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셋에 대한 심판
성 경: [렘 47:1-7] 바로가 가사를 치기 전에 블레셋 사람에 대하여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임한 여호와의 말씀이라
2)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보라 물이 북방에서 일어나 창일하는 시내를 이루어 그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것과 그 성읍과 거기 거하는 자들을 엄몰시키리니 사람들이 부르짖으며 그 땅 모든 거민이 애곡할 것이라
3) 힘센 것의 굽치는 소리와 달리는 병거 바퀴의 울리는 소리에 아비의 손이 풀려서 그 자녀를 돌아보지 못하리니
4) 이는 블레셋 사람을 진멸하시며 두로와 시돈에 남아 있는 바 도와 줄 자를 다 끊어 버리시는 날이 이름이라 여호와께서 갑돌 섬에 남아 있는 블레셋 사람을 멸하시리라
5) 가사가 삭발되었고 아스글론과 그들에게 남아 있는 평지가 멸망되었나니 네가 네 몸 베기를 어느 때까지 하겠느냐
6) 여호와의 칼이여 네가 언제까지 쉬지 않겠느냐 네 집에 들어가서 가만히 쉴지어다
7) 여호와께서 이를 명하셨은즉 어떻게 쉬겠느냐 아스글론과 해변을 치려 하여 그가 명정하셨느니라.
[렘 47:1] 바로가 가사를 치기 전에 블레셋 사람에 대하여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임한 여호와의 말씀이라
▶ 바로가 가사를 치기 전에 - 본 구절은 뒤에 이어지는
2-7절의 신탁이 언제의 것이었느냐 하는 연대기적 내용을 암시한다.
70인역은 본절의 대부분을 빠뜨리고 그냥 '블레셋에 대하여'라고만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본절에 언급되어 있다시피,
바로가 가사를 공격한 때가 언제인지 하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건이 B.C. 609년의 바로느고의 원정과 연계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
그 원정에서 바로느고는 북쪽으로 진군하여 므깃도에서 유다 군대를 패배시키고
또 요시야를 전사시킨 후에
(왕하 23:29-30 요시야 당시에 이집트 왕 파라오느고가 아시리아 왕을 치려고 유프라테스 강으로 올라갔으므로 요시야 왕이 그를 치러 나갔는데 이집트 왕이 요시야를 본 뒤에 므깃도에서 그를 죽이므로
30) 그의 신하들이 죽은 그를 병거에 싣고 므깃도에서부터 예루살렘으로 옮겨와 그의 돌무덤에 묻으매 그 땅의 백성이 요시야의 아들 여호아하스를 데려다가 그에게 기름을 붓고 그의 아버지를 대신하여 왕으로 삼았더라)
앗수르를 응원하기 위해 하란으로 출병하였다.
이 사건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서술은 헤로도투스(Herodotus)의 기록에등장한다.
즉 헤로도투스는 느고가 B.C. 609년 요시야 군대를 패배시킨후
카디티스란성(이곳은 가사로 밝혀져 있다)을 정복했다고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비교되는 다른 견해가 제시되고 있는데,
그러한 것 중 몇 개를 참조 삼아 살펴보기로 하자.
(1) 애굽의 가사에 대한 공격이 바로느고와 느부갓네살 사이의 전쟁,
곧 B.C. 605년의 전투와 연계되어 있다는 견해.
(2) 블레셋에 대한 공격이
시드기야 제 4년(B.C. 593년)경에 이루어졌다고 하는 견해(Blayney).
(3) 이 예언이 요시야 통치 그 어느 때에 주어졌을 것이라는 견해(Dahler).
[렘 47:2]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보라 물이 북방에서 일어나 창일하는 시내를 이루어 그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것과 그 성읍과 거기 거하는 자들을 엄몰시키리니 사람들이 부르짖으며 그 땅 모든 거민이 애곡할 것이라
▶ 물이 북방에서 일어나 창일하는 시내를 이루어 - 본 구절은
바벨론 군대의 등장을 묘사하는 것이 분명한데,
이사야는 이와 유사한 표현을 앗수르 군대에 적용하였다.
