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심판의 경고
성 경: [렘 4:5-18] 너희는 유다에 선포하며 예루살렘에 공포하여 이르기를 이 땅에서 나팔을 불라 하며 또 크게 외쳐 이르기를 너희는 모이라 우리가 견고한 성으로 들어가자 하고
6) 시온을 향하여 기호를 세우라, 도피하라, 지체하지 말라, 내가 북방에서 재앙과 큰 멸망으로 이르게 할 것임이니라
7) 사자가 그 수풀에서 올라왔으며 열방을 멸하는 자가 나아왔으되 네 땅을 황폐케 하려고 이미 그 처소를 떠나 나왔은즉 네 성읍들이 황폐하여 거민이 없게 되리니
8) 이를 인하여 너희는 굵은 베를 두르고 애곡하라 대저 여호와의 맹렬한 노가 아직 너희에게서 돌이키지 아니하였음이니라
9)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그 날에 왕과 방백들은 실심할 것이며 제사장들은 놀랄 것이며 선지자들은 깜짝 놀라리라
10) 내가 가로되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주께서 진실로 이 백성과 예루살렘을 크게 속이셨나이다 이르시기를 너희에게 평강이 있으리라 하시더니 칼이 생명에 미쳤나이다
11) 그 때에 이 백성과 예루살렘에 이를 자 있어서 뜨거운 바람이 광야 자산에서 내 딸 백성에게 불어온다 하리라 이는 키질하기 위함도 아니요 정결케 하려함도 아니며
12) 이보다 더 강한 바람이 나를 위하여 오리니 이제 내가 그들에게 심판을 베풀 것이라
13) 보라 그가 구름 같이 올라오나니 그 병거는 회리바람 같고 그 말들은 독수리보다 빠르도다 우리에게 화 있도다 우리는 멸망하도다 하리라
14) 예루살렘아 네 마음의 악을 씻어 버리라 그리하면 구원을 얻으리라 네 악한 생각이 네 속에 얼마나 오래 머물겠느냐
15) 단에서 소리를 선포하며 에브라임 산에서 재앙을 공포하는도다
16) 너희는 열방에 고하며 또 예루살렘에 알게 하기를 에워싸고 치는 자들이 먼 땅에서부터 와서 유다 성읍들을 향하여 소리를 지른다 하라
17) 그들이 밭을 지키는 자 같이 예루살렘을 에워싸나니 이는 그가 나를 거역한 연고니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18) 네 길과 행사가 이 일들을 부르게 하였나니 이는 너의 악함이라 그 고통이 네 마음에까지 미치느니라.
[렘 4:5] 너희는 유다에 선포하며 예루살렘에 공포하여 이르기를 이 땅에서 나팔을 불라 하며 또 크게 외쳐 이르기를 너희는 모이라 우리가 견고한 성으로 들어가자 하고
▶ 이 땅에서 나팔을 불라 - 여기서부터는 심판의 상세한 내용이 묘사된다.
'나팔을 불라'는 것은 사자(使者)의 가슴 아픈 전달 사항을
유다와 예루살렘에 알린다는 뜻이다.
이런 내용은 호세아가 외친 경고의 말씀과 유사하며,
(호 5:8 너희는 기브아에서 코넷을 불고 라마에서 나팔을 불며 벧아웬에서 크게 외쳐 이르기를, 오 베냐민아, 너를 쫓아온다, 하라),
후대의 요엘 선지자도 이와 비슷한 경고를 고하였다.
(욜 2:1 너희는 시온에서 나팔을 불며 내 거룩한 산에서 경고의 소리를 내어 그 땅의 모든 거주민들이 떨게 하라. 주의 날이 이르느니라. 그 날이 매우 가까우니).
[렘 4:6] 시온을 향하여 기호를 세우라, 도피하라, 지체하지 말라, 내가 북방에서 재앙과 큰 멸망으로 이르게 할 것임이니라
▶ 시온을 향하여 기호를 세우라 - '기호'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네스'는
'표준', '기준', '신호'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무슨 신호를 가리키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아마 위급한 상태를 알리기 위해 먼 지역까지 전달할 수 있도록
높은 곳에 봉화와 같은 것을 올리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라기스(Lachish)의 발굴에서 나온 편지 중의 하나는
B.C.586년 느브갓네살 침략 당시 남유다에 긴급 사태가 발생했음을 언급하고 있다.
