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크랩] 탈북자가 본 한국의 후진성

거듭난 삶 2011. 2. 2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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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가 본 한국의 후진성

 

한국은 일본의 경제를 따라잡겠다고 하면서도

도시청결이나 시민선진화를 압도하겠다는 공언은

왜 없는 것인가?

 

어제 명동에 갔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단골코스라는 말이

실감됐다.

외국인들로 붐비였고,

주 고객인 그들에게 물건을 파는 젊은이들도

영어나 일어, 중어에 능해 보였다.

사실 탈북해서 처음 가보았을 때는

명동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거리인 줄로만 알았다.

 

유리빌딩들이며

건물 벽의 그림타일까지도 마냥 신비해 보였다.

그러나 그때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은

명동 골목을 걷는 내내 줄곧 눈살을 찌푸리게 됐다.

거리에 함부로 내버려진 무수한 담배꽁초들과

각종 오물들, 노골적으로 뿌려진 전단지들,

거침없이 침 뱉는 사람들...

 

서울을 자랑하는 명동이 아니라

우리 문명의 현 주소를 고발하는 전시관 같았다.

나는 작년에 일본 국가기본문제연구소 초청으로

3달 동안 도쿄에 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 외에도 세미나와 책 출판으로 두 번을 더 갔었는데 갈 때마다 놀랐던 것은 일본의 청결이었다.

 

골목 어디를 가나 깨끗했고,

담배꽁초 같은 사소한 오물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자기 관할 구역을 거두는 손들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이 없었다.

바쁜 길을 멈추고 공동 재떨이 앞에서

서둘러 담배를 피우고

돌아서는 일본인들의 등을 보며

처음엔 나는 이런 의문을 가졌었다.

저 사람들에겐

과연 개인 편의주의의 한계와 기준이 무엇일까?

 

일본 슈퍼마켓 어디에서나 팔리는

휴대용 담배 재떨이를 보았을 땐

그 자체가 충격이었고,

거기서 나는 그 답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것은 작은 담뱃재라 할지라도

자신에게 버릴 줄 아는

일본인들의 절제되고 책임감 있는 시민의식이었다.

그러한 국민성을 가졌기에 인사말처럼 어디서나,

어떤 경우에나 통용되는 일본의 대표적 언어가

‘스미마셍’(죄송합니다.)인 것 같다.

 

그 ‘스미마셍’으로 개인 간의 신뢰를 유지하고,

자기 집 앞의 눈을 깨끗이 걷어내고,

인적이 드문 시골 음식점에서도

성의껏 서비스할 줄 아는 일본!

국민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사회모습들이

곧 일본의 선진화라고 본다.

한편으론 나는 한국 슈퍼마켓들에서도

과연 휴대용 담배재떨이가 팔리기나 할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이쯤에서 나는 묻고 싶다.

한국은 일본의 경제를 따라잡겠다고 하면서도

도시청결이나 시민선진화를 압도하겠다는

공언은 왜 없는 것인가?

스포츠에서도 그 어느 나라보다

일본만큼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우리 국민인데

왜 문명발전에 대한 승부욕은 언급조차 없는 것인가?

일본이어서?

친일행위인 것 같아서?

 

일본으로부터

과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은 반드시 받아내야 하지만,

그 전제에 밀려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까지

감히 칭찬조차 못한다면

그야말로 옹졸하고 편협한 열등감이다.

또 미워하는 것만으로 ‘반일(反日)’을 한다면

우리는 일본을 영원히 이길 수 없다.

 

나는 ‘반일(反日)’을

‘애국(愛國)’의 대명사처럼 부르짖으며

선동하는 사람들보다

차라리 휴지조각을 버려야 할 곳에 버릴 줄 아는

과묵한 사람이

참말로 오늘날의 진정한 애국시민이라고 본다.

박정희대통령이

‘새마을운동’으로 국민문명의 전환점을 만들었고,

그것이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처럼

선진화 도약의 필수 조건은

우리 국민들 스스로가

개인문명으로 보다 발전할 때일 것이다.

 

나는 어제

오물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명동거리를 거닐며

일본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한국의 후진성을 보았다.

그것도 세계 최후진국인 북한에서 탈출한지

5년밖에 안 되는 탈북자인 나의 이 두 눈에 말이다.

 

 

 


Mozart - Die Zauberflöte, Opera, K. 620
"Dies Bildnis ist bezaubernd schön"


 

○ 글 : 탈북자 정진성



출처 : 國家와 民族을 ♡하는 老宿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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