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바울을 태워 총독 벨릭스에게로 무사히 보내기 위하여 짐승을 준비하라 명하며

거듭난 삶 2024. 2. 1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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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사랴로 이송된 바울

 

성 경: [23:23-35] 백부장 둘을 불러 이르되 밤 제 삼 시에 가이사랴까지 갈 보병 이백 명과 마병 칠십 명과 창군 이백 명을 준비하라 하고

24) 또 바울을 태워 총독 벨릭스에게로 무사히 보내기 위하여 짐승을 준비하라 명하며

25) 또 이 아래와 같이 편지하니 일렀으되

26) 글라우디오 루시아는 총독 벨릭스 각하에게 문안하노이다

27) 이 사람이 유대인들에게 잡혀 죽게 된 것을 내가 로마 사람인 줄 들어 알고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구원하여다가

28) 유대인들이 무슨 일로 그를 송사하는지 알고자 하여 저희 공회로 데리고 내려갔더니

29) 송사하는 것이 저희 율법 문제에 관한 것뿐이요 한 가지도 죽이거나 결박할 사건이 없음을 발견하였나이다

30) 그러나 이 사람을 해하려는 간계가 있다고 누가 내게 알게 하기로 곧 당신께로 보내며 또 송사하는 사람들도 당신 앞에서 그를 대하여 말하라 하였나이다 하였더라

31) 보병이 명을 받은 대로 밤에 바울을 데리고 안디바드리에 이르러

32) 이튿날 마병으로 바울을 호송하게 하고 영문으로 돌아가니라

33) 저희가 가이사랴에 들어가서 편지를 총독에게 드리고 바울을 그 앞에 세우니

34) 총독이 읽고 바울더러 어느 영지 사람이냐 물어 길리기아 사람인 줄 알고

35) 가로되 너를 송사하는 사람들이 오거든 네 말을 들으리라 하고 헤롯 궁에 그를 지키라 명하니라.

 

 

 

[23:23] 백부장 둘을 불러 이르되 밤 제 삼 시에 가이사랴까지 갈 보병 이백 명과 마병 칠십 명과 창군 이백 명을 준비하라 하고

 

밤 제 삼시에 - 현대적 시간개념으로 바꾸어 말하면 저녁 9시를 가리킨다.

 

천부장은 유대인들의 집요함과 폭력성을 익히 잘 알던 터라 조금이라도 지체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서 당장 그날 밤 음모자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바울을 빼돌리려 했다.

 

바울 한 사람을 호송하는 데 호위병력을 무려 사백 칠십명이나 동원하는 것은 천부장이 이 일을 얼마나 신중하게 생각했던가를 말해준다.

 

물론 천부장의 이러한 조치가 바울에 대한 애정이나 존경 때문이 아니라 한 사람의 로마 시민이 자기의 관할 구역에서 무고한 희생을 당하도록 방치했을 때 그 자신도 책임을 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만, 아무튼 바울로서는 예루살렘을 안전하게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23:24] 또 바울을 태워 총독 벨릭스에게로 무사히 보내기 위하여 짐승을 준비하라 명하며

 

총독 벨릭스 - 바울을 가이사랴에 보내려 한 것은,

 

(23백부장 둘을 불러 이르되 밤 제 삼 시에 가이사랴까지 갈 보병 이백 명과 마병 칠십 명과 창군 이백 명을 준비하라 하고)

 

총독이 주재하고 있는 그곳에서 바울을 정식으로 재판받을 수 있게 하려는 목적 때문이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총독 벨릭스는 본래 노예였으나 글라우디우스(Claudius) 황제의 모친 안토니아(Antonia)에 의해 자유인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를 안토니우스 벨릭스(Antonius Felix)라고 불렀다.

 

그의 형제 팔라스(Pallas) 역시 같은 노예였으나 그라우디우스 황제에 의해 자유인이 되었고 그의 총애를 받는 총신(寵臣)이 되기까지 하였다.

벨릭스는 그의 형제 팔라스의 도움으로 글라우디우스 황제에 의해 A.D. 52년에 유대의 총독으로 임명되어 A.D. 58년 까지 자리를 지켰다.

 

역사가 타키투스(Tacitus)에 의하면 벨릭스는 잔인하고 음탕하며 노예의 정신으로 왕의 권력을 행사하였다고 한다(Tacitus, History, V.P).

