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세계 車업계 ‘승자의 저주’ 경계령

거듭난 삶 2010. 1. 25. 11:28
728x90

세계 車업계 ‘승자의 저주’ 경계령

헤럴드경제 | 입력 2010.01.25  




"도요타에 뺏긴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라는 수식어에 얽메이지 않겠다. 이제는 내실 경영이다." '자동차업계의 전설'로 불리는 밥 루츠 GM 부회장 겸 글로벌제품 개발 및 디자인 고문의 말이다.

세계 자동차업계가 외형 경쟁에서 벗어나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급선회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고 덩치만 키운 업체들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은 데 따른 변화다. 자동차판 '승자의 저주'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다.

▶도요타 리콜사태는 승자의 저주?=

도요타는 세계 자동차 업계 1위 업체로 올라선 직후 오히려 수익성 악화와 품질력 저하에 따른 리콜 사태로 악몽의 나날을 겪고 있다. 지난 21일 도요타는 가속 페달 결함을 이유로 미국에서 판매한 중형차 캠리와 라브4 등 8개 차종 약 230만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고 지난해에도 운전석 발판에 문제가 발견된 렉서스 ES350 차량 420만여대를 리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무리한 확장과 원가 절감 정책이 도요타를 오히려 승자의 저주로 몰아넣었다는 평가다. 금융위기로 아픔을 겪은 미국 빅3 업체들은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존심 때문에 외형을 키우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거물들 '내실 제일주의' 선언=

밥 루츠 부 회장은 "(GM의) 최고 목표는 존중받고 수익을 창출해 주주에게 최대의 이익을 제공해 주는 건실한 자동차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회사 규모가 커지면 어리석은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앨런 멀럴리 포드 CEO도 올해 포드의 최우선 과제로 '이익 극대화'를 내세우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수요 중심 생산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포드는 최근 3년 간 지속해 온 딜러망 통폐합을 올해도 이어간다. 4400개를 웃돌던 딜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550개까지 축소됐다.

피에스타, 포커스, 퓨전 등 소형차 라인업을 보다 강화해 각종 편의장치를 장착 판매단가를 높이는 방안도 병행키로 했다. 실제 포드는 내년 시판 예정인 포커스의 신모델에 포르쉐 스포츠 쿠페의 일부 사양을 장착하기로 확정했다.

이런 흐름에 도요타도 생산량 증대 전략을 뒤늦게나마 수정에 나섰다. 요시미 이나비 도요타 북미 담당이 최근 미국에서 열린 오토모티브뉴스 월드 콘그레스에서 "다양한 친환경차 출시 등을 통해 도요타가 인류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쪽으로 투자를 늘리겠다"고 강조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현대차 "수익이 있는 곳에 투자있다"=

지난해 눈부신 실적을 올린 현대ㆍ기아차도 마찬가지다. 올해 중국 베이징 3공장과 브라질공장을 착공하는 등 외형에 관심을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내실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가 신흥시장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인도에 3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일단 접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생산량을 무리하게 늘릴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는 "내실을 기하다보면 외형 성장도 따라오지만 외형이 확대된다고 해서 내실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느냐가 생산량 확충 여부를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라고 말했다.
이충희ㆍ윤정식 기자/hamlet@heraldm.com

'자동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형 아반떼   (0) 2010.01.27
도요타, 안전결함으로   (0) 2010.01.27
현대·기아차, 위상이 달라졌다  (0) 2010.01.12
자동차 혹한기 관리법   (0) 2010.01.08
4륜구동車  (0) 2010.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