(사 8:7-8 그러므로 이제, 보라, 주가 강하고 큰 강물 곧 아시리아 왕과 그의 모든 영광을 가져다가 그들 위에 임하게 하리라. 그가 자기의 모든 수로를 지나고 자기의 강 둑을 다 넘어서
8) 유다를 지나가며 범람하여 흐르고 목에까지 이르리니, 오 임마누엘이여, 그가 날개를 펴서 네 땅을 넓게 채우리라, 하시니라).
어쩌면 예레미야는 여기서 유프라테스 강의 범람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멜로'는
'가득함', '충만함'이란 뜻으로서 풍요로운 수확이나 부(富)를 가리킨다(Calvin).
[렘 47:3] 힘센 것의 굽치는 소리와 달리는 병거 바퀴의 울리는 소리에 아비의 손이 풀려서 그 자녀를 돌아보지 못하리니
▶ 아비의 손이 풀려서 그 자녀를 돌아보지 못하리니 - 문자적인 번역은
'아비들이 손에 힘이 빠져서 자식들을 위해 되돌아가지 못하리라'이다(Bright).
이는 어린 자식들이 뒤에 처져도
되돌아가서 데려올 경황도 힘도 없는 상황을 시사한다.
또한 본절에는 '굽 치는 소리'와 '병거 바퀴의 울리는 소리'가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말 발굽소리 그리고 바퀴가 돌아가는 소리를 말하며
원문은 아마도 이 같은 소리를 의성어로서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예컨데, '굽 치는 소리'의 '치는'에 해당하는 '솨아타'는
덜거덕 덜거덕하는 말발굽 소리를 나타낸다.
한편 이 구절의 어감은 대단히 생생하고 또 짧은 스타카토로 이어지고 있다.
적군의 진군이 대단히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다.
[렘 47:4] 이는 블레셋 사람을 진멸하시며 두로와 시돈에 남아 있는 바 도와 줄 자를 다 끊어 버리시는 날이 이름이라 여호와께서 갑돌 섬에 남아 있는 블레셋 사람을 멸하시리라
▶ 두로와 시돈에 남아 있는 바 도와 줄 자를 - 블레셋과 함께 페니키아의 도시들이
함께 연계되어 언급되고 있다.
이는 모든 조력자마저 끊겨버렸음을 나타내는데,
아마도 블레셋과 페니키아의 도시들 간에는 어떤 동맹이 맺어져 있었던 것 같다.
또한 느부갓네살이 블레셋을 점령한 것은
어쩌면 페니키아를 공격하기 위한 사전 조치였을 수도 있다.
B.C. 605년경에 블레셋과 페니키아 도시들 간에 그런 동맹이 있었는지
현재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충분히 가능했었을 것으로 보인다.
페니키아의 주요 두도시인 두로와 시돈은
B.C. 594년과 B.C. 587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바벨론에 저항했던 것이다.
느부갓네살은 예루살렘을 함락시킨 후 두로를 포위 공격하였다(Bright).
▶ 갑돌 섬 - 이 지명에 대해서는
(1) 지중해 해변을 따라 뻗어 있는 블레셋에 속한 지역,
(2) 갑바도기아,
(3) 크레테 등으로 보는 견해들 등 분분하지만,
크레테 혹은 그 주변의 섬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이곳은 블레셋의 원 고향에 해당하는 곳으로,
블레셋 사람들은 이곳에서 나와 팔레스틴 연안에 자리를 잡게된 것이다.
한편 역사적으로 보면, 블레셋의 멸망 이후
두로와 시돈도 최종적으로 항거하다가 마침내 바벨론에 의해 멸망 당했다.
[렘 47:5] 가사가 삭발되었고 아스글론과 그들에게 남아 있는 평지가 멸망되었나니 네가 네 몸 베기를 어느 때까지 하겠느냐
▶ 가사가 삭발되었고 - 가사에 거하는 주민들이
깊은 슬픔과 곤경에 처해 있음을 나타내는 표현으로서,
그들이 그러한 슬픔과 곤경 속에서 머리털을 깎았다는 뜻이다(Clarke).
또한 자기 몸에다 깊은 상처를 내는 것도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우상 숭배 행위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겠다(Bright).
(왕상 18:28 그들이 큰 소리로 부르고 자기들의 규례에 따라 몸에서 피가 철철 흐르기까지 칼과 창으로 자기 몸을 찢었더라)
▶ 아스글론과 그들에게 남아 있는 평지가 멸망되었나니 – 아스글론은
가사, 아스돗, 가드, 에그론 등과 더불어 블레셋 다섯 도시들 중의 하나이다.