이 편지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
'왕께서 지시한 대로 우리는 리가스의 기호('네스')를 지켜보고 있나이다.'
[렘 4:7] 사자가 그 수풀에서 올라왔으며 열방을 멸하는 자가 나아왔으되 네 땅을 황폐케 하려고 이미 그 처소를 떠나 나왔은즉 네 성읍들이 황폐하여 거민이 없게 되리니
▶ 사자가 그 수풀에서 올라왔으며 - 여기서 사자에 비유된 침략자는 바벨론을 가리킨다.
51:38에서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혼비백산하는
바벨론 거민들을 부르짖는 사자 새끼에 비유하고 있다.
하나님과의 언약을 파기하고 회개하지 않는 유다 백성은,
마치 먹이를 찾아 나온 굶주린 사자에게 찢기듯이
처참한 비극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 본절의 요지이다.
당시 바벨론은 B.C.612년에 앗수르를 점령한 데 이어서
근동 지역의 패권을 잡기 시작했으며,
그 여세를 몰아 주변 열국들을 초토화시켜 나가고 있었다.
[렘 4:8] 이를 인하여 너희는 굵은 베를 두르고 애곡하라 대저 여호와의 맹렬한 노가 아직 너희에게서 돌이키지 아니하였음이니라
▶ 굵은 베를 두르고 - '굵은 베'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사킴'은
거칠고 조잡한 삼베류의 옷을 뜻하는데 흔히 슬픔과 애곡을 표현할 때 입었다.
(사 15:3 그들이 자기들의 거리에서 굵은 베옷으로 몸을 두르고 자기들의 집 지붕과 거리에서 저마다 울부짖으며 크게 울리로다;
겔 7:18 또 그들이 굵은 베로 자기 몸을 두를 것이요, 공포가 그들을 덮으며 수치가 모든 얼굴 위에 임하고 그들의 머리는 다 대머리가 되리라).
[렘 4:9]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그 날에 왕과 방백들은 실심할 것이며 제사장들은 놀랄 것이며 선지자들은 깜짝 놀라리라 -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던
왕과 방백, 제사장, 선지자 등의 지도층 인사들이(2:8,26)
이 소식에 놀라 공포에 사로잡히는 내용이 언급되고 있다.
왕과 방백 등의 정치 지도자들은 안전과 희망의 근거를 잃었기 때문에 쓰러진다.
또한 거짓 선지자들은 그들이 내세운 희망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되며
배도한 제사장들이 내세운 공허한 안전 역시 거짓으로 판명날 것이다.
[렘 4:10] 내가 가로되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주께서 진실로 이 백성과 예루살렘을 크게 속이셨나이다 이르시기를 너희에게 평강이 있으리라 하시더니 칼이 생명에 미쳤나이다
▶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주께서 진실로 이 백성과 예루살렘을 크게 속이셨나이다 -
이는 예레미야가 받은 바
하나님의 심판에 관한 계시에 대단히 슬퍼하고 있는 모습이다.
(19절 애가 타고 애가 끓는도다! 내 마음이 심히 아프고 내 마음이 내 속에서 소리를 내는도다. 오 내 혼아, 네가 나팔 소리 곧 전쟁의 경보를 들었으므로 내가 잠잠할 수 없도다).
이것은 또한 예레미야의 성품이 어떠한지 그 일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하나님과 많은 대화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얼핏 보면 예레미야의 이런 항의는 참람되어 보인다.
감히 인간이 하나님께 이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예레미야는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는 하나님의 주권을 확실히 믿고 있었고
언젠가는 하나님의 신실한 계획이 실행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런 표현은
자기 자신의 삶이든 아니면 타인의 삶이든 간에
비극적인 처지를 보고 깊은 슬픔을 느낀 데서 나온 일시적인 한탄인 것이다.
