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의 슬픔
성 경: [렘 4:19-31] 슬프고 아프다 내 마음 속이 아프고 내 마음이 답답하여 잠잠할 수 없으니 이는 나의 심령 네가 나팔소리와 전쟁의 경보를 들음이로다
20) 패망에 패망이 연속하여 온 땅이 탈취를 당하니 나의 천막은 홀연히 파멸되며 나의 휘장은 잠시간에 열파되도다
21) 내가 저 기호를 보며 나팔소리 듣기를 어느 때까지 할꼬
22) 내 백성은 나를 알지 못하는 우준한 자요 지각이 없는 미련한 자식이라 악을 행하기에는 지각이 있으나 선을 행하기에는 무지하도다
23) 내가 땅을 본즉 혼돈하고 공허하며 하늘들을 우러른즉 거기 빛이 없으며
24) 내가 산들을 본즉 다 진동하며 작은 산들도 요동하며
25) 내가 본즉 사람이 없으며 공중의 새가 다 날아갔으며
26) 내가 본즉 좋은 땅이 황무지가 되었으며 그 모든 성읍이 여호와의 앞 그 맹렬한 진노 앞에 무너졌으니
27) 이는 여호와의 말씀에 이 온 땅이 황폐할 것이나 내가 진멸하지는 아니할 것이며
28) 이로 인하여 땅이 슬퍼할 것이며 위의 하늘이 흑암할 것이라 내가 이미 말하였으며 작정하였고 후회하지 아니하였은즉 또한 돌이키지 아니하리라 하셨음이로다
29) 기병과 활 쏘는 자의 훤화로 인하여 모든 성읍이 도망하여 수풀에 들어가고 바위에 기어오르며 각 성읍이 버림을 당하여 거기 거하는 사람이 없나니
30) 멸망을 당한 자여 네가 어떻게 하려느냐 네가 붉은 옷을 입고 금장식으로 단장하고 눈을 그려 꾸밀지라도 너의 화장한 것이 헛된 일이라 연인들이 너를 멸시하여 네 생명을 찾느니라
31) 내가 소리를 들은즉 여인의 해산하는 소리 같고 초산하는 자의 고통하는 소리 같으니 이는 딸 시온의 소리라 그가 헐떡이며 그 손을 펴고 이르기를 내게 화 있도다 살륙하는 자를 인하여 나의 심령이 피곤하도다 하는도다.
[렘 4:19] 슬프고 아프다 내 마음 속이 아프고 내 마음이 답답하여 잠잠할 수 없으니 이는 나의 심령 네가 나팔소리와 전쟁의 경보를 들음이로다
▶ 슬프고 아프다 내 마음속이 아프고 - 본절에서부터 21절까지는
갈대아인들에 의한 예루살렘의 파멸과 유다의 황폐를 내다보는
예레미야의 내적인 고통과 근심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아마 그는 앞에서 예언한
그 모든 환난의 내용을 환상을 통해 직접 목격했던 것 같다.
'슬프고'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메에'의 뜻은 '창자'인데,
아마 정신적인 충격이 대단히 심각하게 주어졌을 경우,
신체 내부 기관이 이를 감당할수 없어
어떤 방응을 나타냈던 데서 유래한 단어인 것 같다(Thompson).
[렘 4:20] 패망에 패망이 연속하여 온 땅이 탈취를 당하니 나의 천막은 홀연히 파멸되며 나의 휘장은 잠시간에 열파되도다
▶ 패망에 패망이 연속하여 - 재앙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 결과성들이 불타고 거민들이 내어 쫓기고 학살당할 것이다.
▶ 나의 천막 홀연히 파멸되며 나의 나의 휘장 - 이는 유목민 시대의
천막생활에 대한 잔재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튼튼한 요새들이 아무런 방어 수단도 되지 못한다는 것을 비유로 표현한 것이다.
[렘 4:21] 내가 저 기호를 보며 나팔소리 듣기를 어느 때까지 할꼬
▶ 저 기호를 보며 나팔 소리 듣기를 - 예레미야의 내면에서는
재앙으로 인한 전쟁의 함성과 나팔 소리를 듣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의 귀는 이미 이러한 소란스러운 고함소리에 지쳐 있었으며,
그의 눈에는 자기 동족의 비극적인 고통이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를 막을 수 없다는 깊은 절망감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렘 4:22] 내 백성은 나를 알지 못하는 우준한 자요 지각이 없는 미련한 자식이라 악을 행하기에는 지각이 있으나 선을 행하기에는 무지하도다
▶ 나를 알지 못하는 우둔한 자요 -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하나님의 계시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식은 단순한 지침이나 교훈에 대한 앎과는 다르다.