'그들에게 남아 있는 평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쉐에리트 임캄'은 다양하게 번역되고 있는데,
니콜슨(Nicholson)은 '그들 힘의 빈약한 남은 자'라고 번역하고 있다.
영역본 KJV는 이를
'그들 골짜기의 남은 자'(the remnant of their valley)라고 번역하였다.
'평지'로 번역된 '임캄'은 '평지' 혹은 '계곡'이란 뜻도 있지만,
우가릿어의 '힘'을 뜻하는 말과 평행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우가릿어는 히브리어와 같은 어족에 속하는 언어로서
한때는 고대 수리아에서 사용되었다.
1928년에 우가릿어로 기록된 토판이 최초로 발견된 바 있는데,
오래지 않아 곧 해독되었다.
거기에는 히브리어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종교와 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Nicholson).
즉 이 두 블레셋 마을들이 남은 힘과 병력을 다 소진 하였다는 것이다.
한편 70인역의 '아나킴'이란 표현은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정착하기 전에 살았다고 하는 거인들을 가리킨다.
(민 13:22-23 또 남쪽으로 올라가서 헤브론에 이르렀는데 거기에 아낙 자손 아히만과 세새와 달매가 있더라. (이제 헤브론은 이집트의 소안보다 칠 년 먼저 세워졌더라.)
23) 또 그들이 에스골 시내에 이르러 거기서 포도 한 송이가 달린 가지를 잘라 두 사람이 막대기에 메고 또 석류와 무화과를 가져오니라;
신 1:28 우리가 어디로 올라가랴? 우리 형제들이 우리를 낙심하게 하며 말하기를, 그 백성은 우리보다 크고 키가 크며 그 도시들은 크고 성곽이 하늘에까지 닿았으며 또한 우리가 거기서 아낙 족속의 아들들을 보았노라, 하는도다).
[렘 47:6] 여호와의 칼이여 네가 언제까지 쉬지 않겠느냐 네 집에 들어가서 가만히 쉴지어다
▶ 여호와의 칼이여 - 이것은 여호와의 칼과
선지자 간의 대화를 나타내고 있는 장엄한 의인법적 표현이며
돈호법적 표현이기도 하다.
이보다 더 숭고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없을 것이다.
클라크(Clarke)는 이를 '오, 너 여호와의 칼이여'라고 번역하였다.
▶ 네가 언제까지 쉬지 않겠느냐 - 이는 선지자가 하나님의 분노를
완화시키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그만큼 블레셋의 재난이 끔찍할 것임과
하나님의 심판이 철저한 것이라는 의미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다(Clavin).
[렘 47:7] 여호와께서 이를 명하셨은즉 어떻게 쉬겠느냐 아스글론과 해변을 치려 하여 그가 명정하셨느니라.
▶ 여호와께서 이를 명하셨은즉 - 그러나 여호와의 칼의 심판을
억제시키려는 시도는 무위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실제로 이 예언은 B.C. 604년경에 성취되었는데,
그 해에 느부갓네살이 해안 평원에 나타나 아스글론을 포위 공격하고
그 성을 멸망시켰던 것이다.
현재의 사카라(멤피스)에서 고대 서신이 한 통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아스글론의 왕 아돈이 바로 왕에게 보내는 서신으로서
아람어로 기록되어 있었다.
이 편지는 바벨론 군대가 아펙으로 진격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아돈은 바로느고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또 바벨론에서 발견된 영수증과 같은 문서에는
아스글론에서 잡혀온 왕의 아들들과 어부들,
그리고 그외의 다른 사람들의 아들들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다.
같은 묶음 내의 다른 영수증들에는
유다의 야우킨(여호야긴)과 그의 아들들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다.
이런 점들로 보아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어간의 어느 시기에 아스글론에서 포로들이 붙잡혀 왔던 것이 분명하다.
아스글론에서 멀지 않은 아스돗 지역에서 유적 발굴 작업이 진행되었는데,
여기서도 B.C. 7세기말경의 파괴상을 보여주는 어떤 층이 발견되었다.
이것 역시 느부갓네살의 아스글론 원정지에
아스돗이 포함되어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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