 

그의 음탕함은 결혼을 세 여자와 한 것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한 여인은 안토니아 클레오파트라의 손녀였고, 또 한 여인은 헤롯 아그립바 I세의 딸 드루실라(Drusilla)였으며, 나머지 한 명은 알려져 있지 않다.

 

짐승을 준비하라 - 예루살렘에서 가이사랴까지는 90km 정도 되는 거리였으므로 신속하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탈 것을 이용해야 했다.

 

여기서 '짐승'은 전쟁용 말이 아닌 일반 운송용 나귀나 말을 가리킨다.

 

 

 

[23:25] 또 이 아래와 같이 편지하니 일렀으되

 

이 아래와 같이 편지하니 - 이 표현은 대략적인 내용을 적는다는 뜻으로, 누가가 루시아의 편지를 입수하여 그 전체를 축자적으로 기록한 것이 아니라 바울을 통하여 대략의 중심 내용만을 기록하였음을 말해준다.

 

루시아가 이 편지를 벨릭스에게 쓰는 것은 로마법에 의한 절차를 보여준다. 로마법에 의하면 하급 관리가 상급자에게 어떤 사건에 대하여 보고할 때에는 서면(書面)에 기록된 진술서를 보내도록 되어 있었다.

 

 

 

[23:26] 글라우디오 루시아는 총독 벨릭스 각하에게 문안하노이다

 

글라우디오 루시아 - 천부장의 이름이 여기서 밝혀진다. 이름의 전반부는 로마식이고 후반부는 헬라식인데, 이는 루시아가 헬라인으로서 글라우디오 치하에서 로마 시민권을 취득하였음을 암시한다.

 

* 참조 (22:28 천부장이 대답하되 나는 돈을 많이 들여 이 시민권을 얻었노라 바울이 가로되 나는 나면서부터로라 하니).

 

각하 - '가장 숭고한', '지존하신'의 의미이나 이 말은 본래 로마의 원로원의원 다음 서열에 속하는 기사 계급을 가리키는 말이었고 자기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부르는 존칭으로도 사용되었다.

 

문안하노이다 - 벨릭스에게 보내는 루시아의 사건 진술서는 당시의 전형적인 편지 형식을 취하고 있다.

 

(1) 발신인의 이름을 먼저 밝히고,

(2) 다음에 수신인의 이름을 적고,

(3) 이어서 문안을 하는 말로 내용을 써나가는 형식이 그것인데,

 

성서 가운데 히브리서와 요한 일서를 제외한 대부분의 서신들이 이 형식을 따르고 있다.

 

 

 

[23:27] 이 사람이 유대인들에게 잡혀 죽게 된 것을 내가 로마 사람인 줄 들어 알고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구원하여다가 -

 

루시아는 자신의 입장이 난처해질 경우를 우려한 나머지 보고 내용을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만들었다.

 

왜냐하면 그가 바울이 로마 시민권을 지닌 것을 안 것은 이미 바울을 체포하고 채찍질을 명한 이후였지만 보고 내용에는 이 사실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21:33 이에 천부장이 가까이 가서 바울을 잡아 두 쇠사슬로 결박하라 명하고 누구며 무슨 일을 하였느냐 물으니;

 

22:24 천부장이 바울을 영문 안으로 데려가라 명하고 저희가 무슨 일로 그를 대하여 떠드나 알고자 하여 채찍질하며 신문하라 한대).

 

어쨌든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은 로마 당국이 바울의 로마 시민권을 처음부터 존중해 주었다는 것이다.

 

 

 

[23:28] 유대인들이 무슨 일로 그를 송사하는지 알고자 하여 저희 공회로 데리고 내려갔더니

 

알고자 하여 - 유대인들이 바울을 붙든 것은 단순히 사형을 가하기 위함이 아니라 공적(公的) 차원에서 제재를 가하기 위함이었다.

 

(21:27-32 그 이레가 거의 차매 아시아로부터 온 유대인들이 성전에서 바울을 보고 모든 무리를 충동하여 그를 붙들고

28) 외치되 이스라엘 사람들아 도우라 이 사람은 각처에서 우리 백성과 율법과 이곳을 훼방하여 모든 사람을 가르치는 그 자인데 또 헬라인을 데리고 성전에 들어가서 이 거룩한 곳을 더럽게 하였다 하니

29) 이는 저희가 전에 에베소 사람 드로비모가 바울과 함께 성내에 있음을 보고 바울이 저를 성전에 데리고 들어간 줄로 생각함일러라

30) 온 성이 소동하여 백성이 달려와 모여 바울을 잡아 성전 밖으로 끌고 나가니 문들이 곧 닫히더라

31) 저희가 그를 죽이려 할 때에 온 예루살렘의 요란하다는 소문이 군대의 천부장에게 들리매

32) 저가 급히 군사들과 백부장들을 거느리고 달려 내려가니 저희가 천부장과 군사들을 보고 바울 치기를 그치는지라).