하나님이 백성들에 대해 '나를 알지 못한다'고 하실 때,
이 말속에는 그 백성들의 불신과 반역 및 계명에 대한
불순종(不順從)등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Mckkane).
[렘 4:23] 내가 땅을 본즉 혼돈하고 공허하며 하늘들을 우러른즉 거기 빛이 없으며
▶ 혼돈하고 공허하며 - 본절에서부터 28절까지는
임박한 파멸에 대한 심판의 참상이 환상을 통해 표현된다.
본문의 히브리어 '토후 와보후'는 창 1:2에서
땅이 창조되기 전의 무질서한 상태를 묘사할 때 쓰인 말이었다.
(창 1:2 땅은 형태가 없고 비어 있으며 어둠은 깊음의 표면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물들의 표면 위에서 움직이시니라)
이런 표현을 통해서 예레미야는 이스라엘에 임할 심판이
마치 땅이 창조되지 않은 것과 같은 혼돈을 초래할 것임을 설명하고 있다.
[렘 4:24] 내가 산들을 본즉 다 진동하며 작은 산들도 요동하며
▶ 진동하며 작은 산들도 요동하며 - 클라크(Clarke)는 본절의
'산들'과 '작은 산들'이 '왕과 방백들'을 상징하고 있으며,
이들이 하나님의 심판에 놀라서 달아날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물론 이 해석도 무난하겠지만 앞 구절과의 연결을 중시할 때,
산들이 진동할 정도로 유다에 밀어닥칠 바벨론 군대의 공세가
무시무시할 것을 나타낸다고 해석하는 것이 좋겠다.
'산들'과 '작은 산들'은 흔히 힘과 안정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힘과 안정의 상징이 모두 흔들리고 파괴되고 마는 것이다(J.Bright).
[렘 4:25] 내가 본즉 사람이 없으며 공중의 새가 다 날아갔으며
▶ 새가 다 날아갔으며 - 파멸과 황폐함의 철저성을 부각시키는 표현이다.
한편 하나님은 악인을 멸하실 때에
짐승과 새와 물고기도 함께 멸하신다고 말씀하셨다.
(습 1:3 내가 사람과 짐승을 소멸시키고 하늘의 날짐승과 바다의 물고기를 소멸시키며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과 사악한 자를 아울러 소멸시키고 그 땅에서 사람을 끊으리라. 주가 말하노라).
[렘 4:26] 내가 본즉 좋은 땅이 황무지가 되었으며 그 모든 성읍이 여호와의 앞 그 맹렬한 진노 앞에 무너졌으니
본절에서는 쓸쓸함과 파멸이
그 이전의 풍성한 결실과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황무지로 변해버린 '좋은 땅'의 원어는 '카르멜'인데,
이것은 어떤 특징 지역을 가리키기보다는
풍요로웠던 그 지역 전체를 대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Cheyne).
[렘 4:27] 이는 여호와의 말씀에 이 온 땅이 황폐할 것이나 내가 진멸하지는 아니할 것이며
▶ 진멸하지는 아니할 것이며 - 이 구절은 많은 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앞 구절들에서는 이 땅 전체가 황폐해질 것으로 지적했으며,
이어지는 28절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하나님의 심판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난점을 타개하기 위해 혹자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로'를 생략하거나,
이를 강조의 '라멕'으로 보기도 한다(Soggin).
그러나 우리는 이땅이 비록 황무지가 된다 하더라도
23-26절에 묘사된바와 같이 완전한 종말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여러 주석가들은 이들 심판 중에도
남은 자가 이 재앙에서 살아 남게 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K.Harrison).
[렘 4:28] 이로 인하여 땅이 슬퍼할 것이며 위의 하늘이 흑암할 것이라 내가 이미 말하였으며 작정하였고 후회하지 아니하였은즉 또한 돌이키지 아니하리라 하셨음이로다
▶ 땅이 슬퍼할 것이며... - 여기서는 땅과 하늘에 대한 의인법이 쓰이고 있는데,
구약의 다른 선지자들도 흔히 사용하는 표현 방법이다.
