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우리가 풍랑으로 심히 애쓰다가 이튿날 사공들이 짐을 바다에 풀어 버리고

거듭난 삶 2024. 2. 29.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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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광풍을 만남

 

성 경: [27:9-20] 여러 날이 걸려 금식하는 절기가 이미 지났으므로 행선하기가 위태한지라 바울이 저희를 권하여

10) 말하되 여러분이여 내가 보니 이번 행선이 하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가 있으리라 하되

11) 백부장이 선장과 선주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더 믿더라

12) 그 항구가 과동하기에 불편하므로 거기서 떠나 아무쪼록 뵈닉스에 가서 과동하자 하는 자가 더 많으니 뵈닉스는 그레데 항구라 한 편은 동북을, 한 편은 동남을 향하였더라

13) 남풍이 순하게 불매 저희가 득의한 줄 알고 닻을 감아 그레데 해변을 가까이 하고 행선하더니

14) 얼마 못되어 섬 가운데로서 유라굴로라는 광풍이 대작하니

15) 배가 밀려 바람을 맞추어 갈 수 없어 가는 대로 두고 쫓겨가다가

16) 가우다라는 작은 섬 아래로 지나 간신히 거루를 잡아

17) 끌어 올리고 줄을 가지고 선체를 둘러 감고 스르디스에 걸릴까 두려워 연장을 내리고 그냥 쫓겨가더니

18) 우리가 풍랑으로 심히 애쓰다가 이튿날 사공들이 짐을 바다에 풀어 버리고

19) 사흘째 되는 날에 배의 기구를 저희 손으로 내어 버리니라

20) 여러 날 동안 해와 별이 보이지 아니하고 큰 풍랑이 그대로 있으매 구원의 여망이 다 없어졌더라.

 

 

[27:9] 여러 날이 걸려 금식하는 절기가 이미 지났으므로 행선하기가 위태한지라 바울이 저희를 권하여

 

금식하는 절기 - 이는 디스리(Tishri)(태양력으로 9-10월경) 10일에 지켜졌던 속죄일을 의미한다.

 

(29:7-11 칠월 십일에는 너희가 성회로 모일 것이요 마음을 괴롭게 하고 아무 노동도 하지 말 것이며

8) 너희는 수송아지 하나와 수양 하나와 일 년 된 수양 일곱을 다 흠 없는 것으로 여호와께 향기로운 번제를 드릴 것이며

9) 그 소제로는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서 쓰되 수송아지 하나에는 에바 십분지 삼이요 수양 하나에는 에바 십분지 이요

10) 어린 양 일곱에는 매 어린 양에 에바 십분지 일을 드릴 것이며

11) 또 수염소 하나를 속죄제로 드릴 것이니 이는 속죄제와 상번제와 그 소제와 그 전제 외에니라).

 

브루스(Bruce)에 의하면 로마 여행 당시인 A.D.59년의 속죄일은 태양력으로 105일경이었다고 한다.

 

 

 

[27:10] 말하되 여러분이여 내가 보니 이번 행선이 하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가 있으리라 하되

 

내가 보니 이번 행선이 하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가 있으리라 - 바울은 지금이 항해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계절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그는 여러 차례의 여행 경험이 있었고 또한 세 차례나 파선을 당하여 위험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고후 11:25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는데 일 주야를 깊음에서 지냈으며).

 

따라서 바울은 항해를 중단하고 겨울을 지낸 후에 다시 항해를 계속하는 것이 좋겠다는 권고를 할 수 있었다.

 

 

 

[27:11] 백부장이 선장과 선주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더 믿더라 -

 

바울과 선주 측(선장은 포함) 사이에는 견해의 차이가 있었는데, 그것은 겨울을 이곳 미항에서 나느냐 아니면 다른 곳에서 나느냐 하는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바울은 전자를 주장했고 - (10여러분이여 내가 보니 이번 행선이 하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가 있으리라),

 

선장과 선주는 후자를 주장했다 - (12그 항구가 과동하기에 불편하므로 거기서 떠나 아무쪼록 뵈닉스에 가서 과동하자 하는 자가 더 많으니 뵈닉스는 그레데 항구라 한 편은 동북을, 한 편은 동남을 향하였더라).

 

여기서 최종적인 결정권은 백부장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이는 그 백부장이 이 배에서 가장 높은 로마의 장교였고, 그 배는 로마 정부와의 계약 관계로 로마의 통제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백부장의 입장으로는 재판을 받기 위해 로마로 이송되고 있는 바울의 말보다는 항해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선장과 선주의 말을 더 믿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 장면에서, 하나님의 보호를 받고 있는

 

(21-22여러 사람이 오래 먹지 못하였으매 바울이 가운데 서서 말하되 여러분이여 내 말을 듣고 그레데에서 떠나지 아니하여 이 타격과 손상을 면하였더면 좋을 뻔하였느니라

22)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이제는 안심하라 너희 중 생명에는 아무 손상이 없겠고 오직 배뿐이리라)

 

바울의 권면을 듣지 않고 선장과 선주의 제안대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이 배의 운명에 대해 불길한 예감을 갖게 될 것이다.

