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高임금에 갇힌 국산車

거듭난 삶 2016. 9. 17. 19:46
728x90

 

[오피니언]        시론-김회평 논설위원

 

 

高임금에 갇힌 국산車

            

문화일보

김회평 논설위원

2016 09 12()



 



현대자동차 임금협상이 추석 타결에 실패하자 노조는

 

길게 보고 가겠다 했다.

 

이미 16차례 파업카드를 빼들면서 83600 생산 제동을 노조다. 언제까지 버티나 보자는 투로 들린다. 임금 58000 인상, 성과급 격려금 350%+330 , 전통시장 상품권 20 , 주식 10 지급을 내용으로 노사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78% 반대로 퇴짜를 맞았다.

 

사람당 돌아가는 몫이 1800 정도라는데 그것도 성에 찬다는 것이다. 귀족노조의 탐욕 비난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지만,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조합원의 기대와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다는 지적을 새기겠다 했다. 노조 안팎의 시각차는 이렇듯 극단적이다.

 

다소 오해의 소지는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600 원이다. 올해 잠정안이 거기에 1800 원을 덧붙이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 임금구조는 기본급, 시간외수당, 성과급(일시급·주식 포함), 상여금이 대략 4분의 1 차지한다. 변동급이 고정급보다 월등히 높은 기형적 형태다. 매년 노사협상은 기본급보다도 성과급·격려금 크기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조합원은 올해 몫이 예전 같지 않다고 것이다. 이런 구조에선 해마다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고, 현대차노조는 최강의 전투력을 앞세워 고율의 임금 인상을 쟁취해왔다.

 

그러나 현대차 고임금체제는 취약한 구석이 많다. 변동성이 임금구조에선 갑작스러운 경기침체 외부 변수에 좌우되기 쉽다.

 

근본적으로는 고임금이 생산성이나 숙련도와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국내 공장에서는 만드는 26.8시간 걸리지만,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낮은 임금에도 14.7시간 만에 만들어낸다.

 

노조는 숙련에 따른 보상 차별화가 내부분열을 가져온다는 이유로 기피해왔고, 회사도 숙련에 신경 여유가 없었다. 고임금과 낮은 생산성·숙련도 괴리는 현대차 근로자에겐 잠재적 고용불안 요인이다.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GM 고위 임원이 높은 인건비와 소모적 노사관계가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경고한 것이 벌써 1년여 전이다.

 

한국GM 지난해 1 가까운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올해도 노조 파업으로 말리부 인기 신차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5 완성차의 2014 평균 임금은 9234 원으로 일본 토요타(8351 ) 독일 폭스바겐(9062 ) 앞질러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국산차 평균 수출단가는 15000달러로 일본(23000달러) 독일(27000달러) 크게 미친다. 이래서야 경쟁이 없다.

 

메이드 코리아자동차의 쇠락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455 대로 4 사이에 2.2% 줄었다. 기간 중국은 33%, 미국 39.9%, 일본이 10.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홀로 거꾸로 가고 있다. 수출 역시 4년째 뒷걸음질이다.

 

2000 이후 국내에선 새로 자동차 조립공장을 짓겠다는 소식이 없었다. 대신 나라 밖으로 향했다. 지난 8 40 규모의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준공하면서 세계 5 현대·기아차의 생산능력은 848 대로 늘었다. 60% 510 대가 국외 물량이다. 완성차가 나가면 부품업체도 동행한다. 양질의 일자리도 따라나선다.

 

기아차가 멕시코 공장을 세우면서 직접 고용 3000명을 포함해 15000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부러운 고용 기회를 눈뜨고 잃고 있는 셈이다.

 

생산시설의 글로벌화 전략엔 여러 고려 요소가 있겠지만, 임금과 노조리스크, 생산성 변수를 무시할 없다. 각국 정부는 일자리를 유치하려고 파격적인 조건도 마다하지 않는다.

 

어떤 기업이 위험을 감수하고 한국에 투자하려 하겠는가. 강성 대기업 노조와 짝을 이룬 고임금 체제는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에게 비용을 전가해 양극화를 키우는 한편, 예비 일자리마저 외국으로 쫓아내고 있다. 이제 현대차노조가 싸워야 하는 상대는 회사가 아니라 외국 공장의 근로자들이다.

 

생산 주도권이 국외로 넘어가고 있는 마당에 저생산성·고임금으로 마냥 버틸 없다. 글로벌 경쟁사에선 적대적 노사관계가 사라진 오래다.

 

파업에 기대는 방식은 시대착오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생존할 있도록

 

길게 보고 가는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