▶ 이르시기를 너희에게 평강이 있으리라 하시더니 - 본절 상반절과 마찬가지로
본 구절 또한 해석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혹자는 '이르시기를'을 '그들이 이르기를'이라 번역한 70인역(LXX)에 근거하여,
본문이 거짓 선지자들의 예언을 인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Cheyne, Hyatt).
그러나 이는 원문 독법상의 혼란을 야기시킨다.
보다 적합한 해석으로는,
여기에서 예레미야가
거짓 선지자들의 감언이설을 허용하신 하나님께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경에는 인간의 자의적 악행을
하나님이 허용하거나 내어 버려두신 것을
마치 하나님이 그 악행에 개입하신 것처럼 표현한 사례가 종종 나온다.
(출 9:12 주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셨으므로 그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아니하였으니 주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것과 같았더라;
살후 2:11 이런 까닭에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강한 미혹을 보내사 그들이 거짓말을 믿게 하시리니).
[렘 4:11] 그 때에 이 백성과 예루살렘에 이를 자 있어서 뜨거운 바람이 광야 자산에서 내 딸 백성에게 불어온다 하리라 이는 키질하기 위함도 아니요 정결케 하려함도 아니며
▶ 뜨거운 바람이 광야 자산에서 - '뜨거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차흐'는
문자적으로 '맑은', '깨끗한'이란 뜻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사하라 사막의 열풍으로서 파멸을 상징하고 있다.
이렇게 맑은 바람이 '파멸'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논리적 설명은,
바람을 막아줄 나무나 그 어떤 방파제 같은 것이 없음을 뜻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바람은 내 딸 백성에게 불어오는데,
KJV, RSV에서는 이를 '내 백성의 딸'(the daughter of my people)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내 딸'과 '내 백성'은 동격으로 쓰이고 있으므로 '내 딸=내 백성'으로 이해함이 무난할 것이다.
비록 심판을 선언하고 있는 상황이긴 해도
예레미야는 이스라엘과 여호와 하나님 사이의 언약 관계를
분명하게 지적하였던 것이다.
▶ 키질하기 위함도 아니요 정결케 하려함도 아니며 - 이는 타작 마당의
키질하기 위해 부는 바람을 비유적으로 사용한 것인데,
앞으로 유다에 임할 바람은 알곡을 추리기위한
키질용 바람이 아님을 선포한 것으로서
이들을 몽땅 날려버리는 엄청난 파멸의 바람이 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Calvin, J.Bright, Nicholson, Clarke).
[렘 4:12] 이보다 더 강한 바람이 나를 위하여 오리니 이제 내가 그들에게 심판을 베풀 것이라
▶ 나를 위하여 오리니 - 유다에 임할 심판이
하나님의 명령으로 나왔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태까지 유다 백성이 여호와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좇았던 것에 대한 보응으로
이제는 하나님이 그들에게 심판을 베푸실 것이다.
그리고 '심판을 베푼다'는 것은 하나님이 재판장이 되사
유다의 범죄 행위에 대한 형을 선고하심을 나타내는 말이다.
(Thompson, Clarke, NIcholson).
[렘 4:13] 보라 그가 구름 같이 올라오나니 그 병거는 회리바람 같고 그 말들은 독수리보다 빠르도다 우리에게 화 있도다 우리는 멸망하도다 하리라
▶ 구름같이 올라오나니 그 병거는 회리바람 같고 - 심판의 도구로서
유다에 밀어닥칠 적군의 진군 광경을 묘사하고 있는 말씀이다.
예레미야는 환상을 통해 유다를 침략할 적군이
마치 빽빽한 구름과도 같이 밀려 들어오는 것을 목격하고
고뇌에 찬 탄성을 질렀을 것이다.
그의 고통스러운 심정은 심판 장면을 묘사하는 12-18절이 끝난 다음에 기술되어 있다.
이에 대한 백성의 반응은 '우리에게 화 있도다 우리는 멸망하도다'란 것이었는데,
이는 온 땅이 황폐화 된 것에 대한 백성들의 자책과 후회의 한탄을 말한다.
