른 것이다.

 

그는 소환되어 엄한 형벌을 받아야 했으나 그의 형 팔라스(Pallas)의 중재로 형벌을 면하였다.(Josephus, Wars II;Antiq.XX).

 

벨릭스가 유대인의 마음을 얻고자 하여 바울을 구류하여 두니라 - 벨릭스가 물러나면서 바울을 석방하지 않고 구금된 채로 두도록 조치한 것은 조금이라도 유대인들의 반감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에서였다.

 

아무튼 바울로서는 전후 사정을 모르는 보르기오 베스도에 의해 다시 재판을 받는 것이 결코 유리한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