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원으로

거듭난 삶 2009. 12. 1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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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지나 페루서 과학교육 봉사

  • 연합뉴스

 

 

입력 : 2009.12.10

한국국제협력단(KOICA) 2009년 8기 해외봉사단 '시니어 단원'인 노성안(61) 씨는 8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해외봉사단 훈련센터에서 열린 해외봉사단 발단식을 끝으로 4주간의 힘든 교육 일정을 마치고 페루 군사학교에서 과학교사로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내년 초 떠난다.

교사 출신 노성안 씨..도미니카에 이어 두번째 도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원으로 중미 도미니카공화국에서 3년간 물리를 가르치고 지난 8월 귀국했다 다시 지원해 새 해 초 페루로 떠납니다.”

한국국제협력단 2009년 8기 해외봉사단 ’시니어 단원’ 노성안(61) 씨. 그는 8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해외봉사단 훈련센터에서 열린 2009년 8기 해외봉사단 발단식을 끝으로 4주간의 힘든 교육 일정을 마쳤다.

베트남과 스리랑카, 파라과이, 세네갈, 에콰도르, 우즈베키스탄 등 12개국에 파견될 이번 기수 109명은 신종플루 때문에 마지막 주말에만 외출이 허락됐고 노 단원은 집이 대구라 그 기회도 마다해 꼬박 한 달을 훈련센터에서 지냈다.

환갑을 넘긴 그는 2006년부터 3년 간 도미니카공화국의 코투이와 앙헬리나, 라쿠에바, 피에드라블랑카와 마이몬 등 5곳의 고등학교에서 과학교사로 봉사활동을 했다. 임기 2년을 채우고 1년을 연장했다.

1974년 4년간, 그리고 2001년부터 2005년까지 4년여 동안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근무한 경험이 그의 후반기 인생 설계에 좋은 밑거름이 됐다.

’시니어 단원’은 50세부터 62세까지,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가로 일반 단원에 비해 더 많은 활동비를 받는다. 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려는 20-30대 젊은 봉사단원들과는 조금 다른 목적과 이유에서 해외봉사에 나선다.

봉사 경험이 전혀 없었던 그는 교직을 그만두고 쉬면서 사업을 구상하던 중 한국국제협력단의 해외봉사단원 모집 광고를 보고 “나이 60이 다 됐지만 해외봉사 경험을 꼭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의 학교생활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그는 “과학 교육 외에도 가끔 한국말도 가르쳤다”며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그를 보면 ’아녕하십니카’ 또는 ’아뇽’이라고 인사를 건넨다고 대답했다.

3년 간 중미 국가에서 일하다 귀국한 지 얼마 안 돼 또 인근 국가로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이유를 묻자 “페루가 좋아서 지원했다”며 페루 군사학교에서 과학교사로 근무하면서 ROTC로 군복무를 마친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한국전쟁 2년 전인 1948년에 태어나 어린 시절에 극심한 가난을 경험했던 기억을 반추하며 “우리보다 못한 나라에 가서 한국의 발전 경험을 알려주고 싶다”고도 했다.

사업가인 아내 덕을 많이 봤다는 그는 또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 좋은 사업 아이템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를 풀어놓는다.

도미니카공화국 논에는 좋은 맥주 안주인 고둥(골벵이)이 우글우글하는데 현지 사람들은 이를 먹지 않고 방치한다거나 한국에는 흔한 리어카가 이 나라 농장에는 없어 사람들이 힘겹게 외발 수레를 끈다는 것이다.

이런 정보로 무슨 사업을 하겠다기보다는 그 나라 사람도 좋고 우리도 이익을 볼 수 있는, 경제적으로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을 벌여 서로 잘 살 수 있는 일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3년 간 지내며 매일 일기를 썼다면서 앞으로 페루에서도 “인생 후반의 좋은 경험을 기록으로 남겨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의 3년 생활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풍광은 빼어나지만 어딜 한 번 여행하려해도 교통 사정이 나쁘고 김치를 담가보려 했지만 재료가 없어 3년 내내 제대로 된 김치를 먹지 못했다. 또 해충이 많아 모기는 하루 평균 3-4번 물렸고 한 번은 자다가 지네에게 귀를 물려 혼이 나기도 했다.

또 시니어 단원들이 제일 어려워 하는 언어습득도 쉽지 않아 3년간 스페인어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도 “아직도 썩 훌륭한 편이 아니다”고 쑥스러워했다.

그래도 그는 우리 젊은이들이 계속 세계 각지로 나간다면 국가를 위해서나 그 개인을 위해서도 매우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한국국제협력단 해외봉사를 적극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어릴 적 ‘코쟁이’들을 놀렸듯이 그곳 아이들은 우리를 중국 사람으로 알고 ’치노’(중국놈) 하며 놀립니다. 한 번은 어느 호텔 주차장에 세워진 차를 살펴봤는데 50대 중 40대가 일제, 5대가 한국산이었습니다. 아직 한국의 위상이 크지 않다는 말이지요”라며 인터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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