혹자는 '땅이란 그 땅위의 거민들을 가리킨다고 하나,
땅의 멸망 그 자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는 것이
보다 더 깊은 선지자의 내면에 접근할 수 있겠다.
즉 감각이 없는 땅조차도 슬퍼하는데, 정작 슬퍼해야 할 사람들은
이에 대해 무감각하다는 점을 대조시키고 있는 것이다(Calvin).
[렘 4:29] 기병과 활 쏘는 자의 훤화로 인하여 모든 성읍이 도망하여 수풀에 들어가고 바위에 기어오르며 각 성읍이 버림을 당하여 거기 거하는 사람이 없나니
본절에서부터 31절까지는 시온의 극심한 고통을 서술하고 있다.
사람들은 침략자들의 진군 소리에 놀라서 달아나며, 안전한 곳으로 숨는다.
또한 사람들은 동굴 속으로 기어들어가며, 절벽으로 기어 올라가기도 한다.
한편, 이사야도 하나님의 심판이 교만하고 자고한 자들에게
임할 것임을 예언하면서 이와 유사한 장면을 서술하고 있다.
(사 2:19-21 또 주께서 일어나사 무섭게 땅을 흔드실 때에 그분의 두려움과 그분의 위엄의 영광으로 인하여 그들이 바위틈과 땅굴 속으로 들어가리라.
20) 그 날에는 사람들이 자기를 위해 경배하려고 만든 자기의 은 우상들과 자기의 금 우상들을 두더지와 박쥐들에게 던질 것이요,
21) 또 주께서 일어나사 무섭게 땅을 흔드실 때에 그분의 두려움과 그분의 위엄의 영광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바위틈과 험악한 바위 꼭대기로 들어가리라).
[렘 4:30] 멸망을 당한 자여 네가 어떻게 하려느냐 네가 붉은 옷을 입고 금장식으로 단장하고 눈을 그려 꾸밀지라도 너의 화장한 것이 헛된 일이라 연인들이 너를 멸시하여 네 생명을 찾느니라
▶ 네가 붉은 옷을 입고 금장식으로 단장하고 눈을 그려 꾸밀지라도 - 고운 옷으로
차려 입고 온몸을 황금으로 장식하고 눈썹을 그리는 이 같은 행동은
창녀가 손님을 맞을 때 하는 행위를 암시하는데,
이는 우상 숭배자들이 갖추던 장식을 비유하기도 하며
(사 3:18-23 그 날에 주께서 그들의 발에서 딸그랑 소리를 내는 화려한 장식과 머리의 망사와 달같이 생긴 둥근 머리 장식과
19) 사슬과 팔찌와 얼굴 가리개와
20) 모자와 다리 장신구와 머리띠와 납작한 보석과 귀고리와
21) 반지와 코 장신구와
22) 여러 벌의 예복과 겉옷과 머리 수건과 곱슬곱슬하게 하는 핀과
23) 거울과 고운 아마포 옷과 두건과 베일들을 제거하시리라)
약소국이 대국의 침략을 당하여
제3국에게 원군을 요청하며 예물을 바치는 모습을 비유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후자의 의미,
곧 바벨론의 침입을 당한 유다가 애굽에 도움을 요청한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렘 4:31] 내가 소리를 들은즉 여인의 해산하는 소리 같고 초산하는 자의 고통하는 소리 같으니 이는 딸 시온의 소리라 그가 헐떡이며 그 손을 펴고 이르기를 내게 화 있도다 살륙하는 자를 인하여 나의 심령이 피곤하도다 하는도다.
▶ 여인의 해산하는 소리 같고 - 창녀의 행위를 예화로 들었던 선지자는
여기서 그 표상을 바꾸어 첫 아기를 해산하려고 울부짖는 여인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이 여인의 고통하는 소리를
딸 시온의 소리로 설명한다.
유다는 오랜 기간에 걸쳐서 자기의 진정한 남편을 거부하고
앗수르, 애굽, 바벨론 등과 같은 정부(情夫)들과 놀아났었다.
그리고 이제 음란한 유다의 악행은 그 절정에 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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