 

(10여러분이여 내가 보니 이번 행선이 하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가 있으리라).

 

 

 

[27:12] 그 항구가 과동하기에 불편하므로 거기서 떠나 아무쪼록 뵈닉스에 가서 과동하자 하는 자가 더 많으니 뵈닉스는 그레데 항구라 한 편은 동북을, 한 편은 동남을 향하였더라

 

과동하기에 불편하므로 - '그 항구는 겨울을 날 만한 곳이 못되어'로 해석,

 

여기서 '과동'(過冬)'겨울을 통과하는 것' '겨울을 나는'것을 뜻한다.

 

미항이 겨울을 나기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로 숙소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만()이 적고 추워서 겨울철의 거센 폭풍을 견디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었다.(Bruce, Lenski).

 

뵈닉스에 가서 과동하자 - '뵈닉스' (Phoenix)는 감람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그레데 섬의 서남쪽 끝에 있으며 미항으로 부터는 약 65Km 정도 거리에 있는 항구이다.

 

오늘날에는 '루트로'(Lutro)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미항에 비해 겨울을 나기에는 적합하다고 하는데 이는 모든 방향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지형적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본절에 의하면 뵈닉스에 가서 겨울을 나자고 하는 의견과 미항에 머물면서 겨울을 나자는 의견으로 갈린 듯하며 뵈닉스를 지지하는 자가 더 많았음을 알 수 있다.

 

한편은 동북을, 한편은 동남을 - 문자적으로 '남서를 향하여'그리고 '북서를 향하여'라는 의미이다.(Bruce, Meyer).

 

따라서 개역성경의 '동북, 동남을 향하여'란 번역은 적절하지 않다.

이는 뵈닉스 항구의 양쪽 입구가 각각 북서쪽과 남서쪽에 있고 서쪽 면에는 큰 만이 있어서 마치 이 항구가 서쪽을 향해 활짝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묘사한 것이다.

 

 

 

[27:13] 남풍이 순하게 불매 저희가 득의한 줄 알고 닻을 감아 그레데 해변을 가까이 하고 행선하더니

 

남풍이 순하게 불매 - 때마침 불어준 남풍은 뵈닉스로 옮기기로 한 결정이 현명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안심하여 닻을 감아 올리고 그레데 해변에 바짝 붙어 서쪽으로의 항해를 계속했다.

 

 

 

[27:14] 얼마 못되어 섬 가운데로서 유라굴로라는 광풍이 대작하니

 

유라굴로라는 광풍 - 순풍에 의지하여 순항을 하던 배가 마다라곶을 돌아서 멧세라만에 들어서자 갑작스런 태풍에 휘말리게 되었다.

 

여기서 '광풍''태풍'을 가리킨다.

 

'유라굴로''동풍'을 뜻하는 헬라어 '유로스''북풍'을 가리키는 라틴어 '아낄로'(aquilo)의 합성어로 '동북풍 '을 가리킨다.

 

이 바람은 지형의 영향으로 생기는 바람인데 남풍이 그레데섬의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2,100Km 높이의 이다(Ida)산맥으로부터 생기는 두 반대 기류의 충돌로 생긴 태풍에 휩싸이면서 강력한 북동풍이 되는 것이다.

 

일단 이 바람을 만나면 배는 방향을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속수무책으로 아프리카 방면으로 밀리다가 모래톱이나 암초에 부딪히면 파선하게 되는 것이다.

 

 

 

[27:15] 배가 밀려 바람을 맞추어 갈 수 없어 가는 대로 두고 쫓겨가다가

 

배가 밀려 - 유라굴로에 걸려든 배는 바람이 불어가는 대로 밀려갈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선장 이하 선원들이 배를 조종하려는 모든 노력을 포기한 채 바람과 파도에 모든 것을 내맡겼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로서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배는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엉뚱한 곳으로 밀려가고 있는 것이다.

 

 

 

[27:16] 가우다라는 작은 섬 아래로 지나 간신히 거루를 잡아

 

가우다라는 작은 섬 - 본문의 표현대로 작은 섬이며, 뵈닉스에서 남서쪽으로 35Km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다. 그러니까 배는 상당한 거리를 떠밀려 온 것이다.

 

그러나 이 배가 가우다섬 아래로 밀려온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왜냐하면 이 섬이 조금은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선원들은 배 고물에 매달려 위태했던 거룻배를 갑판 위로 끌어 올릴 수도 있었던 것이다.

 

대체로 거룻배는 배 고물에 매달아 끌고 다니지만 거친 폭풍을 만나면 배에 부딛쳐 파선될 위험이 있으므로 갑판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 상례였다.