하나님의 심판이 비록 더딘 것 같아도
일단 하나님의 심판이 주어질 때는 그 어느 누구도 이를 막을 수 없고
또 후회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을 우리는 깨달아야 할 것이다.
(J.Bright, Nicholson).
[렘 4:14] 예루살렘아 네 마음의 악을 씻어 버리라 그리하면 구원을 얻으리라 네 악한 생각이 네 속에 얼마나 오래 머물겠느냐
▶ 네 마음의 악을 씻어 버리라 - 예레미야는 이런 심각한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그들에게 제시하고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과 화목하고 그들의 죄악을 회개하는 것이다.
여기서 '악'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라아'(*)는
'상하게 하다', '깨뜨리다' 등의 뜻인 '라아'(*)에서 유래한 말로서
구약에서 흔히 쓰인 단어이다.
(창 6:5 하나님께서 사람의 사악함이 땅에서 커지고 또 그의 마음에서 생각하여 상상하는 모든 것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출 32:22 아론이 이르되, 내 주여, 맹렬히 분노하지 마소서. 당신이 이 백성을 알거니와 그들은 해악에 빠진 자들이니이다;
민 32:13 주의 분노가 이스라엘을 향해 타올라 그분께서 그들로 하여금 사십 년 동안 광야에서 방황하게 하셨으므로 마침내 주의 눈앞에서 악을 행한 그 세대가 모두 소멸되었느니라;
신 1:35 분명히 이 악한 세대의 이 사람들 중에는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주기로 맹세한 그 좋은 땅을 볼 자가 하나도 없으리라;
삿 9:56 아비멜렉이 자기 형제 칠십 명을 죽여 자기 아버지에게 사악한 일을 행한 것을 하나님께서 이같이 갚으셨고;
삼상 25:21 그런데 다윗이 이미 말하기를, 내가 광야에서 이 자가 가진 모든 소유를 지켜 그에게 속한 모든 것 중에서 하나도 잃어버리지 아니하게 한 것이 참으로 헛되었도다. 그가 내게 악으로 선을 갚았도다).
3장에서도 예레미야는 이와 유사한 회개로의 부르심을 촉구하였다.
아마 예레미야는 심판이 문앞에 이르렀다고 해도
회개로의 부르심이 늦지는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Thompson).
[렘 4:15] 단에서 소리를 선포하며 에브라임 산에서 재앙을 공포하는도다
▶ 단에서 소리를 선포하며 - '단'은 팔레스틴 북부 변방의 한 도시로서
오늘날의 '텔엘-카디'인 것으로 보인다.
고고학의 발굴에 의하면 예레미야 당시 이곳은
정치, 군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요충지였던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에브라임 산은 이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으로
예루살렘의 전방 기지와 같은 곳이었다.
바로 이런 곳에서 적의 침략을 알리는 소리가 선포되고 있는 것이다(Nicholson).
[렘 4:16] 너희는 열방에 고하며 또 예루살렘에 알게 하기를 에워싸고 치는 자들이 먼 땅에서부터 와서 유다 성읍들을 향하여 소리를 지른다 하라
▶ 에워싸고 치는 자들 - 클라크(Clarke)는 본문에 해당하는 원어
'노체림'을 '지키는 자'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유다 성읍을 점령하고 파멸시킬
느부갓네살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한글 개역 성경과 같이 번역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Calvin).
[렘 4:17] 그들이 밭을 지키는 자 같이 예루살렘을 에워싸나니 이는 그가 나를 거역한 연고니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 밭을 지키는 자같이 - 시골 농부가 곡식단을 돌보기 위해
임시로 만들어 둔 오두막에서 들짐승이나 도적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지켜보던 것에서 온 예화인데,
아마 이런 알기 쉬운 예화는 그 당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을
보다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Nicholson, J.Bright).
[렘 4:18] 네 길과 행사가 이 일들을 부르게 하였나니 이는 너의 악함이라 그 고통이 네 마음에까지 미치느니라.
네 길과 행사가 이 일들을 부르게 하였나니 – 예레미야는
고통스러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이스라엘에 밀어닥친 심판의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는 너의 악함이라'는 말은
심판이 백성들의 악으로 말미암았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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