 

따라서 그들은 로마 당국의 허가를 필요로 했다. 그리고 천부장 루시아가 바울을 결박한 것은 군중들의 소요 사태를 일단 진정시키기 위함이었다.

 

(21:32-33 저가 급히 군사들과 백부장들을 거느리고 달려 내려가니 저희가 천부장과 군사들을 보고 바울 치기를 그치는지라

33) 이에 천부장이 가까이 가서 바울을 잡아 두 쇠사슬로 결박하라 명하고 누구며 무슨 일을 하였느냐 물으니).

 

만일의 사태로 인해 자신에게 불이익이 초래될지 염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문은 그가 사실을 규명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최선을 다 했음을 은근히 강조하고 있다.

 

 

 

[23:29] 송사하는 것이 저희 율법 문제에 관한 것뿐이요 한 가지도 죽이거나 결박할 사건이 없음을 발견하였나이다

 

율법 문제에 관한 것뿐 - 이런 일은 이미 예전에 갈리오 총독 때에도 있었던 일로 총독 갈리오는 바울을 해치려는 유대인들의 소송이 로마 법정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닌 유대인들의 종교에 관한 것이라는 점을 들어 재판을 거부하였었다.

 

(18:15 만일 문제가 언어와 명칭과 너희 법에 관한 것이면 너희가 스스로 처리하라 나는 이러한 일에 재판장 되기를 원치 아니하노라 하고).

 

여기서도 천부장 루시아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판별하고 있다.

즉 유대인들이 바울을 고소한 것은 율법에 관한 문제일 뿐 형사 처벌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루시아가 바울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을 의미한다.

 

 

 

[23:30] 그러나 이 사람을 해하려는 간계가 있다고 누가 내게 알게 하기로 곧 당신께로 보내며 또 송사하는 사람들도 당신 앞에서 그를 대하여 말하라 하였나이다 하였더라

 

해하려는 간계 - 40여명의 단식 맹세자들의 음모를 가리킨다.

 

(12-13 날이 새매 유대인들이 당을 지어 맹세하되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아니하고 마시지도 아니하겠다 하고13) 이같이 동맹한 자가 사십여 명이더라,

 

20-21대답하되 유대인들이 공모하기를 저희들이 바울에 대하여 더 자세한 것을 묻기 위함이라 하고 내일 그를 데리고 공회로 내려오기를 당신께 청하자 하였으니

21) 당신은 저희 청함을 좇지 마옵소서 저희 중에서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기로 맹세한 자 사십여 명이 그를 죽이려고 숨어서 지금 다 준비하고 당신의 허락만 기다리나이다 하매).

 

송사하는 사람들도 당신 앞에서 그를 대하여 말하라 하였나이다 - 천부장이 이 사실을 유대인들에게 알려준 때는 바울을 호송하는 군인들이 안전한 지대로 빠져나간 후였을 것이다.

 

 

 

[23:31] 보병이 명을 받은 대로 밤에 바울을 데리고 안디바드리에 이르러 -

 

안디바드리(Antipatris)는 예루살렘과 가이사랴 사이에 있는 도시로 본래의 이름은 카바르 - 사바(Kaphar-Saba)였는데, 헤롯이 이곳에 도시를 건설한 후 그의 부친 안티바터(Antipater)의 이름을 따서 이처럼 명명했다.

 

이곳의 정확한 위치는 알려져 있지 않는데, 학자들은 예루살렘 북서쪽 유대 구릉의 끝에 있는 현재의 라스엘-아인(Rasel-Ain)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예루살렘에서 안디바드리까지가 56km 이상이라고 볼 때 밤 새 이 먼 거리를 로마의 보병들이 바울을 호위하여 걸었다면, 비록 밤의 기온이 선선하여 걷기에는 힘들지 않았다하더라도 상당한 강행군(强行軍)을 한 셈이다.