 

이 거룻배는 큰 배가 암초에 걸려 파선하게 될 경우 타 항구 시설이 없는 곳에 비상 상륙을 해야 될 경우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27:17] 끌어 올리고 줄을 가지고 선체를 둘러 감고 스르디스에 걸릴까 두려워 연장을 내리고 그냥 쫓겨가더니

 

끌어 올리고 줄을 가지고 선체를 둘러 감고 - 거룻배 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고 폭풍은 여전히 몰아쳤으므로 그것을 끌어 올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줄을 가지고 선체(船體)를 둘러 감은 것은 배를 조금이라도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함이다. 당시에는 배가 그다지 견고하지 못했으므로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이런 식으로라도 배의 견고성을 강화시켜야 했던 것이다.

 

스르디스 - 이는 바다에 있는 모래톱, 모래 수렁, 또는 유사(流砂)를 가리킨다.

 

그레데 서남방으로는 이 스르디스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큰 것으로(Syrtis Major) 구레네 서쪽의 아프리카 해안에 있고, 다른 하나는 작은 것으로(Syrtis Minor) 카르다스(Carthase) 부근에 있다.

 

본문의 스르디스는 큰것(Syrtis Major)을 가리킨다고 본다. (Bruce, Lenski).

 

연장을 내리고 - 스르디스에 걸리면 배는 헤어 나올 수 없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리하여 선장은 아직 스르디스와는 먼 거리에 있지만 미리 연장을 내려 대비시키고 있다.

 

이처럼 미리 대비해야 하는 이유는 태풍이 불어오면 며칠이고 계속 불어대므로 언제 그곳까지 밀려갈지 알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20 여러 날 동안 해와 별이 보이지 아니하고 큰 풍랑이 그대로 있으매 구원의 여망이 다 없어졌더라)

 

여기서 '연장'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분명치 않으나 배에서 사용되는 것들, 그러니까 돛, 돛대, , 밧줄,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본다. (Zahn, Robertson,Bruce).

 

결국 배의 선원들은 배가 서남쪽으로 떠밀려 가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하여 돛을 내리고 닻을 내리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27:18] 우리가 풍랑으로 심히 애쓰다가 이튿날 사공들이 짐을 바다에 풀어 버리고

 

짐을 바다에 풀어 버리고 - 본문은 폭풍이 조금도 약화 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욱 심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음날 배를 가볍게 하기 위해 짐을 바다에 버릴 수밖에 없었다.

 

항해하던 배가 폭풍을 만나 배를 가볍게 하기 위해서 짐을 버리는 장면은 욘 1:5에서도 볼 수 있다.

 

(1:5 사공이 두려워하여 각각 자기의 신을 부르고 또 배를 가볍게 하려고 그 가운데 물건을 바다에 던지니라 그러나 요나는 배 밑층에 내려가서 누워 깊이 잠이 든지라)

 

 

 

[27:19] 사흘째 되는 날에 배의 기구를 저희 손으로 내어 버리니라

 

배의 기구를 저희 손으로 내어 버리니라 - 많은 짐을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나아 지지 않았다. 다음날은 배의 기구를 버려야 했다.

 

여기서 '기구', 배의 커다란 돛과 무거운 돛대 등을 가리킨다고 보는 견해와, (Breusing, Preuschen, Jacquier)

 

침구, 테이블, 의자 등과 같은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Lenski, Meyer, Vincent).

 

그런데 지금의 상황이 배의 무게를 많이 줄여야하는 시점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해야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전자를 버리는 것이 후자를 버리는 것보다 배를 가볍게 하는 데는 효과적이므로 전자의 견해가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본절의 '저희 손으로'라는 표현은 뱃사람에게 생명처럼 소중한 기구들을 버려야 만하는 비참한 상황을 강조적으로 묘사하는 효과를 가지는데,

 

그것은 바울의 권고를 무시하고 항해를 강행한 불신의 결과였다.

 

(10여러분이여 내가 보니 이번 행선이 하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가 있으리라 하되).

 

 

 

[27:20] 여러 날 동안 해와 별이 보이지 아니하고 큰 풍랑이 그대로 있으매 구원의 여망이 다 없어졌더라.

 

해와 별이 보이지 아니하고 - 바다의 풍랑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하늘에 끼인 짙은 구름은 낮의 해와 밤의 별빛을 완전히 차단하였으므로 배는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절망적인 표류를 하고 있었다.

 

항로를 이탈한 배에게 있어서 방향을 제시해 주는 해와 별마저 보이지 않는 것은 언제 어디서 암초를 만나거나 모래톱에 걸려 파선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죽음에 자신을 그대로 내맡기는 무방비 상태와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들은 살아 돌아갈 희망을 상실하게 되었다.

 

선장과 선주이하 선원들은 전문가로서 자기들이 할 수 있는 모든것을 다했으나 어떻게 할 수 없는 악천후 속에서는 절망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