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통카드 시스템의 세계화

거듭난 삶 2011. 7. 20. 05:26
728x90

 

보고타 교통을 벤치마킹했던 서울, 7년 만에 교통카드시스템 역수출

입력 : 2011.07.20 03:00

서울 버스전용차로 모델市에 LG CNS, 시스템 구축키로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과 오클랜드 시민이 버스에서 교통카드를 갖다대면 즉시 그 정보가 우리나라 인천에 있는 'T머니 정산센터'로 날아온다. 이 지역을 운행하는 버스 1100대가 2008년부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것과 동일한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정산센터에서 요금 지불을 승인하면 뉴질랜드의 버스회사에 탑승요금이 입금된다.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도 지난 3월 한국의 버스 운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리나라의 첨단 교통 IT인프라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LG CNS는 19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교통카드 시스템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인구 1000만명이 사는 보고타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 1만2000대에 교통카드로 요금을 자동징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40여곳의 정류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해 버스 운행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총 사업 규모는 3억달러(3200억원)에 달한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버스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LG CNS는 인구 1000만명인 보고타시의 시내버스 1만2000여대에 서울형 교통카드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권을 따냈다. /LG CNS 제공
LG CNS는 서울·뉴질랜드·말레이시아에 교통카드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교통카드 1장만 있으면 버스·지하철을 마음대로 갈아타고 택시 요금까지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몇 번 버스가 현재 어느 정류장을 통과 중이고 다음 버스는 언제 도착하는지, 전체 노선의 운행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등 각종 정보를 분석해 대기 승객에게 알려주고 배차간격을 조정하는 버스 운영관리 기능도 교통카드 시스템에 통합돼 있다.

콜롬비아의 보고타는 서울시가 2004년 버스 전용차로와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할 때 모범사례로 연구했던 도시다. 서울의 2.5배 면적을 가진 보고타는 2000년대 초 급증하는 자동차 매연과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스 전용차로를 도입해 중남미 국가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보고타 교통시스템을 참조한 지 7년 만에 더 진화된 시스템을 역(逆)수출하게 된 것이다.

LG CNS는 지난 5월부터 약 3개월간 스페인·브라질 등 글로벌 기업과 치열한 경쟁 끝에 이번 사업을 따냈다.

LG CNS는 우선 내년 말까지 보고타에 버스 전용차로 노선을 확대하고 시내버스 1만2000대에 교통카드 요금 자동징수기와 운행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어 2015년까지 기존 노선과 합쳐 보고타 시내의 모든 버스와 정류장을 단일 환승 시스템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LG CNS 김대훈 사장은 "버스와 정류장에 설치하는 요금징수기, 출입게이트, 충전장치 등을 국내 IT업체들이 만든 장비 중심으로 구성, 동반 수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등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대도시를 비롯해 중동·남미 등에 서울형 교통카드 시스템을 추가로 수출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