 

 

 

[23:32] 이튿날 마병으로 바울을 호송하게 하고 영문으로 돌아가니라 -

 

바울은 안디바드리까지 무사히 도착함으로써 유대인들의 추격전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었으므로 이제는 더 이상 중무장한 군대의 호위를 받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홀가분하게 빠른 속도로 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으므로 마병을 제외한 나머지 군대는 철수하게 했다.

 

 

 

[23:33] 저희가 가이사랴에 들어가서 편지를 총독에게 드리고 바울을 그 앞에 세우니 -

 

안디바드리에서 가이사랴까지의 39km를 기병들에 의해 바울은 무사히 호송되어 루시아가 보낸 편지와 함께

 

(26-30글라우디오 루시아는 총독 벨릭스 각하에게 문안하노이다

27) 이 사람이 유대인들에게 잡혀 죽게 된 것을 내가 로마 사람인 줄 들어 알고 군사를 거느리고 가서 구원하여다가

28) 유대인들이 무슨 일로 그를 송사하는지 알고자 하여 저희 공회로 데리고 내려갔더니

29) 송사하는 것이 저희 율법 문제에 관한 것뿐이요 한 가지도 죽이거나 결박할 사건이 없음을 발견하였나이다

30) 그러나 이 사람을 해하려는 간계가 있다고 누가 내게 알게 하기로 곧 당신께로 보내며 또 송사하는 사람들도 당신 앞에서 그를 대하여 말하라 하였나이다 하였더라)

 

벨릭스에게 직접 인도되었다.

 

'세우니'는 재판정 앞에 출두시킨다는 뜻으로 사용된 용어이다.

 

(14:10 네가 어찌하여 네 형제를 판단하느뇨 어찌하여 네 형제를 업신여기느뇨 우리가 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리라).

 

 

 

[23:34] 총독이 읽고 바울더러 어느 영지 사람이냐 물어 길리기아 사람인 줄 알고

 

어느 영지 사람이냐 - 벨릭스는 일종의 예비 심문(preliminary interrogation)을 행하고 있다.

 

'영지''지배한다', '통치한다'는 뜻의 '위에'(upon)를 뜻하는 전치사 '에피'가 붙은 말로 통치권이 미치는 곳이란 뜻이다.

 

'어느'에는 '어떤 종류의' 영지, 즉 황제의 영지인지, 원로원의 영지인지를 묻는 것으로 보는 견해와(Wendt, Robertson) 황제의 직할지인가 아니면 지방 총독의 속주인가를 묻는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는데(Haenchen, Bruce), 후자가 타당하다고 보여 진다.

 

왜냐하면 지금 그의 출신지를 묻는 이유는 바울의 출신지에 따라 재판 관할권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령 바울의 출신지가 지방 총독의 관할권이라면 그를 그 지역의 총독에게 보내 재판을 받게 할 수도 있었다.

 

 

 

[23:35] 가로되 너를 송사하는 사람들이 오거든 네 말을 들으리라 하고 헤롯 궁에 그를 지키라 명하니라.

 

너를 송사하는 사람들이 오거든 네 말을 들으리라 하고 헤롯 궁에 그를 지키라 - 바울이 길리기아 출신이라고 대답하자, 그곳은 로마의 직접 통치 지역이었으므로 벨릭스는 자기가 재판을 담당하기로 결정하고서 바울을 송사하는 자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게 한다.

 

'헤롯 궁'은 본래 헤롯 대왕(B.C. 37~A.D. 4)이 자신의 권세를 과시하기 위해 가이사랴에 크게 지은 궁전이었는데 후에는 로마 총독의 관저 및 본영으로 사용되었다.

 

총독의 관저로 사용될 때의 명칭은 '브라이도리온'이다.

 

(15:16 군병들이 예수를 끌고 브라이도리온이라는 뜰 안으로 들어가서 온 군대를 모으고).

 

대개의 고대 궁전이 그러하듯이 헤롯 궁도 요새의 역할을 하고 재판 장소로도 사용되었으며 지하에는 감옥이 마련되어 있었다.

 

바울을 이 지하의 감옥에 가두어 두었는지 아니면 따로 방을 하나 주어 그곳에 머무르게 하면서 감시하였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바울이 로마 시민이었고 재판도 받지 않은 상태이고 루시아의 편지 내용이 바울의 무죄를 암시하였으므로

 

(29 송사하는 것이 저희 율법 문제에 관한 것뿐이요 한 가지도 죽이거나 결박할 사건이 없음을 발견하였나이다)

 

벨릭스는 바울을 죄수 취급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마 바울은 가벼운 구금(拘禁) 상태에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